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June 27,Tuesday

드보르작, 교향곡 9번 E단조

‘신세계로부터’

■ Antonín Leopold Dvořák
드보르작의 원래 이름은 Antonín Leopold Dvořák입니다. 어릴 때 이 이름을 어찌 발음 할지 몰라 궁금해 했던 기억이 나고는 하는데요. ra라고 쓰면 영락 없는 드보락 이지요.우리가 이렇게 생소해 하는 드보르작의 발음은 그가 체코사람이기 때문인데요 우리에게 체코의 음악은 그다지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요. 드보르작의 선배인 스메타나, 그리고, 후배인 야나체크 정도가 알려져 있습니다. 숫자는 많지 않지만 그들은 보헤미아의 정서가 물씬 풍기는 민족주의 음악으로 우리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드보르작은 1841년 체코의 프라하 근교의 넬라호제베스(Nelahozeves)에서 8형제 중 장남으로 태어 났습니다. 아버지 프란티셰크드보르작은 여인숙을 운영하면서 정육점도 운영을 하고 있었는데요 그는 아들에게도 가업을 잇게 하고 싶은 마음에 장남인 드보르작에게 도축업 시험을 보게 하는데 드보르작은 시험을 무난하게 통과를 하게 됩니다. 도보르작은 클래식작곡가 중 유일한 도축업 자격증 소지자인 셈이지요. 17세 때부터는 프라하의 오르간 학교에 입학하여 음악공부를 하게 되고, 1862년부터는 그 해 설립된 프라하 국민극장 오케스트라에서 비올라 주자로 10년간 활동하게 됩니다. 이 때 교향악단의 지휘자로 활동하던 스메타나에게 작곡 활동을 해 보라는 권유를 받고 작곡활동에 더욱 더 박차를 가하게 됩니다. 1877년 드보르작은 음악평론가 한슬릭을 만나게 되는데 그의 소개로 브람스를 만나게 됩니다. 이 만남은 드보르작에게 음악적으로 큰 도움을 주는데요 브람스의 소개로 드보르작은 가장 영향력 있는 음악출반사였던 짐로크 출판사와 계약을 맺게 됩니다. 그리하여 1878년 출판된 슬라브 무곡으로 드보르작은 유명하게 됩니다. 1890년에는 프라하 음악원의 교수로도 취임을 하게 되고, 특히 영국에서 그의 인지도는 더욱 더 올라가는데 1891년에는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게 됩니다. 그는 1892년 미국 뉴욕에 설립된 내셔널 음악원에 원장으로 부임하게 되는데, 처음에는 몇 차례 거절하였지만 그 당시 드보르작은 짐로크 출판사와의 관계도 끊긴 상태였으며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연봉 15000 달러를 제시받고서는 미국으로 가게 됩니다. 이는 그 당시 드보르작이 프라하 음악원에서 받던 금액의 2배가 넘는 금액이었지요.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건 드보르작의 신대륙에 대한 호기심과 신대륙의 음악에 대한 호기심이었을 겁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너무나 좋아하는 교향곡 ‘신세계로부터’ 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지요.

