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June 22,Friday

대책없는 문제들

 

요즘 소음이 갑자기 저희 생활 속으로 들어왔습니다.
약 한달여 전부터 아파트 바로 윗집에서 내부 공사를 하는지 아침 8시부터 저녁 5시까지 정확히 업무 시간과 동일하게 하루에 8시간 씩 공사 소음을 만들어 내는데 그 바로 아래에 위치한 저희 집에서는 그 공사현장이 그대로 재현됩니다. 저야 업무시간 동안에 회사에 가니 관계없을 수 있지만 집에 남아있는 어부인은 그야말로 하루종일 자신과 전혀 관계없는 소음 뿐인 공사현장을 지켜야 한다고 강요당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파트에서는 부주의한 발자국 소리도 층간소음 문제가 될 정도로 소리가 증폭되는 곳인데 바로 위에서 각종 공사기계로 깨고 부수고 드릴을 하고 못질을 해대는 윗집 인간의 그 뻔뻔한 낯짝이 어떻게 생겼는지 한번 보고 싶습니다.
한국 같으면 이미 칼부림이 나고도 충분한 상황일테인데 이 곳에서는 아무도 불평하지 않습니다. 그런 공사 소음은 저희 집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은 불 보듯이 뻔한데 이웃 중에 그 누구도 그 공사에 대하여 항의했다는 소리가 없습니다.
베트남은 이런 이웃의 배려에는 참 무심합니다. 자신의 행사나 일로 이웃에 불편을 주는 것을 자신들의 권리 행사에 따른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지 전혀 배려하지 않습니다.

베트남은 한마디로 소음 천국입니다.
새벽부터 들려오는 오토바이 엔진 음을 시작으로 일반 도로에서 끊임 없이 울려대는 클락션 소리, 길이든 아니든 사람이 모인 곳에서 게의치 않고 목소리를 높이는 목소리 소음, 야간에 늦은 시간에 온동네가 떠나가도록 울려대는 가라오케 소리도 대책이 없게 만들지만 그런 소음들을 피해 조용할 것 같은 강변 아파트로 이사를 했더니 야밤에 강을 떠도는 배들의 우렁찬 엔진 소리가 이사 잘 왔다는 환영인사를 대신합니다.
아무튼 베트남 어디를 가도 소음으로부터 안전한 곳이 없습니다. 문제는 모든 사람이 이런 소음에 대체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원래 주변인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기 위해 목소리를 낮추기로 유명한 일본 주부들 조차 베트남에서는 과감하게 큰 목소리를 내며 아파트 주변 소음을 증폭시키는데 일조합니다. 이게 어찌된 일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베트남도 언젠가는 소음이 사회문제가 되고 이런 소음이 우리 생활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 등을 살피는 날이 올 것으로 기대를 하지만 당장 지금은 소음으로 인한 불편을 감수해야 합니다. 바로 그것이 문제입니다. 대책이 없다는 것, 그래서 그저 감수하며 사는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문제인 셈이죠.

세상을 살다보면 이런 대책이 없는 문제들을 가끔 마주합니다. 나로써는 어쩔수 없다고 손들고 기대를 접을 수 밖에 없는 일들. 개인적인 일이 이러하다면 스스로의 능력의 한계를 느끼게 되고, 그것이 사회문제라면 우리 사회의 무능이 드러나는 듯하여 더욱 안타까운 일이 됩니다. 실제로 우리 일반인들은 누구나 이런 감정을 아주 쉽게 그리고 자주 느끼면 사는 듯합니다.

