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September 28,Monday

고상구 하노이 한인회 신임회장

경쟁대신 양보를 통해 아름다운 회장 승계를 이룬 모범적 사례를 보인 하노이 한인회



최근 하노이 한인회가 새로운 집행부를 맞이했다.

지난 2년간 한인회를 이끌어오던 구본수 한인회장이 임기를 마치고 80여명으로 구성된 한인회 운영위원회에서 재 추대되었으나 총회에서 참석자들의 30인 이상의 추천에 의해 또 다른 후보자로 등장한 고상구 후보에게 대의적인 양보를 선언하고 고상구 후보를 단독후보로 추대하여 감동적인 회장 승계를 이루었다. 새롭게 제 10대 하노이 한인회장으로 등장한 고상구 회장을 만나 회장 임무 수행을 위한 마음의 준비를 들어봤다. (대담, 한영민 주필)

한영민 주필 : 먼저 회장 당선을 축하 드립니다. 이번에 전례에 없는 아름다운 승계가 이루었다고 들었습니다. 일반적인 한인회장 선거와는 달리 하노이의 경우 두 후부자가 날 선 경합대신 대승적인 양보로 모범적인 회장 승계를 이루었다는 얘기를 듣고 참 신선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얘기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고상구회장: 개인적으로 구본수 전임회장을 해병 선배로 늘 존경하고 있었지만 이번 구본수 전임회장의 결단에 정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구본수 전임회장은 관례적으로 회장으로 지명되는 과정인 운영위원회의 비밀 투표를 거쳐서 추천을 받은 후라 이제 총회에서 박수로 통과의례만 거치면 회장이 되는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전례에 없던 참석자 추천에 의한 후보자로 제가 등장하자, 선거 들어가기 전에 전격적으로 저는 단상으로 부른 뒤 저에게 양보를 선언하는 대인의 면모를 보여줌으로 경합의 순간을 화합의 기회로 전환하여 모든 사람들에게 큰 감명을 주었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큰 감동을 받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한영민 주필: 아마도 베트남의 한인회의 역사에 영원히 기록해 둘만한 아름다운 장면이었는데 함께 동참하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한인회장으로 그런 과정을 거쳐 선임되었는데 소감을 말해주시겠습니까?

고상구 회장: 낮은 자세로 한인을 위해 일하는 것이 한인회장의 역할이죠. 지금까지 역대 회장들이 다 그런 자세로 역할을 해왔지만 교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남들이 하는 역할에 대표라고 나서서 명예만 누리는 자리 아니냐? 시쳇말로 남의 돈으로 폼이나 잡지, 실질적으로 교민들을 위해 한 일이 무엇인가 하고 물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한인회에 관여하면서 자주 듣던 소리이기도 합니다.그래서 저는 실질적으로 작은 것이라도 교민들에게 한인회의 존재를 느낄 수 있는 활동을 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교민들의 거주지역이 치안이 불안하다면 공안의 협조를 통해 그 지역의 치안활동을 강화하도록 한다던가, 공관의 민원 업무를 위해 방문하는 교민들에게 공관에서 제공하기 힘든 자잘한 서비스를 그들을 대신하여 제공하는 일 등 작은 일로 인해 발생하는 교민들의 불편을 해소함으로 한인회가 교민을 위해 존재하고 또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먼저 보여줄 생각입니다.

한영민 주필: 베트남의 교민사회의 경우 교민들 사이에는 한인회의 운영에 대한 필요성을 못 느끼며 과연 한인회는 필요한 조직인가 하는 의문을 던지기도 합니다. 이런 현상은 물론 베트남의 한인사회가 보다 좋은 삶의 질을 찾아 이주한 이민사회가 아니라 사업이나 공부 혹은 어떤 특정 목적을 위해 장 단기적으로 거주하는 특수한 집단이라, 대표성을 가진 단체에 대한 관심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아마 주로 대기업 파견자가 많은 하노이의 경우 그런 사고가 더 심화될 수 있는 분위기일 텐데 이런 교민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한인회가 해야 될 일이 무엇일까요?

