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April 21,Wednesday

로터스의 사회

새해의 문을 여는 1월, January 는 라틴어 Janua에서 비롯된 것인데 영어로 Door를 의미합니다.
즉 1월은 새로운 해의 문을 여는 달이라는 뜻입니다. 그러고 보면 어떤 이름이나 함부로 생겨나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또한 여기서 비롯된 로마신의 이름이 Janus(야누스)입니다.
문을 지키는 로마의 유일한 신입니다. 두 개의 얼굴을 지닌 신이죠. 들어오는 사람을 맞이하는 얼굴과 떠나는 사람을 보내는 얼굴, 그래서 야누스는 미래와 과거를 관장하는 신으로 추앙됩니다. 또 다른 의미로 서로 다른 두 개의 얼굴을 가진 이를 비유하여 쓰는 말이기도 합니다.
1월은 그 어원대로 두 개의 얼굴을 갖고 있습니다.
새해의 출발을 하는 1월을 잘 보내면 일 년이 순탄해 질 것이고, 출발이 잘못되면 일 년이 꼬인다는 의미도 지니고 있는 듯합니다. 모든 일은 시작이 반인데, 1월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일년 농사는 영향을 받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적어도 새로 시작되는 1월만큼은 자신의 삶을 위한 숙고의 시간이 필요한 듯합니다.

야누스
우리에게 알려진 어감은 별로 좋은 느낌이 아닙니다. 이중성을 가진 표리부동의 느낌이 아닌가요? 그렇게 야누스는 두 개의 얼굴을 지니고 있지만, 그래도 다행이다 싶은 것은, 그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것은 판단이 안되고 불안을 야기합니다.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다른 말로 모른다는 것입니다.
알지 못하는 사람이 접근을 하거나 모르는 지역에 가면 불안을 느끼는 이유가 바로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세상을 알기 위해 공부를 하고 또 사람을 알기 위해 대화를 나눕니다.
무지를 깨면 눈이 밝아집니다. 눈이 밝아져 보이기 시작하면 불안도 두려움도 사라져 버리죠.
그러면 이 기회를 통해 베트남의 대표적 상징물이자 나라 꽃인 로터스를 살펴보며 베트남과 베트남에 형성된 우리 교민사회의 특성에 대하여 잠시 돌아보며 무지의 굴레에서 조금 벗어나 볼까요.

베트남의 국화가 로터스라는 것은 모든 교민들이 익히 다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진흙 못에서 자라며 넓은 잎만 물위에 띄우고 뿌리를 진흙 속에 박고 자라는 아름다운 꽃입니다.
종교적으로는 불교와 연결되어 조각된 불상들이 앉아있는 꽃이 바로 연꽃, 로터스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귀한 대접을 받는 연꽃, 로터스는 진흙 속에서 자랍니다. 속이 안 보이는 진흙탕 물에 뿌리를 박고 물위로 넓은 잎만 보여 줍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잎에는 절대로 흙탕물을 안 묻힙니다.
잎의 광합성 작용을 막는 흙탕 물이 잎 위에 올라 앉는 것을 막기 위하여 잎에 작은 돌기를 만들어 물을 밀어내기 때문에 진흙 속의 뿌리와는 달리 잎은 언제나 깨끗합니다. 이 자연이 창조한 비밀은 인간에 의해 방수 섬유를 만들거나 다른 특별한 생활의 이기를 만드는데 응용되기도 합니다.
그 뿌연 흙탕물 속에서도 아름답고 화려한 꽃을 피우는 연꽃을 보면, 오랜 외국의 침략을 당당하게 이겨내어 이제 화려한 비상을 하는 베트남의 국화로 어울리는 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로터스는 잎만 보입니다. 물밑에 어떤 뿌리를 갖고 있는지 알 도리가 없습니다. 다 죽어가는 썩은 뿌리를 갖고 있는지, 아주 훌륭한 연근을 이미 만들고 있는지, 겉에서 보기에는 도무지 알지 못합니다.
저는 가끔 이 연꽃이야 말로 우리 교민사회에 던지는 교훈이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온 세상 산지사방에서 각자의 삶을 살다가 이곳에서 만나는 수많은 한국의 교민들에게 뭔가 암시를 던져줍니다. 비록 로터스가 살고 있는 이곳은 진흙에 의해 뿌연 물로 뿌리가 보이지 않는 사회지만 그저 보이는 대로 뿌연 물이라고 함부로 흙탕물을 일으키고 다녀도 되는 곳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많은 베트남인들이 한국을 부러워하고 또 한국 제품과 한국 음악 그리고 한국 드라마를 사랑합니다. 그러나 그들에게 한국사람에 대한 질문을 하면 고개를 가로 젖는 사람이 많습니다.
누가 이렇게 만들어가고 있습니까?
이런 이중적인 반응의 원인은 바로 이곳에서 사는 우리 교민들에게서 찾을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이곳에서 살아가는 모습이 바로 그들이 갖는 한국인의 이미지입니다. 만약 그들이 그런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이곳에서 살아가는 모습이 그리 자랑스럽지 않다는 경종이기도 합니다.

