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September 25,Tuesday

성균한글백일장대회 금상 수상자

80여명이 참가한 성균관대 한글백일장 대회였다.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에서 온 한국어학과 학생들이 손을 모으고 진행자를 주시한다. 그 간절함이 너무 아련해 자꾸 눈물이 삼켜진다. 가작, 장려, 은, 동상이 발표가 되었고 금상만 남겨둔 상태다. “설마 나는 아니겠지?” “그래도 내가 되면 좋겠다.” 한국대학 석사 전과정 무료 지원 혜택으로 이대회는 이미 이들에게 꿈의 대회가 되었다. “생활비는 알바를 할거고 갈수만 있다면 저는 어떤 경제적 어려움도 극복할거에요.” 옆자리 하노이 인사대 4학년 남학생은 얼굴이 상기되어 보고 있기 입이 탄다. 우리에겐 너무나 당연한 한국어를 이처럼 온힘을 다해 갈구하는 이들을 마주하고 있자니 이미 다 가진것에 대한 감사를 잊은 나를 보는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다. 금상 호명자는 여학생이었다. 가녀리고 앳된 얼굴이 걸그룹의 누굴 닮은것 같기도 하고 너무 놀라 무대에서 울먹인다. 나도 모르게 환호와 함께 힘찬 기립박수를 보내고 있다. ‘Tran Nguyen Minh Thu’ 밍트 라고 자신을 소개한 귀여운 이름의 이학생을 지금 만나본다.

 

금상 입상 축하해요. 무대에서 몹시 떨렸죠? 보고 있던 저는 너무 대견하고 감격스러워서 주책시리 눈물이 났어요. 소감과 소개 부탁해요.
안녕하십니까? 저는 호찌민 인문사회과학대학교 한국학부 4학년 ‘Tran Nguyen Minh Thu’ 쩐응우엔밍트라고 합니다. 제 이름이 호명되자 머릿속이 하얘졌어요. 멋진 수상소감을 말했어야 했는데 너무 떨려 서있기도 힘들었어요. 씬짜오 베트남은 한국어 공부를 위한 저의 오랜 교과서 였는데, 제가 여기 피플 코너에 소개된다니 믿기지가 않아요. 베트남내에서 현재 일어나는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한글로 접할 수 있고 다양한 컨텐츠로 독해력을 향상 시킬 수 있는 잡지 활용은 한국어 공부를 위한 최고의 교재 이지요. 저는 베트남 서부고원 지방의 자이라이 (Gia Lai) 성에서 2녀 중 장녀로 태어나 자랐습니다. 통신 회사에 다니시는 아버지와 작은 가게를 운영하고 계신 어머니 그리고 17살 여동생이 있어요. 저는 현재 학업때문에 호찌민에서 자취를 하고 있지요. 제 취미는 그림 그리기, 공포 영화 보기, 한국 웹툰 보기입니다. 그리고 저는 손 글씨 쓰기를 좋아해서 필기를 생활화 해요.
역시 실력의 숨은 비밀이 필기에 있었군요? 왜 한국어를 전공하게 되었나요?
베트남에서는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드라마와 음악을 쉽게 접할 수 있어요. 하지만 한국 아이돌이나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전공선택의 목적은 아니었습니다. 언어에 관심이 많았던 저는 초-중-고등학교에서 이미 익힌 영어 외에 다른 언어에 관심이 생겼고 일본어, 중국어, 한국어에 대한 선택 고민이 시작되었어요. 각 언어에 대한 언어학적인 원리와 역사에 대한 초기 호기심을 채워갔고 한글의 탁월한 조합원리와 그 생김새의 귀여움에 매료되었습니다.

