2021,April 15,Thursday

베트남이 두렵다

미국에 223만명의 동포가 살고 있고, 일본에는 86만명의 교민이 살고 있다. 캐나다에는 22만명의 한인이 살고 있고 러시아에만 16만명이 살고 있다. 이들 국가는 나름 선진국 반열에 올라 방귀를 ‘뽕뽕” 끼고 있으며 이민의 역사가 깊고 넓기에 벌써 교포 2세, 3세 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교민의 역사가 20년도 되지 않고 아직도 10만의 교민밖에는 살고 있지 않으면서, 이민이 전혀 허락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을 별로 반가워 하지도 않을 것 같은 베트남에 살고 있다.

매번 거주 비자 때문에 고민을 해야 하고 몇 개월 마다 한 번씩 ‘땀주’라는 이상한 거주증을 발급 받아야 하며 때로는 영문도 모르는 돈을 누군지도 모르는 이에게 지불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불합리 할 것 같은 국가이면서 선진국은 고사하고 OECD 회원국도 아닌 우리가 살고 있는 국가가 요즘 나름 방귀를 ‘뽕뽕’ 끼고 있는 듯하여 두렵다.

거리의 오토바이는 빠르게 차로 바뀌어 가고 그 차들로 인하여 도로는 때와 장소 시간과 상관없이 주차장이 되어 간다. 10년전에 정착한 교민들은 당시에 오토바이 대신 자전거만 보고 입국 했지만 ‘삐걱 삐걱’ 거리는 자전거의 페달 소리가 불과 몇 년 만에 오토바이의 엔진 소리로 일제히 바뀌었다고 했다. 도로에 달라 붙어 매연을 내뿜으며 도대체 무슨 일로, 도대체 어디로 가는지 도저히 알 수 없을 만큼 이쪽, 저쪽으로 몰려 다니는 오토바이들이 모두 승용차로 바뀌는 것도 시간적인 문제일 뿐인 듯 하다.

다만 도로 인프라가 차량의 증가만큼 따라 갈지가 의문스러울 뿐이다. 실제로 올래 상반기 판매된 자동차 대수는 약 10만 5천대로 작년 대비 53%나 성장을 했다고 한다. 도로 증가율이 지난해 대비 50%이상 증가하였는지를 생각 해보면 최근의 도로 정체 현상이 왜 일어나는지 알 수 있을 듯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시내와 외곽 상관없이 골목마다 주차 전쟁이 시작 될 것이며 약속장소에 제때 도착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최소 30분이상은 먼저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 두렵다.

불과 2년 전까지만해도 대형 쇼핑몰 커피숍의 의자에는 90%가 외국인이 앉아 있거나 빈 의자만 테이블 앞에 그냥 놓여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대형 쇼핑몰 커피숍에는 대부분 현지인 젊은 남녀이거나 노트북을 펼쳐놓고 공부를 하는 현지인 대학생, 인터넷 서핑을 즐기는 현지인 손님들로 자리가 없다.

롯데 마트, 이온몰, 시티보이, 크리센터의 지하 또는 지상의 대형마트에는 가족단위의 쇼핑객들 때문에 카트를 정상적으로 밀고 다닐 수가 없다. 주말이면 수 십대나 되는 계산대 앞에는 시간과 상관없이 모두 길게 줄을 서 있으며 쇼핑몰의 푸드 코너에는 앉을 자리가 없어 한참을 기다리는 모습이 이젠 낮 설지 않다. 불과 2년전 까지만 하드라도 상상도 하지 못하는 풍경이다. 실제로 베트남 경제투자부는 전 세계가 중국 쇼크에 빠져 있고 우리 조국이 지속적으로 성장 전망치를 내려 2.7%까지 하향조정 한다고 발표하는 시기에 올해 경제 성장 전망치를 6.4%로 상향조정 발표 했다.

지난해 6%를 넘어섰고 년 초의 6.2% 전망치를 상향 조정 한 것이다. 특히 소매 서비스 매출은 10%이상 급성장 하는 통계치를 보면, 각종 대형마트의 계산대에서 요즘 왜 그렇게 길게 줄을 서야 하는지 이해가 된다. 이젠 왠 만한 장소, 왠 만한 맛 집에서는 당연히 줄을 서야 하는 것이 아닌지, 줄을 서고도 손님 대접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그냥 두렵다.

어떤 지인이 ‘중국인이 참치 맛을 알기 시작하면 일본인은 참치 구경도 못할 것이다’란 말을 인용하여 ‘베트남인이 골프의 재미를 알게 되면 교민들은 부킹을 꿈도 꾸지 못 할 것이다’ 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 웃자고 한 말들이 씨가 되어 현실이 되고 있다. 공항 골프장이 갑자기 오픈 하여 부킹이 조금은 여유롭지만, 최근에는 골프장의 앞뒤 홀에서 교민을 만나는 것보다 현지인을 만나는 경우가 더 많다. 베트남의 상류층이 10%라고 가정 할 때 이들 모두가 골프의 재미를 알게 된다면 골프장은 ‘사이공스케어’ 보다 더욱 붐빌 것이고 시장경제가 적용되는 골프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천정부지로 올라갈 것이다. 각종 할인혜택을 받아가며 겨우겨우 골프를 즐기고 있는 교민들의 골프장 부킹이 무서워 질 날이 멀지 않은 듯 하여 두렵다.

베트남은 여성 1인당 출산율이 2.1명으로 저 출산국가의 문턱에 있다. 하지만 거리에는 아직도 노동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젊은 인구가 넘쳐난다. ‘벤세민둥’과 ‘빈호아’ 입구에는 시골에서 보따리와 싸구려 여행용 가방에 값도 나가지 않을듯한 옷가지를 챙겨 넣은 젊은 청춘들이 노동력을 제공하기 위해 오늘도 쉼 없이 꾸역꾸역 내리고 있다.

호찌민은 고무 풍선이 팽창하듯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그들을 도시 속으로 데리고 사라진다. 베트남은 15세~64세까지의 생산 가능인구가 70.8%에 달하고 생산과 소비를 주도하는 15세~24세 인구의 비중이 20.1로 인도의 19%, 중국의 17%보다 웃돈다. 한마디로 젊디 젊은 청춘이 어디에도 넘쳐 나고 당분간은 앞으로도 계속 젊어진다는 말이다. 자꾸 늙어만 가는 나로서는 젊어만 가는 그들이 두렵다.

단순하게 베트남의 용트림이 두려운 것은 아니다.

단순히 그들의 거침없는 발전에 전율을 느끼는 것도 아니다.

내가 진정 두려운 것은 그들의 발전을 내가 따라가지 못 할 때 일 것이고 그들의 성장에 내가 동참하지 못하는 경우가 두려운 것이다. 그들의 국민차가 ‘깜리’로 바뀌어 갈 때도 나도 ‘깜리’ 정도는 같이 타주어야 덜 쪽팔릴텐데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의 거침없는 ‘하이킥’ 때문에 이제는 우리 교민들이 가지고 있는 그들에 대한 일말의 우월감 같은 것들은 접을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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