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July 18,Wednesday

ACC 카이로프랙틱 의사 백한인

북한산,도봉산 등산길에서 북촌과 4대문 일대를 거닐며
한국과 깊은 감정적 교감을 나누었습니다.
전생에 고구려 혹은 백제의 침술사 였을지도 모르는 강렬한 느낌을 준 한국.
베트남에서도 저는 한국을 느낍니다.

“호찌민 1군에 위치한 척추교정 전문병원의 미국인 의사가 한국어로 진료를 하고 있어 놀랬어요.
결린다, 뻐근하다는 어려운 단어의 이해를 넘어 참기름 소금장에 찍어 먹는 삼겹살을 좋아한다는
일상대화에서도 한국을 향한 특별한 관심과 애정을 느낄 수 있었어요.
이런 궁금하고 이색적인 분 피플 코너에서 취재해주세요.”

카이로프랙틱이라 함은 밥 먹다 갑자기 턱이 훌렁 빠지거나, 팔이 어긋나거나, 틀어진 골반을 맞출 때 ‘우두둑 뚝딱 뚝딱’ 소리만으로도 이미 치료가 된 듯한 일명 뼈 맞추는 병원 정도의 개념으로 알고는 있다. 그 의료행위에 대한 궁금증의 선행 외에 그곳의 미국인 의사가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고 있으며 한국 문화와 경제, 사회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니. 그것도 이곳 베트남에서 말이다. 취재를 위한 걸음에 바쁨이 묻어난다.

▶ 반갑습니다. Dr.Wade Brackenbury 맞으신가요?
(명함을 서로 건네 받았다. 의심의 여지없이 한글 융단 폭격을 해볼 참이다.)
“안뇽하쎄요. 져는 백한인 입니다.”
“척츄 교정 전문의 입니다.” “1964년 생으로 용띠 입니다”
“셩함이 예미해 이세요?” “기자님 성씨가 굉쟝히 흔하지 않은 것이네요.” “처음 봅니다. 한자로 어떻게 씁니까?”

▶ (귀를 의심했다. 용띠? 미국사람이 자신의 나이를 띠로 설명을 하다니 게다가 한국인의 성씨에 대한 스스럼 없는 질문이라니. 놀랍다. 한글에 대한 언어학적인 유창성을 떠나 좀 더 깊이 있는 대화도 가능할까? 도전적인 인터뷰가 되겠다.) 네에 희귀한 성이지요. 한자를 알려드리겠습니다. 백한인 이라는 한국이름은 무슨 뜻이지요? 언제, 누가 지은 것인가요?
1883년에 침술학 공부를 위해 한국을 갔어요. 그곳에서 한국인 친구들을 많이 만났죠. 짓궂고 장난기 많았던 친구 한명이 너는 ‘하얀 한국사람’ 이란 뜻으로 백(白) 한(韓) 인(人) 이라고 이름을 지어줬어요. 다소 엉뚱한 발상으로 지었지만 생각해 보면 딱 들어맞는 이름이지요. 그만큼 저는 한국을 좋아합니다.

▶ 카이로프랙틱에 대한 설명을 좀 해주세요. 그런 다음 한국생활에 대한 연결로 넘어가죠.
카이로프랙틱(Chiropractic)은 그리스어에서 파생되었는데, 손을 뜻하는 ‘카이로(chiro)’와 치료를 뜻하는 ‘프랙틱스(praxis)’의 합성어로, 약물을 사용하거나 수술을 하는 대신, 신경, 근육, 골격을 다루어 치료하는 대체의학 분야입니다. 신경-근육-골격 체계의 장애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진단, 치료, 예방하는데 관심을 두는 의료 분야로서 수기치료법이 강조됩니다. 주로 척추를 중심으로 골격과 근육을 신경계와 연계하여 병을 진단하고 치료하지요. 저희 병원에서는 물리치료와 여러 의료방법을 포용하는 포괄적 치료요법을 적용합니다. 하노이와 호찌민에 3개의 병원을 운영하고 있어요. 저는 미국에서 의사 면허를 취득하고 태국, 홍콩, 말레이시아에서 진료를 하다 베트남에 온 지는 13년이 됩니다. 16살에 사고로 허리를 심하게 다쳤었죠. 여러 치료행위에도 차도가 없다가 독일의사의 침술 치료로 큰 효과를 보게 되었어요. 의사활동 중 침구학 공부를 위해 1983년 한국을 방문하게 됩니다.

