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November 24,Friday

한인회 운영의 모범을 보여준 고상구 하노이 한인회장

“지난 2014년부터 올해 말까지 4년동안 하노이 한인회를 이끌어 온 고상구 한인회장의 행보는 개인적으로 기자의 관심 뿐만 아니라 늘 베트남 교민들의 눈길을 끌어왔다. 이번에는 한국에서 베트남으로 돌아오는 길에 하노이를 들려오는 것으로 일정을 잡고 고상구 한인회장과 연결을 했다.
워낙 바쁜 인물인데 다행이 필자의 면담 요청을 거절하지 않는다.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는 끔찍한 구호 덕분이다. “

10월 13일 오전 10시 한인회를 찾았다. 언제나처럼 항상 붐빈다. 한인회 사무실이 바로 대사관 민원실에 바로 붙어 있는 탓이다. 한인회와 같은 빌딩, 같은 층에 사용하는 대사관 민원실 주변은 시장바닥처럼 사람이 늘 북새통을 이룬다. 한국에 볼일이 있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이산 한인회보 편집국장의 안내로 회장실에 들어섰다. 아이 엄마가 한국에 간 탓에 아이 아침 식사를 챙겨주고 오느라고 늦었다며 예의 환한 미소를 지우며 들어선다. 고작 5분 정도 지체에도 미안함을 표해야 할 만큼 예의를 차려야 하는 직업이 한인회장 자리인가 싶다. 대충 인사말이 끝나자 대뜸 인터뷰를 하자고 하니 뜨악스런 표정.
아무런 준비가 없다는 고회장의 연막을 미소로 넘기며 지난 4년간의 행적을 털어 놓으라는 질문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준비가 안되었다고 엄살을 부리던 고 회장, 정작 인터뷰를 시작한다며 녹음기를 올려놓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바로 망설임없이 말문을 연다.

일할 수 있는 환경 마련을 위한 사무실 이전
고 회장이 한인회장 맡은 후 가장 먼저 한 것은 좁은 한인회 사무실을 넓게 옮기는 일이었다. 사무실을 옮기는 일에는 두가지 목적이 있었다.
하나는 대사관 민원실에 바로 옆에 위치하여 교민들과 한국을 찾는 베트남인들의 민원사항을 돕겠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교민들을 위한 문화강좌 등을 열 강의실 확보가 그 목적이었다. 이런 계획을 갖고 사무실 이전을 추진했지만 결코 쉽지 않았다. 가장 먼저 반대하는 쪽은 예상 외로 대사관 쪽이었다. 한인회가 너무 공관에 근접한 것이 다른 잡음을 낳을 수 있다는 의견으로 반대의사를 밝힌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반대는 한인회의 운영을 염려하는 한인회 선배들이었다. 문화강좌의 성공여부도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 그런 과다한 비용 지출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대의 이유였다.
그러나 분명한 목표가 있는 고 회장의 계획은 결코 흔들릴 리가 없다. 고 회장은 사비를 투입하여 이사 비용과 사무 집기 등을 조달하고 이사를 강행했다. 그리고 그동안 계획한 일을 하나씩 착수했다. 고회장이 젊은 시절 한국에서 JC 활동을 통해 조직 운영기법을 익힌 터라 이런 일을 어떻게 추진하는지 구체적 방법과 결과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교민들의 눈길을 단번에 휘어잡은 문화강좌
가장 먼저 교민들, 특히 남편을 직장에 보내고 얘들이 학교에 나간 후에 한가한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이지 고민하는 주부들을 위한 문화강좌를 개설했다. 주부들의 자기 개발의 성취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실용적 강좌를 준비했다. 베트남어 영어 등 언어 강좌를 비롯하여 손 자수, 미술, 음악 등 다양한 취미와 자기 개발에 필요한 강좌를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셔 개설했다. 남성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의해 서예 바둑 등 남성 문화의 한 축을 이룰 수 있는 강좌를 연일 추가로 개설하며 그동안 반신반의하던 교민들의 우려를 잠재웠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교민 친목의 장으로 한인회 사무실이 등장한 것이다. 사무실 이전과 문화강좌 계획에 가장 우려를 표하던 지난 지도부의 인사는 지금 이 문화강좌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열성회원이 되었다.

관민협조의 표상, 민원실 자원봉사와 119, 24시간 응급전화, 한인회에서 운영
하노이 한인회의 가장 큰 특징 중에 하나를 꼽자면 공고한 관민 협조 체제다. 한인회사무실을 대사관 민원실 바로 옆으로 옮기는 문제를 탐탁하지 않게 여기던 공사의 우려는 기우로 끝났다. 지금은 한인회의 협조 없이는 민원실과 경찰 영사 업무가 불가능 할 정도로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공관에 걸려오는 민원전화를 한인회에서 파견된 봉사자가 맡아서 처리해주고 있으니 공관은 업무뿐만 아니라 가장 많은 민원인들이 제기하는 공관의 불만 요인이 하나가 사라진 셈이다. 하노이 한인회는 공관은 단순히 인간적으로 가까워 마찰없이 웃고 지내는 사이가 아니라 공관이 할 일의 상당 부분을 한인회에서 떠 맡고 있는 공생관계가 된 것이다.

