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June 20,Wednesday

베트남 새해맞이 전통 민화와 신년 휘호

새해가 되면 모두 새로운 마음으로 소망과 꿈을 계획한다. 송년이 한 해의 아쉬움을 달래는 자리 라면 신년은 새로운 꿈을 그리는 때다. 어떤 사람은 해돋이를 보며 한해의 신념을 다지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조용히 묵상을 통해, 기도를 통해 바라는 바를 발원한다. 신년 휘호와 민화의 기원은 정확치 않으나 예로부터 새해가 되면 민화나 여러 가지의 길상어를 써서 집안에 걸어두거나 대문에 붙여 집안의 액을 막고 행운을 기원했다. 집안에서 가장 큰 어른이 경구 한 구절을 써서 한 해의 귀감으로 삼기도 했으니 이러한 풍습은 한국이나 베트남이나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단지 지금은 세대가 달라져, 권위나 전통을 따지며 써 내려오는 신년 휘호 보다는 신년을 맞이하는 기쁨, 축하, 기원 등을 담는게 일반적이긴 하다. 그러나 베트남에서는 여전히 전통적인 가치에 초점이 맞춰진 여러 형태의 신년맞이가 행해지고 있으니 그 내용이 궁금하다. 한가지 더 비슷한 것은 바로 풍속화, 민화라 불리는 의미 있는 그림들을 년초에 구입해 집안을 장식하고 한해의 길흉화복을 비는 것이다. 비단 잉어그림 한점 정도는 어느 집에나 있는 한국과 흡사하다. 소원 성취, 희망을 뜻하는 물고기 그림이 오랜 시간 베트남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니 비슷한 문화 테두리안에서 느끼는 반가움이 있다.

베트남에는 다양한 종류의 민화가 있고 대부분의 민화는 도시에서 떨어진 지역에 분포해 있다. 하지만 항쫑판화(tranh Hàng Trống) 와 사이공 도테판화(tranh Đồ thế Sài gòn)는 도심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형태로 기술적인 차이를 보인다.
조상에게 제사 지낼 때 사용하는 목적의 사이공 도테판화(tranh Đồ thế Sài gòn)는 주로 하얀색과 검은색만으로 만들어지는 한편 제사용도와 집을 장식하는 데에 공히 사용될 수 있는 항쫑판화(tranh Hàng Trống)는 꽃무늬와 색깔이 다양한다.
동호판화(tranh Đông Hồ), 김황판화(tranh Kim Hoàng)와 같이 도심에서 떨어진 지역의 일부 민화는 장식그림으로 사이즈가 작아 작은집에 어울린다. 항쫑판화는 사이즈가 다른 판화보다 커서 큰 공간이 있는 집과 어울린다. 판화 연구자에 따르면 Lê Trung Hưng왕조부터 항쫑판화의 역사가 시작된다. 항쫑판화는 기본적인 꽃무늬들을 목판으로 인쇄한 후에 붓으로 그림을 색칠한다. 하노이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 항쫑판화의 목판에는 Quý Mùi lục Nguyệt khởi Minh Mệnh tứ niên(즉 양력1823년)이라는 년대 기록이 남아있어 항쫑판화의 생성연대를 짐작할 수 있다.
봉건시대부터 오늘날까지 구정 때마다 집을 장식하기 위해 그림을 구매하는 수요는 꾸준하다. 항쫑판화는 베트남사람뿐만 아니라 외국사람들에게도 애호를 받고있다.
항쫑판화는 뗏(tết)을 위한 그림과 신앙적인 목적을 위해 사용된 그림의 두 가지 형태가 있다. 항쫑판화의 제목은 보통 “ Bốn mùa”(사계절), “Tố nữ”(베트남의 미녀들), “ Kiều”(베트남 유명인), “ Chim công”(공자), “ Lý ngư vọng nguyệt” (잉어가 달을 보는 그림), “ Thất đồng” (아이 일곱명), “ Tam Đa” (푹Phúc, 록Lộc, 터Thọ “행복, 행운, 장수”를 뜻함) 등이 많이 언급된다.
베트남 전통 아오자이를 입은 미인화 ( Tranh Tố nữ)는 외국사람이 가장 즐겨 찾는 아이템이다. 깊은 인상을 주는 호랑이 다섯 마리 그림은 반짝이는 두 눈을 강렬한 색깔을 사용해서 대담하게 표현해 그림을 통해 용맹함이 묻어난다.

이런 전통은 유교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字迹表现人格 (Nét chữ là biểu hiện của nết người)이라 하여 ‘글자를 통해 사람의 인격이 표현 될 수 있다’는 뜻에서 유래된 것이다. 높은 학식과 고매한 인품은 글을 통해 읽혀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글을 써 준 사람을 Thầy đồ(타이터)라고 하며 이는 중국문자를 가르치는 선생님이란 의미이다. Thầy đồ의 민속 이름은 ông đồ(옹도) 라고 한다.
사람마다 다른 개성, 직업, 나이가 고려되어 신년휘호의 내용이나 글자들도 모두 다르다. 예를 들면 ‘Phúc’(푹 福), ‘Lộc’(록 祿), ‘Thọ’ (터 壽), ‘An Khang’(안캉 安康), ‘Cát Tường’(깍 드엉 吉祚), ‘Như Ý’(느이 如意)등은 가족들의 만사 형통을 소망 하는 바램이 담겨있다. 사업가들는 ‘Phát’(팟 發), ‘Lộc’(록 祿), ‘Tài’(따이 材), ‘Vượng’(브엉 旺) 등을 좋아한다. 신년의 사업이 지난해보다 더 발전하길 기대하는 마음을 담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은 자주 ‘Chí’ (찌 智), ‘Thành’(탄 成), ‘Đạt’(닷 達), ‘Nhẫn’ (년 忍)과 같은 글을 부탁한다. 일반 가정에서는 보통 Phúc(푹 福), Tâm(떰 心)을 좋아한다. 자식들은 부모님에게 ‘Thọ’(터 壽), ‘An Khang’(안캉 安康)과 같은 글씨를 쓴 그림들을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부모는 자식에게 ‘Học’(홉 學), ‘Hiếu’ (히우 孝), ‘Lễ’
(레 禮), ‘Nghĩa’(응이아 義), ‘Tiến’(띠엔 進)과 같은 글씨를 쓴 그림을 통해 자식에게 대한 기대를 소원한다. 신년 휘호와 길상어는 보통 한자로 쓰여졌지만 지금은 대부분 베트남어로 쓰여지고 있다. 현대화된 생활속에서도 지켜지고 있는 베트남의 신년맞이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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