나라의 정치가 맘에 안들어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 그저 욕이나 하며 정권이 바뀌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죠. 그뿐이겠습니까, 하다못해 비행기 출발 시간이 제멋대로 연기되어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기다리는 것 외에는 없다는 것이 바로 우리가 처한 현실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많은 문제들이 우리 능력으로는 전혀 해결에 도움이 안되는 사안들이 많습니다. 오로지 자신의 문제만이 대책이 있는 셈입니다. 대표적으로 자식들 문제도 대책이 없는 쪽에 속하지 않나요? ㅎㅎ
요즘은 한국의 정세가 맘에 안드는 양반들이 많은 가 봅니다. 많은 이들이 한국에서의 기대를 접은 듯합니다. 베트남에 거주할 아파트를 찾아달라는 지인들이 늘어납니다. 이런 것이 바로 우리의 한계입니다. 세상 돌아가는 것이 맘에 안들지만 그에 저항 할 것이라고는 제 몸둥이 하나 밖에 없는 상황, 그래서 할 수 있는 것이 고작 거주지를 옮겨 그 꼴을 안 보겠다는 소심한 복수가 일반 국민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입니다.

우리 호찌민 교민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복수의 회장이 나타나도 일반 교민들은 그저 손 놓고 쳐다보는게 전부입니다. 고작 한다는 것이 공관에 몰려가서 해결책을 내 놓으라고 떼를 쓰는 정도인데 공관이 민간단체에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안 들어도 뻔한 정답만 나옵니다.
이제는 그저 시간이 지나서 그 상처가 철저히 곪고 썩어서 언젠가 저절로 새살이 돋아 나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습니다.
묵묵히 기다리는 것, 세상의 모든 횡포에 우리 일반인이 보여준 유일한 저항 책이자 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합니다. 세상에 시간을 이기는 것은 존재하지 않으니 말입니다.
우리는 묵묵히 기다릴 것입니다.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 갈 때까지. 그저 속절없이 세월만 보내는 것이 바로 최선의 대안이 되는 이런 상황이 참 안타까울 뿐입니다.
요즘 호찌민 교민사회가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마치 18세기 미국의 서부극의 무대 같은 모습입니다. 이 사회에서 화제가 되는 인물들의 행동이 그렇다는 것입니다. 별로 이익될 것도 없어 보이는 작은 사회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람들은 마치 서부로 보물을 찾아 나선 카우보이들 처럼 행동이 범상치 않습니다.

빌리 더 키드나 제시 제임스같은 무법자들이 활개치고 또 한편에서는 와이어트 어프와 같은 보안관들이 등장하기도 하고, 새로운 철도 사업에 투자하는 손 큰 장사치에 인디언을 잡아 대통령이 되기를 원하는 카스터 장군까지, 마치 법도 질서도 없이 그저 각자 총으로 자신을 지키던 거친 서부시대의 상황과 같아 보입니다. 정돈되기까지는 아직 많은 세월을 필요로 하는 와일드 웨스트(Wild West) 입니다.
이제는 연방보안관이 나서 질서를 잡을 만한 시점인 것 같은데 아직 타이밍이 이른지 아니면 이런 잡일까지 일일히 돌 볼 여력이 없으신 듯 그저 구경만 하고 계십니다.

이런 무질서가 시작된지 벌서 수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혼란은 계속됩니다. 지난해 뜻있는 양반이 나서 이 상황을 정리 하겠다고 몸부림을 쳐봤지만 결과는 오히려 안하니 만 못한 꼴이 되어버렸죠. 그런 상황을 겪고나니 이제는 무책이 상책이 된, 대책없는 사회가 되어버렸네요.

이제 유일하게 기대하는 것은 누군가 당사자들이 이 상황을 자각하여 자신을 버리고 대의를 살리는 살신성인의 역할을 하는 것인데 과연 기대해도 되는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누군가 그럴 마음이 있다면 저희 씬짜오 베트남은 그분에게 인터뷰 문호를 개방하고자 합니다. 저희는 그가 빌리 더 키드인지 제시 제임스인지 아니면 와이어트 어프인지, 혹은 인디언을 잡는 카스터 장군인지 관계없습니다. 단지 확실한 문제 해결을 위한 직접적인 키만 내 놓으시면 됩니다.
새싹이 움트는 새봄, 이제 우리도 뭔가 새로운 싹을 피워볼 만 할 때가 되지 않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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