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September 25,Tuesday

2018 구정 일기

※ 2018년 10일

어제 퇴근할 때쯤 구정 보너스를 줬는데 오늘 아침 메니저인 ‘안’의 머리는 노랗게 물들여 져 있었고 구두는 한번도 보지 못한 것으로 바뀌어져 있었다.그녀는 이번 구정에 고향인 하노이에 가지 않는다고 했다. 물어 보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사랑 중이다. 26살 청춘의 사랑이기에 어쩌면 난 구정이 지난 후 많은 축의금을 준비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5년전만 하드라도 내가 강의하는 대학의 학생이었지만 4년전부터 나의 직원이 되었다. 화장기 하나 없던 어린 학생인 그녀가 4년만에 노랑머리에 빨간 입술의 성숙한 숙녀가 되었지만 난 그녀가 성숙해지는 4년동안 쉬지 않고 늙어 갔기에 머리는 흰색이 되어갔고 눈 밑의 지방 살은 더 많이 생겨났다. 아침에 ‘안’에게 “머리 예쁘네” 라고 말하려다가 진심으로 받아 들여 다음에 또 노랗게 물들일 수도 있을 것 같아 그만 두기로 했다. 토요일은 12시 까지만 일을 하기에 아침에 점검 나간 직원들은 아무도 들어 오지 않았다. 나도 구정 때문에 비어져 가는 푸미흥 바닥을 어슬렁거리다가 회사로 가지 않았다. 난 14일 밤 비행기로 호치민을 비운다.

※ 2018년 2월 12일

 

요즘 날씨가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다. 한국에는 올림픽 때문에 북한에서 손님 왔다고 했고 호치민은 구정 때문에 손님들을 고향으로 보내고 있다고 했다. 그래도 회사는 14일부터 연휴 이기에 아직도 비워지지 않고 꽉차 있다. 간혹 과자와 와인 그리고 과일이 비닐로 포장된 산모양의 선물 바구니가 회사로 도착 하여 사무실 구석에 쌓여 있는 것 외에는 아직 구정을 느끼지 못한다. 공장으로 점검 가는 기술자를 교육하고 배치하는 “투”가 아침부터 거울을 보고 여드름을 짜고 있다. “왜 기술자들을 공장에 배치하지 않아?” 라고 물었더니 대부분의 거래처 공장들이 오늘부터 구정 휴무란다. 그래서 그녀는 아침부터 여드름을 짜고 있었고 공장가는 기술자들은 여드름을 짜는 그녀의 주의에 모여 그녀를 구경하고 있다. “투” 도 나의 제자였다가 직원이 되었지만 한국말을 “안”보다 못하기에 베트남 기술자를 교육하고 배치하는 일을 4년째 하고 있다. 정확하게 마음먹고 새어보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항상 10개정도의 여드름이 상주하고 있어 성숙하게 된 그녀를 괴롭히고 있다. 젊어 있을 때 여드름을 경험한 내가 안타까운 마음에 한국 갔다 올 때마다 여러 가지 팩과 여드름 약을 사다 줬지만 별로 차도가 없는듯하다. 내가 여드름 가진 청춘 일 때와 그녀가 청춘이 되어 여드름 가진 이때까지 30년이 흘렀건만 아직도 여드름 약 하나 개발하지 못하는 제약회사들을 그녀 때문에 욕 한적이 많다. 그녀는 고향이 동나이 이기에 13일 밤에 오토바이로 호치민을 비운다고 했다.

※ 2018년 2월 16일

구정의 분위기는 집에 오래 머물려 하지 않았고 작은 아버지들이 현관문을 열고 나갈 때 분위기도 따라 나갔다. 언제부터인가 구정의 분위기는 집에 오래 머물지 않았기에 엄마는 구정 날 빨리 혼자가 되었고 혼자된 엄마를 두고 나도 빨리 나왔다. 밤이 되어 돼지고기를 굽는 식당에서 만난 ‘길태’는 부인이 바뀌어 있었다. 나는 왜 갑자기 부인이 바뀌었는지 물어 보지 않았고 그도 길게 설명하지 않았다. 나는 2018년도 구정 날 밤에 가장 친하다고 말해온 친구의 새로운 부인을 처음 보았고 어떻게 된 일인지도 물어 보지 않으면서 2시간동안이나 할 일없이 소주를 마셨다.

※ 2018년 2월 15일

나는 14일 밤12시에 호치민을 비웠고 15일 새벽 6시 에 김해공항을 채웠다. 온밤을 꽉 채워 날아온 베트남 국적기는 한국에 내리면서 식어 가고 있었고 유리 바깥 쪽에서부터 싸늘하게 얼어오는 느낌이 비행기 안으로 들어왔다. 2018년도 한국의 구정은 얼어 있었다. 내가 타고 온 차 소리에 엄마가 문을 열었고 열린 현관문 사이로 밀려나온 온기가 엄마보다 먼저 밖으로 나오면서 이슬이 되어 떨어졌다. 엄마는 2018년도 한국의 추운 겨울 속에 노출되어 하루도 쉬지 않고 늙어 가고 있었지만 난 그녀의 늙어감을 하루도 막지 못했다. 내가 눈물로서도 막지 못하는 그녀의 늙어 감이 끝나는 날이면 구정이 되어 집에 오더라도 그녀는 현관문을 열고 나오지 않을 것이다. 그녀의 떠나가고 있음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 항상 두렵기만 하기에 그녀의 늙음을 단 하루도 막지 못하는 나의 가소로움이 싫다.

※ 2018년 2월 20일

아침 10시에 김해공항을 비웠고 같은 날 1시에 떤선녁 공항을 채웠다. 나는 베트남국적기의 도움으로 오전에는 한국에서 세금을 내고 있었고 오후에는 베트남에 내려 교민이 되어 있었다. 아파트로 오는 길의 호치민은 완전 비어 있지도 않았고 꽉 차 있지도 않았다. 호치민의 구정도 이제는 완전히 비지 않으면서 완전 차지도 않은 체 그냥 그렇게 지나간다. 도시로 온 인민들은 빠르게 돈맛을 알게 되고 알아 버린 돈 맛 때문에 어떤 인민들은 돈이 없어 고향에 가지 못하고 어떤 인민들은 돈이 많아 고향에 가지 않고 호치민의 쇼핑센터로 들어오게 된다.
우리 직원들의 구정은 21일이 되면 끝이 나지만 호치민의 구정은 25일이 되어야 완전이 끝이 날 것이다. 호치민의 인민들은 26일되면 이미 알아버린 돈맛 때문에 모두 오트바이 몰고 세상 속에 있는 돈을 찾아 갈 것 이고 나는 그들보다 돈맛을 더 잘 알기에 우리 직원과 함께 21일부터 호치민 속에 있는 돈을 찾아 가게 될 것이다. 2018년도의 구정이 아주 싱겁게 끝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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