한 가지, 새해 들어 우리 교민들에게 말씀 올리는 것을 허락하신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삶의 터전을 좀더 애정을 갖고 돌아봐 주실 것을 청하고 싶습니다.

최근 미국의 대통령 후보들의 경합에서 트럼프라는 공화당 예비 후보가 거침없는 막말로 소외된 소시민의 심성을 자극하며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정작 그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믿는 미국인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합니다.
어느 일간지의 기사에 따르면, 미국에는 폴리티 팩트라는 정치인들의 발언에 대한 사실 검증 사이트라는 것이 있는데, 그 사이트에서 뽑은 올해의 거짓말 대왕은 바로 트럼프였다고 합니다.
이런 거짓말과 정제되지 않는 막말을 뱉어내는 트럼프가 공화당 대통령 후보군 가운데 지지율이 가장 높다는 것은 그야 말로 코미디라며, 일부 미국인들이 그의 말에 열광을 하지만 그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믿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그 이유로 미국사회의 저변에 깔려있는 집단 지성을 내세웁니다. 대다수의 시민들이 말은 하지 않고 있지만 이성적인 판단으로 미국 사회를 이끌어 간다는 것입니다. 이 집단 지성이 미국을 정치 선진국으로 만들어 주고 있다고 말합니다.
집단적 지성의 판단이 정치 사회 모든 분야에서 도덕적 기준으로 작동을 하기 때문에 어떤 인간이 나와서 속 풀어주는 발언을 몇번 했다고 그 기분으로 대통령으로 뽑아주는 경우는 없다는 것입니다.
집단지성, 바로 이것이 미국을 떠 받들고 있는 힘이고 민주 세계를 이끌어가는 힘입니다.

우리 교민사회도 이제는 15만이 넘는 대 단위 사회가 되었습니다. 이제 이곳 베트남은 단순히 잠시 거주하다 잊혀지는 사회가 아니라 어쩌면 우리의 삶에 지워지지 않은 흔적을 남길 제 2의 고향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수많은 엘리트들이 한국의 명예를 걸고 다시 한번 한민족의 부흥을 약속하며 이국의 땅에서 정직한 땀을 흘려가며 일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이 교민사회를 만들어 가며 우리의 사는 모습을 베트남인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줄 때가 되었습니다. 참되고 정직한 사람들이 안심하고 지낼 수 있는 우리의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이를 위하여 우리 스스로 자신들의 행동을 돌아보고 서로 잘못을 지적하고, 뿌리를 감춘 거짓을 꾸짖을 수 있는 용기 있는 집단 지성이 우리에게도 필요합니다.
그것은 나만을 위해서가 아니고, 우리 가족과 우리 조국의 명예를 지키기 위함이기 때문입니다.

2016년 새해, 교민 여러분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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