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July 25,Sunday

일년만의 라운딩

오랜만에 필드를 찾았다. 무려 일년여 만에 찾은 필드, 물론 스코어는 말 할 필요가 없다. 단지 오랜만에 귀한 동반자들과 필드를 거닐었다는 것만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서울에서 형을 찾아 온 동생 한경민 군과 베트남을 가끔 찾는 죽마고우 김진홍 사장, 그리고 교민사회에서 만난 관계지만 흔치 않게 마음이 통하는 대화가 가능한 평산 한동희 전 코참회장과 함께 한 라운드는 골프에서 동반자가 어떤 작용을 하는지 새삼 느끼게 한 귀한 시간이었다.

여기서 개인의 이름을 그대로 밝히는 것은 이제 우리 잡지의 특징으로 만들 생각으로 하는 행위다. 우리 잡지는 호치민의 교민사회라는 지역을 대상으로 만드는 교민잡지다 보니 사람의 이름을 그대로 기입하는 것 자체가 우리 교민사회의 정보를 함께 공유하는 일이 되리라는 믿음으로 개인이름을 다 밝힐 생각이다. 예전에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이름을 밝히지 않았었는데 이제는 네거티브 방식을 채용하여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다 이름을 밝힐 계획이다.(혹시 네거티브 방식과 포지티브 방식의 차이를 잊으신 분들을 위해 사족을 단다면 네거티브 방식은 정한 것 외에 다 허용되는 것을 의미하고 포지티브 방식은 정한 것만 허용되는 방식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주차 허용지역을 정한다면 포지티브 방식은 지정한 지역만 주차가 가능한 것을 말하고 네거티브 방식은 허용되지 않은 지역을 정하고 그 외지역은 전부 주차가 허용되는 것을 의미한다.)

목요일에 찾은 투득 골프장은 한산했다. 공항 골프장의 개장으로 손님이 많이 줄었는지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시행하고 있었다. 목요일임에도 그린피가 점심뷔페를 포함하여 120만동으로 60달러가 안되었다. 나는 그 골프장의 멤버이긴 했지만 올해는 한번도 나간 적이 없는 상황이라 올해 멤버피 1,100불 상당의 지불을 유해하고 있었는데, 카운터의 낯익은 직원이 너 올해 멤버 행사는 안 할 생각인가를 묻는다. Do you absence member ship in this year? 뭐 이런 식으로 물었던 것 같다, 왜 아니냐, Yes I do 를 적극적으로 외치고 120만동을 지불하기로 했다. 올해도 고작 나가봐야 손가락을 곱을 정도가 될 터이니 그냥 돈 내고 치는게 이익이다 싶은 마음에 멤버의 권리를 포기한 것이다.

한회장은 이미 11시경에 나와서 연습을 하고 점심을 다 먹고 기다리고 있는데 우리 3인은 티 오프시간인 1시를 고작 20여 분 남겨놓고 도착한 것이다. 이렇게 예상보다 늦게 도착한 이유도 너무 오랜만에 찾는 골프장이라 예전에 알던 길로 가다가 길이 막혀서 늦었다. 푸미흥에서 2군으로 넘어가는 푸미대교를 건너다 발목이 잡힌 것이다. 그 푸미대교는 이미 대형 트럭으로 가득차서 승용차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는데, 그 뜻은 그 길은 이미 승용차가 이용할 길이 아니라는 것인데 오랜만에 그 길을 찾은 인간은 그것을 몰랐다는 것이다. 골프장도 자주 다녀봐야 올바른 길을 찾는다.

투득 골프장 이스트 코스 1번홀, 입으로 나오는 소리를 정화하자고 요즘 아침마다 기도로 마음을 다스리곤 했는데 첫 홀 티샷부터 젠장 소리가 절로 나온다. 오랜만의 티샷이니 공을 확실히 보고 치자는 의지가 너무 강해서인가, 공을 맞추는 시간을 너무 오래 잡는 바람에 타이밍이 안 맞아 왼쪽으로 심한 풀링샷이 나왔다. 공을 맞추는데만 신경을 쓰다보니 스윙이 실종된 것이다. 부담되는 샷일수록 자기 스윙에만 집중을 하자.

운전도 안했는데 한 회장이 호의로 첫 홀 멀리건을 하나 받고 시작했다. (멀리건은 예전에 도로사정이 여의치 않았을 시절에 멀리건이라는 친구가 늘 운전을 하고 동반자를 데리고 필드를 다녔는데 워낙 도로사정이 나빠서 운전하는 이가 힘들었으므로 첫 티샷에 한하여 멀리건이라는 친구에게는 무효타 하나를 인정하는 데서 멀리건이라는 공짜타가 유래했다는 것은 이미 다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오랜만에 온 골프장을 살피느라 구석구석을 검사하며 다니다 보니 스코어는 애초 관심사가 아니다. 골프를 잘못하는 인간들이 내세우는 변명을 똑같이 반복하고 있다. 도중에 만나는 직원들이 오랜만이라며 너 한국에 있느냐 왜 요즘은 안 보이느냐 등 그들의 친절하고 소소한 질문에서 새삼스레 베트남인의 사교성을 만난다.
한 회장이 후반 내기에서 저녁을 사는 것으로 당선, 게임을 마친 후 드마리스라는 대형 뷔페음식점을 찾았다. 고객의 대부분이 베트남 인들이다. 음식값 50만동 정도가 이제는 베트남인들에게도 부담이 되는 금액은 아닌가 보다. 소비성향이 많이 높아졌다. 노인들은 별로 없고 젊은 친구들이 주를 이룬다. 이 음식점 성공적으로 정착을 한 느낌이다.

 

최근 떵빈 지역 공항 근처에 새로운 지점을 개장했다고 한다. 한국의 대형 뷔페가 베트남에서 성공적 정착을 한다는 것은 베트남이 그만큼 달라졌다는 증거가 된다. 더 많은 투자자가 한국에서 몰려들 것이다. 그런데 너무 많이 먹었다. 그날부터 부풀어 오른 배가 3일이 지난 아직도 꺼지지 않고 있다. 특기 할 만 한 것조차 없었던, 게임으로서는 익사이트 하지 않았던 라운드, 그래도 진짜 반가운 동반자들과 얼굴 한번 찌푸리지 않은 명랑 게임을 즐겼다. 긴장감은 없었지만 그동안 잊었던 스윙의 기억을 되실리는 시간을 가진 것으로 만족하자.

스윙 괘도가 무너지는 것은 머리 속에 스윙 괘도의 이미지가 실종되었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나올 때에는 스윙 이미지를 되 살리고 공에 집중하지 말고 스윙에 집중을 하는 것이 그나마 자세가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는 듯하다. 공을 때리고자 할 때보다 스윙을 하고자 노력했을 때가 훨씬 잘 맞았다. 공을 치고자 하면 자꾸 임팩트 순간이 끊어져 거리도 방향도 엉망이고 무엇보다 때리려는 마음이 앞서 몸에 힘이 들어가며 스팟에 공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즉 오랫동안 연습도 안하고 필드에 나서는 경우 몸동작에 집착하지 말고 해드의 스윙괘도가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를 관찰하고 자신의 스윙 괘도를 유지하는데 신경을 쓰는 것이 좋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스윙 괘도의 이미지가 잡히며 백스윙 탑에서 바로 그 스윙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단, 왼쪽어깨를 뒤로 돌리지 말고 위로 올리는 기분으로 스윙을 던지는 것이다. 슬라이스 방지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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