민원실의 자원 봉사자들을 한인회에서 파견하여 공적 업무의 특성인 까다로운 서류 업무를 일일이 조언하며 제대로 기입하도록 도우며 각종 관련 서류 복사를 바로 옆에 위치한 한인회 사무실에서 무료로 봉사해 주고 있다. 관련 서류를 완벽하게 제출하는 것은 공관의 서류 처리 기간을 대폭 줄여줄 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공관의 업무량의 축소와 서비스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잘못된 서류를 몇 번씩 반려할 때마다 발생되는 업무시간 증가와 민원인들이 받아야 하는 실망감 해소 등은 재정적인 기여보다 훨씬 중요한 공관의 이미지 개선 효과를 가져온다.

또한 하노이 한인회에서는 교민들의 일반적 사고로는 가능할 것 같지 않은 일을 하나 하고있는데, 그것은 24시간 운영되는 119 긴급 전화다. 교민들의 안전을 단지 공관에만 의지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는 이미 많은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지라 한인회에서 직접 119 긴급 콜센타라는 이름으로 전화를 개통하고 교민들이 일상에서 긴급하게 일어나는 각종 사건 사고 등을 바로 처리해주고 있다. 현재 나병건 사무총장이 직접 전화를 응대하고 있는데 불의의 교통사고, 응급환자, 이런 저런 일로 우리 교민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 할 때 등, 수많은 사건 사고가 그들의 손을 거쳐 해결되기도 하고 경찰 영사에게 이관되기도 한다. 이들이 접수하는 많은 신고 중에 거부하는 일이 하나 있다. 술집에서 일어나는 시비는 관여하지 않는다.

이들이 하는 일을 대충 훑어 보았지만 그 하나 하나의 무게가 가이 웬만한 봉사 단체를 능가하고 남는다.
이들이 이런 봉사활동으로 대사관 민원실과 경찰 영사 등의 업무를 절반 이상 가져왔다. 그리고 강사료와 교재대금 등 실비만을 받으며 이루어지는 문화강좌는 교민들의 질적 수준 향상에 도움이 되고, 무엇보다 교민들의 인적 네트웍 형성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또한 한인회 사무실 한 곁에 수천 권의 도서를 비치한 도서실을 운영하는데 매달 신권 70여권을 새롭게 구입하여 교민들의 독서 갈증을 해소하고 있다고 한다.

자발적 조직으로 운영되는 하노이 한인회
이런저런 얘기를 듣다 보니 이게 가능한 일인가 싶다. 도대체 이런 엄청난 일 은 어떻게 고회장이 관리 할 수 있는가 하는 우매한 질문을 던졌다.
우문현답이든가, 고회장의 발언
“저는 아무 것도 안 합니다. 단지 보고만 받습니다, 여기 우리 한인회의 조직표가 있는데 참조하시죠, 각종 운영위원회에서 각자 알아서 운영하고 스스로 관리합니다”
여기서 인터뷰 당시 현장감을 살리기 위하여 그때 기자가 메모한 그 조직표 카피를 그대로 보여드린다.

우선 방대하고 치밀한 조직이다. 12개의 각 분과 운영위원회가 활동을 주도하고 담당 부회장들이 그들의 지 원한다. 각 운영위원회는 별도의 이사진을 갖추고 모든 활동을 계획하고 관리하고 진행시킨다. 이 중에 특히 다문화 협력 위원회가 있고 그 위원장은 베트남인이 맡고 있다는 것도 특별하다. 장운숙 부회장이 지원하고 정경은 위원장이 맡고 있는 여성분과위원회의 활약이 도드라져 보인다. 하노이의 모든 국제학교에서 한국인 학부모 회장을 회원으로 영입하여 교육제도의 흐름을 간파한다는 감각은 많은 학부모들에게 귀한 정보 제공을 가능하게 만드는 창조적 아이디어다. 또한 각종 교민단체나 기관이 하는 봉사활동을 지원하는데 10인 이상이 모여 행하는 봉사활동에 필요한 차량을 지원한다. 또한 권혁배 부회장이 지원하고 홍선 위원장이 담당하고 있는체육위원회는 각종 체육동우회의 활성화를 위해 한인회장 배 체육대회를 주관하고 있으며 각 동우회에 2000불에서 3000불까지 연간 지원금을 책정하여 교민들의 체력 보강에 도움을 주고 있다.
현재 청소년지원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정원씨는 초기에는 한인회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으로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한인회에 대한 비방을 서슴지 않은 젊은 층의 대표주자였다. 고회장은 이들 안티세력 30여명을 한인회로 초대하여 끝장 토론을 거쳐 한인회가 하는 일에 대한 이해를 구하자 이들이 이제는 한인회의 봉사 활동에 가장 먼저 앞장서는 청년회원이 되었다고 한다.