한국어에 대한 학문적 접근이 시작되었겠군요.하지만 대학공부만으론 대화의 유창성과 표현의 확장을 이루긴 힘들었을텐데요. 도움을 줄 한국인이 있었나요? 한국어를 주로 어떻게 공부하나요?
한국학과 입학 후 초성부터 차근히 한국어를 공부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비법을 물어보시는데 단언컨데 제비법은 ‘노력’입니다. 할수 있는 모든 컨텐츠와 미디어를 활용했고 절대적인 시간의 양도 채워나갔어요. 교과서에서 나오는 내용 외의 KBS World 라디오를 통한 일상회화 익히기, 드라마를 통해 한국어 말투나 억양 배우기, 동화책처럼 쉬운 책부터 읽어보기, 자주 쓰는 표현이나 새로운 단어는 웹툰을 통해 배우기, 한국 음악을 듣고 노래 가사의 뜻을 이해하고 단어와 표현을 배우면서 따라부르기 등 도움이 될만한 모든 것을 다 적용해요. 즐겁기만 하진 않았구요. 힘들기도 했고 더디게 실력향상이 되기도 했지만 저는 지금도 그저 노력하고 있어요.

이번 성대 백일장 대회는 어떤 계기로 참가했나요? 그간의 노력에 대한 실력 점검 차원 이었나요?
저는 4학년으로 곧 졸업을 합니다. 졸업 전에 한번은 이런대회에 참석하고 싶었습니다. 교수님께서 성대 백일장에 대해 알려 주셨고, 한국 유학의 꿈을 늘 품고 있던 저는 이번 백일장 대회가 좋은 기회가 되겠다고 판단했어요.

‘화해’ 라는 글제를 보고 어떻게 써야할지 어디에서 아이디어가 떠올랐나요? 평소 이 같은 주제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연습을 했나요?
고등학생 때 라디오 동아리 활동 당시 친구들이 보내준 사연중에 ‘화해하자’ 라는 내용이 떠올랐죠. 베트남 전쟁에 얽힌 역사적인 과오를 극복하는 한국의 노력에 관한 ‘미안해요 베트남’ 활동도 생각이 났습니다. 화해하기 위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아이디어가 글제를 표현하는데 도움을 줬어요. 화해는 진정한 마음과 대화, 서로의 사연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에서 비롯되며 이를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 화해를 위한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썼습니다. 평소에 이 같은 주제에 대해 많이 읽어보고 고민도 했습니다. 대회준비를 위해 역대 수상작들을 통해 여러 주제에 대한 다른 시선과 생각을 알 수 있었고 제생각으로 표현하는 일에 집중했어요.

앞으로 한국에서 공부할 계획 있나요? 자신의 미래를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요?
더 깊은 학문적 연구와 견문을 넓히기 위해 석사과정 유학을 결정했습니다. 언어뿐만 아니라 교육에 대해 지식의 폭을 넓혀 교육자가 되거나 교육관련 기관에서 일하는 것을 목표로 도전합니다. 교육을 개인적인 학문적 성취로만 여기지 않고, 미래의 한국-베트남 간의 교류를 위한 교두보로써의 역할을 일임하게 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에 아직 미발달된 분야에 대한 교육 활동과 연구를 통해 베트남 교육에 공헌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새로운 분야에 대해 지식과 체험을 능동적으로 받아들여 베트남의 미래가치를 높이는 일에 이바지 하고 싶습니다. 저는 지금 제2의 인생 무대를 위해 설레고 떨리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한국어를 좋아하고 그곳에서 공부하기를 희망하고 동경하는 베트남 학생들의 대표주자로 운이 좋게 새로운 인생의 기회를 얻었습니다. 많은 것을 배우고 배운것을 다시 나의 후배들에게 혹은 제자들에게 되돌려주어 더 나은 베트남을 위해 일조하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더 무슨말이 필요하겠는가?
“한국가서 원했던 공부 열심히하고 다시 돌아왔을땐 정말 필요한 인재가 되어있기를 바래요. 응원하고 지지합니다.”
밍트학생 화이팅!!!
(예미해 : beautise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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