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August 23,Wednesday

엘리제를 위하여

클래식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엘리제를 위하여 라는 제목을 알거나 적어도 제목은 모르더라도 선율을 들으면 아 그 곡 하며 반가움을 표시할 것입니다.
이 음악은 우리나라에서는 자동차가 후진할 때 경고음으로 내는 소리였고 엘리베이터가 최고층이나 최저층에 다다랐을 때 흔히 들을 수 있었던 음악 또는 가정에서 아이들이 피아노를 입문할 때 쉽게 배울 수 있는 곡 중의 하나였기에 우리의 귀에 친숙합니다. 베트남에서는 자전거로 아이스크림을 파는 어느 회사가 이 곡을 연거푸 틀어대며 마케팅을 해 누구에게나 세계 어디에서나 쉽게 들을 수 있는 음악입니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작곡가 베토벤이 작곡한 이 음악은 엘리제가 베토벤의 연인이었거나 적어도 베토벤이 사랑했었기에 이 곡을 작곡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상상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아닙니다.
이 곡이 누구를 위해 쓰여졌는지 사실을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추정키로는 테레제 말파티 (Therese Malfatti)가 이 곡의 자필악보를 바베트 브레들에게 주었는데 이 작품을 처음으로 출판했던 루드비히 눌이 제목을 잘못 읽었기 때문이라고 추청됩니다. 원래는 말파티의 이름을 따서 테레제를 위하여 (Für Therse) 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지주의 딸인 테레제는 베토벤의 친구이자 제자였습니다. 나중에 이 여인을 흠모하게 되어 프로포즈까지 하였지만 거절당하고 테레제는 오스트리아의 귀족과 결혼하게 됩니다.
베토벤이 누구를 위해 작곡하였고 원제가 무엇이든간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클래식 중 하나라는 것은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e minor(마단조)인 이 곡은 왼손의 아르페지오위에 얹어지는 오른손의 선율은 큰 기교를 요구하지 않으면서도 아름다운 선울을 자아내어 초보자도 쉽게 칠 수 있는 곡입니다.
하지만 자꾸 듣다 보면 아름답지만 어디선가 애틋하고 간절한 사랑이 담겼을 곡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여러분은 베토벤을 주제로 한 영화 버나드 로즈 감독의 불멸의 연인을 모두 기억하실 것입니다. 이 영화는 베토벤 사후 발견된 세 통의 편지에서 기인합니다.
발송되지 않은 이 편지엔 여인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들어있지 않았습니다. 다만 편지의 어조로 보아 그녀가 베토벤의 사랑에 화답하였고 그와 함께하기 위해 어떠한 희생도 치룰 각오가 되어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베토벤은 사랑과 가정에 대한 간절함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녀와 잘 이루어 지지 않았습니다.
2년 전 테레제와 헤어졌을 때보다 더 아팠을 것입니다.

베토벤의 일생은 이렇듯 몇 명의 여인이 치명적인 아픔을 주고 베토벤을 떠나갔고 그 이후로 베토벤은 어느 누구와도 결혼 하지 않고 독신으로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그의 생애엔 많은 시련과 고난도 있었습니다. 매번 가난과 싸워야 했고 자기의 재능을 아끼려는 사람들보다 그 재능을 이용해 부를 축적하려는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늘 시달려야 했습니다. 더욱이 음악가에게는 죽음과도 같은 청력을 상실하면서 좌절을 격게 되지만 베토벤 제 9번 교향곡 “합창” 이라는 대곡이 만들어 지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베토벤의 생과 사랑을 이해한 후 베토벤의 음악을 들으면 그 곡을 작곡했던 당시 베토벤의 심정으로 이입될 수 있을 것입니다.
‘엘리제를 위하여’와 같이 사랑을 노래하는데 단조의 슬픈 음계를 사용하며 아름답지만 서글픔과 애틋함이 녹아 들어간 베토벤의 감정을 여러분도 같이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이곡은 3/8 박자 포코 모토로 시작하며 A-B-A 의 형식입니다. A부분은 서정적이며 아름답고 B부분은 화성적이고 상대적으로 격정적입니다. 그리고 짧은 카덴짜를 거쳐 다시 A 부분이 반복됩니다.

이제 이곡의 형식과 음악의 이해 그리고 베토벤의 생애를 대충이라도 알았으니 자동차 후진 소리 같이 무의미한 음악이 아니라 우리의 감정을 어루만지는 음악이 되었을 거라 믿습니다. 오늘 저녁 어두운 전등 밑에서 따뜻한 차 한잔과 함께 이 음악에 매료되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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