세계 최우수 한인회로 성장한 하노이 한인회의 노하우
“불만도 관심의 표현입니다. 그들은 아마도 무의식적으로 교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에 참여하고 싶은데 마땅한 일이 없음을 은연 중에 불만으로 표출 했을 수 있습니다, 그들에게 저희가 하는 일을 알려주고 그 일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적합한 활동을 부여하자 이제는 그들은 우리 한인회에서 없어서는 안될 귀한 인재가 되었습니다.”
한시간여 진행된 인터뷰에서 들은 한인회의 역할에 기자는 입을 벌리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한인회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한 팁을 달라고 청했다.

“한인회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하여는 그 대상이 되는 교민들의 심정을 헤아리는 기초단계가 필요합니다. 모든 활동은 교민 스스로 주도해야 합니다. 한인회의 지도부를 차지하는 일부 인사들의 개인적 의사에 의해 좌우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가능한 많은 교민들이 참여하는, 조직에 의한 운영이 필요조건입니다. 사실 그 방법 외에는 다른 방법을 찾을 수도 없습니다.
공관과의 관계도 서로 갈등으로 인한 긴장관계가 아니라 업무 협력을 통한 긴장관계가 필요합니다. 이런 관계가 이루어지면 공관과 교민을 대리하는 한인회는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한 균형적 관계형성이 가능합니다.
저희 같은 경우가 실례가 될 수 있겠는데 저희 한인회를 통해서 교민들이 공관의 일을 엄청나게 덜어주고 있는데, 공관이 어떻게 저희가 제시하는 교민의 의견이나 그들의 안전보호를 소홀하게 다룰 수 있겠습니까?
한인회는 교민을 대표하는 기관인만큼 공관의 관계도 교민의 입장에서 이루어 져야 합니다. 개인적인 불만은 개인의 것으로 접고 모든 한인회의 활동이나 발언이 전체 교민을 대리한다는 자세가 무엇보다 한인회 임원들이 늘 마음에 담고 있어야 할 기본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힘을 얻으려면 무엇보다 교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조건입니다. 어떻게 많은 참여를 유도할 것인가? 모든 교민단체들이 협조해야 합니다. 저희가 최우수 한인회 상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 조직은 각 전문 단체들의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그들이 활동함으로 교민들이 또 자발적인 움직임이 일어납니다”

결국 하노이 한인회는 이런 자랑스런 행적을 2015년 서울에서 열린 세계한상대회에서 발표되어 700만 해외동포가 인정하는 세계 최우수 한인회 대상을 거머 쥐었다. 즉 전 세계에서 운영되는 수많은 한인회 중 가장 모범적인 운영을 보여주고 있다는 증표인 셈이다.
최근 호치민 한인회가 새롭게 출발하려고 몸살을 앓고 있다. 현재 한동희 전 코참회장이 한인회 정상화추친위원장을 맡아 온 열정을 기울려 사심없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미 교민단체로서는 최대규모인 코참의 수장으로 검증을 거친 분이 발 벗고 나서고 있으니 많은 교민들이 큰 성원을 보내고 있다. 이제 모든 단체장들도 적극적인 참여로 이런 분위기에 더욱 힘을 넣어 주리라 기대한다. 하노이 한인회의 모범은 호치민 한인회에서도 많은 참고가 되리라는 희망으로 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무튼 이렇게 잘난 한인회의 터전을 다져 놓은 고상구 회장은 올해 말로 회장의 현역에서 물러나 자신의 사업 K-마켓 경영에 전념할 생각이라 한다.
그의 사업 전념을 축하하는지 얼마전 그가 운영하는 이라는 브랜드가 베트남 100대 브랜드의 하나로 선정되었다. 한국인의 현지 자생기업이 현지 100대 브랜드로 선정되었다는 것은 대기업의 엄청난 투자 성공 같은 소식보다 더 귀한 뉴스다. 이제는 우리 교민사회의 귀중한 인재만이 아니라 베트남에서도 주목받는 기업인으로 등장한 셈이다. 그동안 교민사회를 위해 수고한 대가를 사업에서 더욱 크게 성취하기를 기대한다.
(글, 한영민 주필)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Copy Protected by Chetan's WP-Copyprot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