▶ 한국과의 첫 인연 이시군요.
아닙니다. 그 당시 한국은 이미 제게 낯선 땅이 아니었어요. 저는 미국 아이다호의 시골 출신입니다. 동양인을 만날 일은 더더욱 없는 그런 곳이죠. 그런데 고등학교때 옆집으로 한국인이 이사를 왔어요. 이웃사촌이 되었고 한국의 음식과 문화, 간단한 인사말을 배우게 되었죠. 그즈음 삼촌과 친척들의 한국전 참전에 대한 역사적인 이야기도 듣게 되었고 마음속에 한국을 품게 됩니다.

▶ 한국생활은 어땠을까요? 한국 음식이 처음엔 힘들었을 텐데요. 다른 문화에 적응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참 이상한 일이지요. 맵고 다소 강한 된장, 젓갈, 양념 같은 것들도 제 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여태 먹고 살았던 집밥처럼 너무 익숙했고 맛있었어요. 제일 좋아하는 한국음식이 된장찌개입니다. 삼겹살을 참기름장에 찍어 먹으면 너무 행복합니다. 베트남에서 살고 있지만 1주일에 3번은 한식을 먹을 정도지요. 등산을 좋아했던 저는 일요일마다 관악산,도봉산,북한산 등을 다니며 한국의 산야에서 깊은 한국인의 정취를 느꼈고 도심속에서도 한국건축의 아름다움과 역사적 이야기를 담은 모든 문화재에 깊은 인상을 받았어요. 역사책을 닥치는 대로 읽었습니다. 역사실록과 왕조에 특별히 관심이 많았고 한국의 처음과 오늘을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가 되었죠. 한글은 자동으로 학습이 되었어요.

▶ 한국인인 저도 역사는 어려운데 정말 대단하십니다. 역사 퀴즈 대결하면 제가 질것 같은데요. 한국인 환자가 많은가요? 미국인 의사 눈에 비친 한국인은 어떤 모습일까요? 베트남 사람들과 어떤 다른 관점을 가졌을까요? 환자 입장으로 우리들의 모습 궁금하네요.
한국인들은 시간개념이 철저합니다. 약속시간 전에 와서 진료대기를 하지요. 정확하고 원리원칙을 중요하게 여기는 듯해요. 관계에 있어서도 굉장히 깊고 뜨거운 것을 느낍니다. 감정의 오르내리는 정도가 바쁘고 강하지만 감추지 않는 솔직함으로 이해됩니다. 진료시에는 정확한 시간과 비용을 1순위로 여깁니다. 반면 베트남 사람들은 비용도 기다리는 대기 시간도 개의치 않습니다. 급한 응급환자의 앞선 치료에도 무척 관대하지요. 비용도 따지지 않아요.다만 치료효과에 집중합니다. 치료전에 충분한 대화를 통한 구체적인 치료방향과 진행경과에 대한 수치화를 미리 요구합니다. 이것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폭발을 하지요. 국가별로 다른 국민성과 문화의 차이를 느낍니다.

▶ 한국 여행 계획 있으세요?
네, 내년 겨울에 설악산의 988m 폭포 빙벽등반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벌써 무척 기대가 되고 설레입니다. 한국은 그저 생각만으로도 제 가슴을 뛰게 하는 나라입니다. 베트남에서 오늘을 살고 있지만 두고 온 고국의 그리움처럼 한국은 제 게 늘 가고 싶은 향수병을 일으키는 ‘정’의 나라 입니다.오늘 저녁은 뚝배기 돼지불고기 백반을 먹을까봐요. 입안에 침이 고이네요.

중국에서 찾아온 오랜 환자를 맞으러 급히 자리를 뜨는 그가 왠지 낯설지가 않다. 한국어로 우리의 문화와 국민성을 역사속에 녹여내는 그는 이미 한국인 ‘백한인’이었다. 치료효과에 보다 집중하며 급한 환자를 향한 기다림의 배려를 보이는 베트남인들을 나는 과연 얼마나 알고있는가? 나 또한 그들의 ‘Thuy’나 Tham’이 될 수도 있음이 아닌가. 월남 파병한 아버지의 청춘이 머물렀으며, 경제개발을 위한 남편의 땀이 묻은 이나라를 나도 그와 같은 특별하고 사랑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보리라. ‘아는 만큼 보인다’ 잘 보기 위해 잘 아는 노력이 필요한 지금이다. 미국인 의사 눈에 비친 한국과 베트남이 거울처럼 반사되어 내눈에 맺힌다.
(예미해 : beautisea@hanmail.net)

99 Nguyen Du, P. Ben Thanh , Q.1, HCMC / +84 28 3939 3930
113 Nguyen Trai st, P.2, Q.5, HCMC / +84 28 3838 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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