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December 15,Friday

US오픈 여자골프 대회를 보며

지난 7월 17일 새벽 미국에서 열린 US 오픈 여자 골프대회에서 박성현 선수가 우승 컵을 들어 올렸다.
상금으로 무려 90만불을 거머쥐었다.(와우!) 여자 골프대회로는 가장 많은 금액일 것이다, 년말 100만불을 놓고 우승자가 다 갖는 이벤트 성 게임이 있기는 하지만 정식대회에서 나오는 상금으로는 최대 금액이다. 그래도 남자들에 비하여 반도 안 되는 금액이다.
왜 남녀차이가 이렇게 크게 벌어지는가? 물론 시장경제 문제다. 상금의 규모가 대회를 운영하며 벌어들이는 금액에 비례한다면 여자대회로 벌어들이는 금액이 남자대회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약하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런 현상에는 한국 낭자들의 활약도 한몫을 한 것 같다. 미국에서 벌어지는 대회인데 미국선수들은 저만치 밑에 깔려 있고 한국 선수들이 상위권을 휩쓸고 다니니 미국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입맛도 쓰고 자연스럽게 외면하게 되는 것 아닌가 싶다.
그래도 90만 불이란 금액은 어휴~, 웬만한 자영업자는 년간 매출로도 채우지 못하는 상당한 금액 아닌가? 자괴감이 들기 전에 화제를 바꾸자.

한국선수가 US 오픈에서 우승한 것은 1998년 박세리를 시작으로 2005년 김주연, 2008년과 2013년 박인비, 2009년 지은희, 2011년 유소연, 2012년 최나연, 2015년 전인지에 이어 박성현이 9번째이다. 유난히 한국 선수와 인연이 강한 US Open이다. 우리 선수로는 9번째로 US Open 우승컵을 들어 올린 박성현 선수에 대하여 좀 더 얘기를 해보자.
박성현이라는 친구는 중성적인 매력을 지니고있다. 얼굴은 곱사한데 머리도 짧게 깎고 무엇보다 스윙이 남성적이다. 백규정 고진영 등과 친구로 알고 있는데, 수년 전 친구들이 이미 우승을 차지하며 한창 떠오를 당시에도 박성현은 무명으로 지내고 있었다. 그 시절 그녀가 그 쟁쟁한 친구들과 한조를 이뤄 티비에서 하는 이벤트성 게임에 나온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때도 박성현 선수는 그들에게 게임에서 졌던 것을 기억하는데, 단지 필자가 놀란 것은 여자 선수가 남자들과 같은 완벽한 스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함께 시청하는 친구에게 저 박성현이라는 선수 앞으로 크게 될 것 같다는 전망을 한 적이 있다.
그리고 수 년 후, 예상대로 박 성현은 남과 다른 차원의 골프를 보이며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반면에 가장 잘 나가던 백규정은 미국 리그에서 계속되는 부진으로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깊은 슬럼프의 계곡을 못 빠져나오고 있다. 단지 고진영만 한국에서도 그렇고 가끔 초대 받아 출전하는 미국 리그에서도 상위권의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US오픈 대회에서도 고진영은 2언더 파를 기록하여 공동15위를 차지하며 8천만 원이 넘는 상금을 받았다.
그러고 보면 너무 앞서 간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라는 마라톤 같은 인생의 평범한 진리를 골프세계에서도 보여주는 듯하다.
그리고 또 주목해야 할 인물이 있다. 아마추어로 전 세계 모든 선수를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 올릴 뻔했던 최혜진 선수, 트럼프 대통령도 감탄하던 선수다. 불운하게도 16번 홀에서 해저드에 공을 넣는 바람에 더블 보기를 기록하며 우승 컵을 놓쳤지만, 이 17살 소녀의 가능성은 세계를 놀라게 만들었다.
아마추어 신분이라 상금은 한 푼도 못 받았지만 그 상금보다 더 큰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녀는 한국에서 이달 초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초정탄산수용평리조트오픈에서 우승해 한국 프로 무대를 이미 접수한 경험이 있다. 그 여세를 몰고 미국에서, 그것도 가장 큰 대회에서 큰 일을 저지를 뻔했다. 작년에도 US OPEN에 출전하여 아마추어로는 가장 좋은 성적인 34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 소녀의 뱃심은 놀랄 만하다. 16번홀에서 공을 물에 빠트려 더블 보기를 했지만 마지막 18홀에서는 버디를 기록하며 그냥 무너지지는 않는다는 뱃심을 보여주었다.