고상구 회장: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먼저 한인회비를 내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얼마가 되었든지 간에 회비를 내고 나면 관심이 높아진다고 믿습니다. 그러면 어떻게하면 보다 많은 교민들이 회비를 내도록 유도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한인회가 해야 할 일이 되겠죠. 저는 한인회원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주는 방안을 강구할 생각입니다. 예를 들어 호찌민의 코참이 현재 시행하듯이 코참 회원증을 제출하면 병원이나 한인업소에서 할인을 받는다던가 하는 회원만이 누리는 실질적인 특혜를 주게 된다면 일부로 찾아와 회비를 내고 회원증을 받아가는 사람들도 많아지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운영하는 K-MART 같은 곳에 한인증을 소지한 회원에게 몇 프로 활인을 한다고 하면 한인회비는 기본적으로 필요한 생활용품을 구입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보상받고 남을 수 있습니다. 또한 교민들은 일단 일정회비를 내고 회원으로 등록한 이상 한인회에 대한 관심과 애착이 좀 더 커지리라 믿습니다. 그렇게 교민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정식으로 회비를 내는 회원 수를 늘리는 방안을 강구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한인회가 한인사회의 대표성도 갖게 되고 또 필요성도 인정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한영민 주필: 한인사회를 대표하여 베트남 공공기관과 협조를 갖고 또 우리 공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중에 미흡한 것을 한인회가 대신 채워주는, 전체 한인사회를 위한 사업과 동시에 한인회원에게만 특전을 부여하는 방안을 따로 마련하여 한인회원수를 늘려 한인회에 대한 교민들의 관심을 늘이겠다는 말로 정리가 되는가 봅니다.
얼마 전에 베트남 통합 한인회라는 조직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통합한인회장에 호찌민 한인회장이 선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 조직은 왜, 그리고 어떻게 형성된 것입니까?

고상구 회장: 그 조직구성에는 제가 관여하지 못해서 형성과정은 잘 모릅니다. 단지 통합하여 함께 힘을 모우는 것은 당연히 좋습니다만 또 다른 옥중옥이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현재 각각의 한인회가 지역의 특성에 맞게 활동하고 있는데 통합조직이라는 것이 생겨서 그 조직이 또 따로 자금이 배정되고 별로 정관에 의해 운영되어야 한다면 긍정적으로 받아 들일 수는 없습니다. 그저 상징적인 존재로 남아서 서로 협조할 수 있는 일들이 생기면 그것을 조정할 수 있도록 서로 협의하는 정도의 조직으로 남아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지 않아도 이번에 통합 한인회장으로 선임된 이충근 호찌민 한인회장으로부터 조직 구성 등에 대한 공문이 왔는데 답변을 좀 미루고 있습니다.운영위원회나 이사회를 거쳐서 의견을 수렵한 후 답변할 생각입니다.

한영민 주필: 저는 호찌민에서만 살아서 하노이를 잘 모릅니다. 하노이와 호찌민 어떻게 다르다고 생각합니까?

고상구 회장: 저도 하노이에 처음 왔을 때 하노이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습니다. 하다못해 하노이가 수도인 줄도 몰랐으니까요. 그런데 이곳에 살다 보니 이제 좀 알만합니다. 베트남은 하노이가 맞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근면하고 끈질긴 근성에 오랜 역사의 격랑 속에서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신중함까지 배어져 있는 베트남 민족이란 하노이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라 봅니다. 베트남의 원래 정착지인 북부지역의 경우는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동남아 국가라기 보다는 역사와 문화에서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은 동북아 민족의 성향을 닮은 것으로 보입니다. 나중에 베트남으로 영입된 남쪽 지방의 사람들과는 여러 가지 면에서 좀 다른 성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하노이 교민사회에 대한 말씀을 드리자면, 현재 교민수가 2만에서 2만 5천정도인데 이것은 고작 2년 정도에 100%가 증가한 것입니다. 최근 삼성전자의 제 2공장이 세워지고 그에 따른 여러 공장들이 진입하게 되면 당장 1만 여명이 더 증가됩니다 또 비슷한 업체들의 투자와 진출을 쉽게 예상한다면 앞으로 한 2년여 사이에 약 5만에 가까운 대규모 교민사회가 이루어지리라 생각합니다.