■ 인용음악과 표절음악
드보르작은 1892년부터 1895년까지 미국 내셔널 음악원 원장에 부임하였는데 이 시기 그는 우리가 좋아하는 명곡들을 남기게 되지요.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현악 사중주 ‘아메리카’, 첼로 협주곡 등입니다. 이 중 교향곡 9번 신세계는 1893년 작곡하였는데요 드보르작 자신은 ‘미국을 보지 않았더라면 이런 교향곡을 쓸 수 없었을 것’ 이라고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곡에서 두드러지는 음악적 특징은 각 악장마다 나오는 미국 흑인 영가와 민요적 특성입니다. 1악장의 주제는 흑인영가 Swing low sweet chariot 과 매우 비슷하고, 2악장은 헨리 롱펠로우의 서사시 Hiawatha 와 매우 비슷하지요. 그리고, 3악장은 인디언 무곡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드보르작 자신은 “내가 인디언이나 흑인 음악을 차용했다는 것은 무의미한 소문일 뿐이며, 나는 다만 미국의 민요 정신을 넣어 작곡했을 뿐”이라 주장하기도 하였지요. 이 점은 우리에게 음악에 있어서 인용과 표절의 차이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데요 음악사적으로도 이런 예는 많이 찾을 수 있습니다. 프랑스 작곡가 베를리오즈는 그의 환상교향곡 5악장에서 중세의 성가 ‘Dies Irae(심판의 날)’ 의 멜로디를 쓰지요. 이 멜로디는 아주 많이 쓰이게 되는데 라흐마니노프도‘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에서 ‘심판의 날’을 인용하였습니다. 참고로 공연윤리 위원회의 표절판정기준을 말씀드리면 ‘주요 동기가 동일하거나 흡사한 경우, 주요 동기가 아닌 경우에는 중간 부분에서 4∼8소절이 동일 또는 흡사한 경우’라고 되어 있지요. 무수히 많은 작곡가들은 이 판정기준의 틈을 노리고 표절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드보르작이 교향곡 신세계에서 사용한 작곡기법은 모두 기존 선율을 노골적으로 인용하기보다는 분위기만 암시하고 있어서 표절이라기 보다는 좀 더 세련된 인용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 기차광 드보르작
신세계 교향곡 하면 무엇보다도 2악장의 아름다운 멜로디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2악장의 아름다운 멜로디를 연주하는 악기는 잉글리시 호른입니다. 이 악기는 오보에 보다는 좀 굵고 풍성한 느낌을 주는데요. 이 교향곡은 중요한 멜로디를 관악기들이 많이 연주합니다.
특히 4악장은 현악기가 서주를 시작하자마자 금관악기가 테마를 연주하는데요. 이 유명한 테마는 증기기관차의 발차 소리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드보르작의 기차사랑인데요. 그는 당시 운행하던 거의 모든 열차의 차종과 제원, 분류번호, 노선도, 시각표 등을 다 외우고 다녔다고 하는군요. 미국에서도 수업시간에 ‘기차 들어오는 거 봐야 하니 오늘은 휴강’ 이라고 했다는 일화까지 있습니다. 그에게는 기차에 관련된 일화가 참 많은데요.“기관차를 내가 발명할 수 있었다면, 내가 쓴 교향곡 전부를 포기해도 좋을 텐데.” 라고도 하였고, 하루는 드보르작이 이른 아침 일정 때문에 ‘기차 관찰 산책’을 나갈 수 없어서 할 수 없이 프라하 음악원 수제자인 요제프수크에게“나 대신 터널 위로 올라가서 터널을 빠져나오는 비엔나 행 특급열차의 기관차 번호를 적어주게”라고 당부하였는데 수크는 알람을 맞춘 뒤 일찍 일어나 오페라글라스까지 들고 터널로 나갔지만 그가 적어온 것은 기관차에 적힌 번호가 아니라 열차 후미 탄수차(炭水車, tender)의 번호였습니다. 드보르작은 헛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고, 그의 딸 오틸리에에게‘너는 이런 얼간이하고 결혼을 할 생각이냐’ 하고 나무랐다고 합니다. 이런 ‘중대 실수’를 범했지만 수크는 이후 드보르자크의 사위가 되었지요.
드보르작은 기차를 두고 이렇게 이야기 하였습니다.
“기관차는 부품들 모두가 각기 있어야 할 위치에 있지. 가장 작은 나사 하나도, 있어야 할 곳에 있어서 다른 뭔가를 꼭 붙들고 있어. 모든 부품에 목적과 역할이 있고 그래서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내지. 이런 기관차를 궤도에 올려 물과 석탄을 공급하고, 한 사람이 작은 레버를 움직이면 큰 지렛대가 움직이기 시작해. 저렇게 크고 육중한데도 토끼처럼 재빠르게 움직이잖아.” 마치 오케스트라에 있어서 제각각의 악기가 해야 될 일, 그리고 지휘자의 역할을 표현 한 것 같지 않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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