이번 대회 리더보드를 보면 좀 미안할 정도다. 10명의 탑 순위에 한국국기로 기록된 선수가 8명이고 스페인과 중국이 한 명씩이다. 미국에서 열린 대회인데 미국 선수는 보이지 않는다.
이 부분에 대하여 현재 세계 랭킹 1위이자 상금랭킹 1위를 휩쓸며 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유소연 선수에게 질문이 던져 졌다. 유소연 참 괜찮은 친구다.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하고 있었다. 모든 질문에 거침없는 답변이 나왔다. 자신감이 철철 넘치는 모습이었다. 그녀는 한국인에게 점령당한 LPGA리그에 대하여 한국리그의 치열한 경쟁을 내세우긴 했지만 뭐라고 말하기 좀 어려운 문제라며 예봉을 피했다.

그 인터뷰를 보면서 필자도 다시 한 번 생각해봤다.
왜 한국 낭자들이 골프를 잘 칠까?
어쩌면 한국여성의 욕구에 비해 한국사회의 문호가 좁은 탓일 수도 있다는 역설적인 생각이 든다. 대부분 결혼으로 사회 경력을 마감하는 한국 여성들에게 일찍부터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가 가능한 골프에 관심이 높아지고, 그것이 치열한 경쟁을 부르고, 그런 경쟁이 전반적인 수준을 높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사실 이것으로는 충분한 설명은 못된다. 본질적인 원인을 찾자면, 한국여성의 근원적 치열함이 만들어낸 결과일 것이다, 한민족의 우수성이 다시 한번 드러난다.
골프만 그런 것은 아니다. 적어도 여성에게 문호가 열린 모든 분야에서 여성들이 남성을 제치고 있다. 한국에서는 그렇다. 그리고 세계로 확산하면 더욱 그렇다. 한국 여성이 관심을 보이는 분야는 거의 한국 여성이 석권을 한다. 체육 예능분야는 말이 필요 없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잠시 고민을 좀 더 해볼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는 골프신동, 음악신동들이 즐비하게 등장하는데, 이들이 나중에 세계를 이끄는 거장으로 성장하는 경우는 못 본 듯하다. 백남준 정도가 유일한가? 아무튼 시작에 비해 결과는 초라하다. 원인이 무엇일까? (얘기가 옆길로 샐 조짐을 보이지만 계속 가보자)

신동이란 기존에 존재하는 무언가를 기가 막히게 빨리 습득하는 아이라고 정의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새로운 질서나 신개념을 만들지는 못한다. 단지 이미 존재하는 무언가를 복사하는 능력이 탁월한 사람들이다. 그런 점에서 신동은 창조적인 사람과는 구분이 된다.
문제는 창의성이다. 새로운 것의 창조는 기존의 틀을 벗어야만 탄생되는 경로를 갖고 있다. 그런데 신동이란 틀 안에서 보이는 천재성이다. 아마도 우리 교육의 문제가 여기서도 빛을 발하는 듯하다. 틀 안에서 만 놀도록 강요 당한 우리 아이들의 한계다.
그런데, 요즘 같이 변화가 심한 이 때에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인재는 과연 누구 인가?.


기존의 것을 기가 막히게 빨리 익히는 능력을 가진
신동일까? 아니면 기존의 틀을 넘어선 밖에서
이상한 질문을 던져 생각지도 못한 답을 찾아가며
세상을 변화시키는 엉뚱한 인간일까?

頂上(정상)에 오른 이는 非正常(비정상)이다. 라는 말이 있다. 정상에 오른 이는 당연한 것에 시비를 거는 몰상식한 인간이다. 가끔 새겨 볼만한 격언 아닌가?
골프 칼럼인데 마무리가 완전 옆길이다. 골프를 통해본 인생이야기로 읽어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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