한영민 주필: 교민사회가 2만 정도가 되었을 때 대 교민사업의 시장이 시작된다고 보는데, 하노이가 바로 이 시기인가 봅니다. 그렇게 대 교민 사업이 많아지게 되면 교민사회가 본격적으로 형성되면서 한인회와 같은 교민단체의 필요성이 부각되는 중요한 시기에 중임을 맡으신 것 같습니다. 하노이 교민사회의 특징은 어떤 게 있을 까요?

고상구 회장: 대부분 교민들이 한국의 기업에서 파견 나오신 분들이 많아서 그런지 교민사회의 존재에 대한 기본적인 관심이 덜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 입니다. 그렇지만 관심을 갖는 행사에는 대충 넘어가는 법이 없죠. 한인회도 자칫하다가는 자질이 떨어지는 단체로 비춰질 수가 있어 운영위원 선정이나 회장단 구성에도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이곳 하노이 날씨처럼 좀 무겁고 차가운 느낌의 사회이기도 합니다. 대 교민사업도 어느 정도 규모와 상급의 제품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북부 베트남 인들의 취향이 남쪽과 다르다는 점도 유의하셔야 합니다. 중국의 영향을 받아왔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뭔가 감이 잡힐 수 있을 것입니다.

한영민 주필: 개인적 질문입니다. 베트남에는 언제 오셨습니까?

고상구 회장: 저는 2002년 옛말대로 친구 따라 베트남에 온 경우입니다. 저는 당시 가업으로 물려받은 악세사리로 한국에서 사업을 영위하던 중 친구의 조언으로 이곳에 와서 베트남에 투자를 한 것이 시작인데, 제법 많은 돈을 투자한 백화점사업은 6개월 만에 손들었습니다만, 그게 약이 되었는지 현재는 스타 코리아라는 인삼전문 유통업체와 K-Mart를 86군데 운영하고 있습니다 .2005년 한국의 SBS에서 베트남의 인삼왕이라는 타이틀로 저에 대한 소개를 한 적이 있을 정도로 인삼을 베트남에 많이 팔았습니다. 현재도 베트남의 거의 모든 곳에 제가 수입하는 인삼을 뿌리고 있습니다.

한영민 주필: 부자 한인회장이라 돈 문제는 안 생길 것 같네요. 아무튼 앞으로 본격적인 교민사회로 성장하는 시기에 중요한 임무를 맡으신 것을 다시 한 번 축하 드립니다. 앞으로 자주 좋은 뉴스 거리를 만들어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하시고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

고상구 회장: 열심히 하겠습니다. 저는 한국의 강동 JC 회장과 한국 JC 중앙회 감사를 하면서 사적 단체의 조직운영에 대한 기본적인 노하우를 어느 정도 익힌 경험이 한인회 운영에도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아직 부족한 것은 많지만 12년 베트남 생활의 경험과 그 동안 한인회에 봉사하던 경험을 귀하게 여겨 베트남 생활에서 느끼던 아쉬운 부분을 채우고, 한인회의 운영 틀을 공고히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고상구 회장은 58년 개띠, 대구 출신으로 대한민국 액세서리의 대부로 알려진 부친, 고 고만석 옹의 가업을 이어받아 일찍 사업에 뛰어든 청년 사업가 출신이다. 한국의 인삼을 베트남에 처음 뿌린 “베트남 인삼왕”으로 한국과 베트남 여러 매체를 통해 소개된 적이 있는 유명한 인물이다. 삼겹살에 콜라를 마신다는 알코올 장애인으로, 술로 인한 로비가 원천 봉쇄된 드라이한 인물이다. 외양보다는 실리를 추구하는 실사주의 성품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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