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June 24,Thursday

공부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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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해 유난히 긴 유아기를 거친다.다른 포유류와 비교했을 때 인간은 엄마의 뱃속에서 24개월을 성장하고 태어나야 정상이지만 태아의 머리가 너무 커져서 출산이 불가능해 지기에 우리는 모두 미숙아로 태어난다. 그런 연유로 다른 모든 동물들이 이미 완성하고 태어나는 것들을 인간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태어난 후 배워야 한다. 그래서 인간은 학습하는 동물이고 학습은 인간의 숙명이다.

학습이 중요했던 인간은 사회의 발달과 함께 교육 시스템을 발전 시켰고 급기야 공교육 제도를 통해 보편적인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에 이른다. 명암이 항상 함께 존재하듯이 보편적 교육 기회는 사회가 획일화된 틀을 만들어 모든 이들을 이 틀 안에서 공부라는 수단으로 재단하고 그 측정치로 분류하여 역할을 나누고자 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그런데 사람들은 인간이라는 공통된 모습을 갖고 태어났지만 또 한편으로는 개인적으로 각자가 유일한 존재로 생존한다. 유일한 존재란 각각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모든 이가 한가지 옷 사이즈에 맞출 수 없고 모든 사람에게 듣는 만병통치약도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에게 중요한 교육 역시 마찬가지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켄 로빈슨경의 책 ‘Elements’에 질리언 린의 이야기가 나온다. 질리언은 뮤지컬 ‘캣츠’와 ‘오페라의 유령’을 안무한 유명한 안무가이자 댄서이다. 그녀가 8살 때 그녀는 학교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정신과 상담을 받게 되었다. 학교에서 수업에 전혀 집중하지 못할 뿐 아니라 수업 중 계속 움직이고 소리를 내는 바람에 다른 학생들의 수업을 방해했다. 그녀의 글씨는 아무도 알아 볼 수 없었고 숙제는 언제나 늦었다. 선생님들은 질리언의 학습 태도를 바꾸고자 시도했지만 전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결국 학교에서는 질리언에게 학습 장애가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엄마와 함께 상담실을 찾은 질리언은 매우 긴장하고 있었다. 상담 결과로 자신이 학습 장애가 있다면 그녀는 문제아들을 위한 특수 학교에 보내질 것이 거의 확실했기 때문이다. 긴장한 질리언을 본 의사는 그녀를 상담 테이블 반대편에 있는 긴 가죽 소파로 데려가 거기에 앉아서 기다리도록 했다. 상담 테이블로 돌아간 의사는 질리언의 엄마에게 그녀가 학교에서 겪고 있는 문제들을 물어보았다. 엄마의 설명을 들으며 의사는 멀리 떨어져 앉아 있는 질리언을 유심히 관찰했다.

약 20분간의 대화를 마무리한 의사는 질리언에게 다가와 말했다, “오래 기다려줘서 고맙구나. 하지만 조금만 더 기다려 줘야 할 것 같구나. 엄마와 따로 해야 할 얘기가 있어서 우리는 이제 방을 나가야 한단다. 하지만 오래 걸리지는 않는단다. 조금만 더 기다려 주겠니?” 상담실을 나오면서 의사는 책상 위의 라디오를 틀어 놓았다. 문을 닫고 질리언의 엄마와 함께 복도로 나온 의사는 상담실 안이 보이는 작은 창문으로 다가가 말했다. “린 여사님,여기 잠깐 서서 질리언이 무엇을 하는지 한번 보지요.” 상담실 안에 홀로 남은 질리언은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에 따라 몸을 움직이고 춤을 추고 있었다. 몇 분간 질리언을 지켜 보던 의사는 말했다, “린 여사님, 질리언은 아픈게 아니에요. 그녀는 댄서에요. 댄스 스쿨에 보내세요.”

정신과 의사의 조언에 따라 질리언의 부모는 그녀를 댄스 스쿨에 보냈다. 질리언은 런던의 로얄 발레 스쿨을 거쳐 영국 로얄 발레단의 수석 발레리나로 활약하다 안무가가 되었다. 안무가로 인정 받기 시작하던 때 질리언은 앤드류 로이드 웨버를 만났고 세계 4대 뮤지컬 중 2개의 안무를 맡으며 큰 부와 명성을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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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누구인가?
두말 할 것도 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회적 성공을 거두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필자는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사람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평생 하면서 호구책을 마련하고 사회적 명예와 존경을 받는 사람들, 즉 예술가거나 작가 등을 꼽는다. 물론 다른 일을 하면서 기쁨을 느끼고 또 삶의 보람을 만끽한다면 그 역시 행복한 삶을 사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런데 아직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 지 스스로 판단할 수 없는 어린 학생들의 경우, 부모님이 그 성향을 파악해야 할 책임이 있지만 생업에 바쁜 부모들이 어린 자녀의 특성을 세세히 살피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부모님들이 조금만 주위를 기울이면 자녀들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공부를 잘하는 방법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공부를 생각할 때 가장 큰 오류는 ‘지식을 채운다’라는 생각이다. 지식은 컵에 물 채우듯 채워지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어떤 영화를 본 것은 같은데 무슨 내용이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누구나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혹은 어렸을 적에 학교 운동장에 모여 교장 선생님의 일장 연설을 열심히 들었음에도 무슨 말을 했는지 하나도 기억 못하는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만약 ‘지식이 채우는 것’이라면 그 정도의 시간을 투자해서 보거나 들었던 것이면 최소한 아주 약간은 기억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인간은 내용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우리는 선생님의 말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그 말을 듣고 느꼈던 심정, 새로운 사실에 대한 신기함, 그 말이 내게 주는 인상이나 의미를 기억한다. 공부라는 것은 결국 다양한 자극을 주고 그 반응의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녀들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내는 방법은 경험을 얘기하도록 하는 것이다. 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게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지만, 일어난 일만 인지하고 정작 중요한 것들은 그냥 흘려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 아이들의 말을 조금만 달리 들으면, 어떤 아이는 오늘 반장 선거에 후보자로 나온 아무개 친구가 참 말을 잘하더라 하던가, 오늘 역사 선생님이 하신 말씀을 특별 나게 기억을 한다던가, 조회시간 들려오는 밴드부의 음악 소리가 멋있다 라는 등 자녀가 관심을 갖는 사항을 파악할 수 있다.
그러면 부모님들은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마련해 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자녀들의 성장에 학부모의 역할은 거의 절대적이다. 부모가 매일 훌륭한 사람이 되거라 하면서 어떻게 그런 훌륭한 사람이 되는지 가르쳐 주지는 않는다. 그저 공부만 하라고 하니 참 딱한 노릇이다. 부모 스스로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면 자연히 자녀들도 책을 읽는다. 그래서 박사 집안에 박사가 나오고 의사 집안에 의사가 나오는 것이 다반사인 것이다.

부모의 역할 그것이야 말로 자녀들의 공부에 전부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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