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April 20,Saturday

성공하는 조직

회사나 조직의 특성을 분류한 연구 결과를 최근 읽었습니다.
회사 직원을 뽑을 때의 특징을 보고 분류를 했는데, 직원을 뽑을 때 가장 우선하여 보는 기준을 중심으로 분류한 것입니다.

회사 조직의 유형
A라는 회사는 직원을 뽑을 때 현재 보유한 기술을 최우선으로 보는 전문가(professional) 형회사입니다. B라는 회사는 당장의 가진 기술보다는 미래에 초점을 맞춰 앞으로 상황에 잘 대처하며 회사를 발전시킬 능력을 지닌 인재를 선호하는 주역(star)형 회사입니다. C라는 회사는 기술이나 능력보다도 회사의 이념이나 분위기에 잘 동화하고 충성심을 보일 수 있는 감성적 직원을 선호하는 헌신(commitment) 형 회사입니다.
이런 회사의 분류는 철저히 창업주의 주관적 사고의 차이에 의해 정해지는데 과연 어떤 형태의 회사가 생존할 수 있을 까 하는 것이 관심의 초점입니다. 이 각각의 회사는 관리 자체도 다릅니다.
전문가형이나 주역형 회사는 직원들에게 과제를 던지고 자율적으로 도전해보라는 의욕을 불러 일으키며 조직을 관리하지만 헌신형 회사는 조직간의 강한 감성적 유대감을 조성하는 데 중심을 두고 관리합니다. 이런 조직에서는 ‘가족’이나 ‘직원간의 유대’ 등 감성적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런 각 유형의 회사를 10여년을 두고 추적 관찰한 연구 결과를 보면, 직원의 충성을 기대하는 헌신형 회사가 일차적으로 가장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나와있습니다. 헌신형 조직을 꾸린 회사의 실패율은 ‘0’ 였습니다. 반면에 스타를 중심으로 꾸린 주역형 회사의 실패율은 상당히 높게 나타났는데, 거기에 기술자를 중심으로 꾸린 전문가형 회사의 실패율은 주역형보다도 3배 이상 높게 나타났습니다. 또한, 헌신형 조직을 가진 회사가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확률은 주역형 회사의 3배, 전문가형 회사보다 4배 이상 높다고 합니다.
이 연구에 따르면 각 창업주들은 실제로 어떤 타입의 조직으로 회사를 시작했는가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전문가형 조직을 선호한 창업자가 31%로 가장 높고 그 다음 헌신형이 14% 주역형이 9%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나머지 창업자들은 독재형 관료형 등으로 나타났고 각 유형을 혼합한 조직이 나머지를 차지 했습니다. 그러니 기업이란 창업부터 창업자의 사고에 따라 생존 가능성이 심하게 차이를 드러낸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아무튼, 이런 사례를 보면 회사를 창립할 때 가장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는 하나의 조건은 기술이나 능력보다 회사에 높은 충성심을 보일 헌신적 직원을 중심으로 조직을 꾸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조직을 구성하기 위한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창업자가 그 분야에 관한한 누구보다 유능한 인재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기술이나 능력보다 헌신을 요구할 수 있는 기본 상황이 만들어집니다.

헌신형 조직의 문제점
그러나, 그런 헌신형 조직으로 생존에 성공한 후, 보다 큰 규모로 도약하는 단계에 접어들면 얘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즉, 헌신형 조직의 약점, 다양성의 부족이라는 양날의 칼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런 다양성의 부족은 격변하는 시장의 흐름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방해합니다. 결국 우리끼리 잘난 맛에 살며 외부의 변화를 비웃다가 심각한 국면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런 국면을 타개하기 위하여 혹은, 회사 규모가 팽창함에 따라, 외부 인재를 영입해야하는데 이런 조직은 그런 외부 수혈에 강한 거부감을 보입니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동안 감성적인 교감을 중심을 조직을 꾸린 터라 신규 직원 역시 비슷한 사람을 선호하기 때문에 우리와 다를 수 있는 다양한 인재의 영입은 초기부터 저항에 부딛치고 설사 영입된다고 해도 능력보다 감성을 중시하는 조직 문화에 순응하라는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배척되는 경향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우리끼리 문화가 변화를 거부하는 것이죠. 이러한 조직의 장단점은 각 산업 분야에서 다르게 나타납니다.
예측가능하고 안정적인 산업에서는 헌신형 조직으로 강한 유대감을 발휘하는 회사가 힘을 발휘하지만 컴퓨터, 우주, 항공 분야처럼 부침이 심한 산업분야에서는 강한 조직문화로 얻을 수 있는 강점이 사라집니다.
강한 조직문화를 가진 회사일 수록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기 힘들고 외부로부터 고립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업계의 다양한 의견이나 흐름을 인지하기 힘들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설사 창업주가 그런 업계의 변화를 인지하여 그에 부응하기 위한 해답을 구하려 한다해도 이들은 자신과 같은 시각을 가진 동료나 친구들에게 자문을 구하기 때문에 실제로 필요한 다양한 의사 수렴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또 다른 특징으로 드러났습니다.
헌신형 회사를 만든 창업주들은 대부분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을 상대하기에 불편해하고 대신 유사한 사고의 사람들과 적절한 합의를 거쳐 진로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바로 헌신형 조직이 변화해야 할 지향점이 숨어 있습니다.
그들은 친구가 아닌 전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적극적으로 자문을 구해야 하고, 그 다양한 의견을 회의 의제로 올리고, 내정한 논의를 거쳐 자신들의 과오를 바로 잡는 혁신을 시도해야 합니다.
가족과 같은 강한 조직일수록 조직원의 근무 행태를 비판하는 일을 기피하게 되는데 더 큰 성공을 이끄는 조직을 만들기 위하여는 결속력의 손상을 감수하고라도 논리적인 비판과 외부의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는 변화를 받아 들여야만 합니다.
이런 혁신이 그 조직의 생존을 위한 길이라는 “공동의 목표”에 대한 합의만 이루어진다면 가능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의견의 차이를 수용하는 열린 자세
결국, 성공을 보장하는 기업의 진정한 조직이란, 헌신형의 직원으로 구성된 강한 유대감을 가진 조직이지만 동시에 조직 구성원간의 업무에 대한 비판과, 우리끼리와 다른 의견들을 겸허하게 경청하고 수용하는 유연한 자세를 동시에 가져야 한다는 결론을 얻습니다.
강한 자부심과 동시에 자기성찰, 그리고 다름의 포용이라는 공존하기 쉽지 않은 자세를 동시에 지녀야 합니다. 특히 다름의 포용, 이견의 수용이란 심각한 난제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사는 세상의 모든 갈등은 생각의 차이에서 시작하는 듯합니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성격의 차이, 인성의 차이, 시각의 차이, 가치관의 차이 등 모든 것은 바로 생각이나 의견의 차이를 구체적으로 나타내는 표현일 뿐입니다.

“사실 우리가 서로에 대하여
절대로 용서하지 않는 유일한 죄는
의견차이 뿐이다”
– Ralph Walso Emers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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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현명한 삶의 비결이 담겨 있는 듯이 보입니다. 자신과 다른 이견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자신의 생각에 유연한 여지를 두고, 변화의 가능성을 열어놓는 자세.
우리같이 그저 평범한 범인들이 자신의 의견과 배치되는 이견을 포용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경영자로써 회사의 일이 자신에게만 국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인식한다면 자신의 생각만을 고집하기 전에 한번은 돌아보아야할 과제이기도 합니다.
최근 조직을 강화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저희 회사도 겪는 문제이기도 해서 정리도 할 겸 한번 돌아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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