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March 28,Thursday

열 남친 안부러운 수녀들의 우정이야기

 

19세기 초반에 발명된 성냥은 ‘펑’ 소리와 함께 유황 냄새를 풍기며 타곤 했다. 그 향과 소리는 마치 지옥을 연상시키는 모습이기에 ‘루시퍼’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그 당시의 권위의식 강한 남자들은 여자들끼리 교환하는 편지나 사교모임을 ‘루시퍼의 성냥’처럼 위험하다고 보았는데 여자들의 수다는 분별력이 없고 여자들에게는 의리가 없다고 여겨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였을 뿐, 여자들의 우정은 그들 삶에서 너무도 중요한 지지기반이었다. 경제적이고 사회적인 이유로 이른 나이에 결혼했지만, 남편과 아내가 정서적, 지적 유대감을 갖기는 어려웠었기에 자연스럽게 여자들끼리 친밀감과 안정감을 제공해왔는데 역사적으로도 여성은 지적인 영역과 공적인 영역에서 서로 다른 여성을 밀어주고 끌어주었으며, 예술가, 학자, 여성 활동가, 과학자 등 그들은 서로를 찾아냈고, 서로의 연구를 비교하거나, 작품의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협업했다. 더 나아가 그들의 연대와 협력에는 사회를 전복시키는 힘이 있었고, 지금도 역시 그러하다. 오늘은 여자들의 화끈한 우정, 스웩 넘치는 수녀들의 코믹이야기 ‘시스터액트’를 소개해본다.

토니 어워즈, 드라마 데스크, 외부비평가상, 로렌스 올리비에 어워즈등 총 20개가 넘는 부문에서 노미네이트 된 ‘시스터액트’는 주인공이 우연히 살해 현장을 목격하게 되어 수녀원으로 숨어 지내게 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보통 종교라는 메시지가 영화나 뮤지컬에 들어가면 딱딱하고 지루하게 보여지기 나름인데, ‘우피 골드버그’의 능청스럽고도 사랑스러운 코믹연기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었고 제작자인 테리 슈워츠와 음악을 담당한 마크 샤이먼의 역할 또한 컸다. 성가가 아닌 ‘My Guy’의 편곡 버전이나 원래 샹송곡인 ‘I’ll follow him’의 흥겨운 흑인성가 스타일 편곡 번전은 원곡보다 유명하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베트 미들러가 부른 ‘Wind beneath my wings’는 그래미에서 올해의 레코드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Oh happy day’ 또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음악영화로 큰 흥행 성과를 이룬 많은 작품들이 그렇듯 시스터액트 또한 뮤지컬로도 제작되었는데 뮤지컬 ‘시스터액트’는 대본과 음악 모두 새롭게 창작되었다. 이 중 가장 에센셜한 요소인 ‘음악’이 완전히 바뀌었는데 뮤지컬 ‘시스터액트’의 새 음악을 쓴 사람은 다름아닌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포카혼타스’ ‘알라딘’ ‘라푼젤’등의 음악을 담당, 디즈니랜드의 전성기를 이룩해낸 대표적인 인물 ‘알란 멘켄’이다. 뮤지컬 및 영화로도 흥행성공을 이룬 이 작품의 OST는 좋은 노래가 여럿있지만, 그 중 3곡을 소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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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 HAPPY DAY
Scene – 문제아 합창단의 결성
‘Oh happy day’는 18세기에 전래된 찬송가를 가스펠 음악으로 편곡시키면서 대중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1969년 ‘에드윈 호킨스’가 취입해 빌보드에 상위권을 기록 하면서 가스펠 음악의 표본으로 대접받고 있다. 3/4, 4/4 박자의 경쾌한 리듬으로 편곡했으며, 찬송가 라이브앨범 ‘Let us go into the house of the load’를 발매하여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정확히 이 노래의 장르를 구분해보면 ‘블랙가스펠’로 구분할 수 있다. ‘블랙가스펠’에서 블랙은 흑인을 의미하며, 장르 자체가 흑인들에게 특화된 장르이기도 하다. 이 장르의 특징은 리더의 선창과 합창단의 후창으로 이루어지며, 흑인의 소울을 기반으로 한 음악이다.

MY GUY (MY GOD)
Scene – 성당 폐지를 막는 그녀들의 고군분투
원곡자는 ‘메리 웰즈’이며, 1960년대 최고의 R&B(리듬앤블루스) 가수로 대접 받았다. 1964년에 발표해 그녀의 나이 21살에 빌보드 1위를 차지하며, 노래 가사에서 볼 수 있듯이 주님의 헌신적인 보살핌을 찬양하는 종교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또한 캐시박스 매거진에서는 무려 7주동안 1위를 지켜냈으며, 흑인 여가수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My guy’를 ‘My god’으로 묘하게 일치시켜 ‘교회 가스펠 송’으로서 품격있고 고급스럽게 재탄생시킨 이 곡은 초반부에서는 60년대 레파토리들을 코믹하게, 중종반부에서는 중후하게 연출 및 편곡함으로서 양쪽의 대립적인 느낌을 극명하게 대비시킨 센스가 돋보인다. 팝 뮤지컬적 요소를 결합한 코미디 장르라는 외형적인 규정보다 이 노래가 갖고 있는 가장 큰 특징이자 꾸밈새는 바로 ‘60년대에 대한 향수’가 근본기저에 깔려있다고 볼 수 있다.

I WILL FOLLOW HIM
Scene – 주님이 가신다면 어떤 곳이라도 따라 가겠어요
주님이 베풀어 주시는 절절한 사랑과 관심을 찬양하고 있는 이 노래는 1963년 ‘리틀 패기 마치’가 발표했다. 발매하고 한달뒤 빌보드 1위에 오르는 성원을 받았으며, 당시 15세에 불과했던 ‘리틀 패기 마치’는 팝 역사상 최연소 여가수로 빌보드 1위에 등극한 기록 보유자가 되었고, 이 기록은 아직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다. 실제로 이 작품으로 인기를 얻게되어 제 264대 교황인 ‘요한 바오로 2세’ 앞에서 합창곡으로도 불리어졌다. 이 노래의 공동 작곡가인 ‘폴 모리아’는 1976년 당시 유행하던 디스코 리듬으로 편곡 시킨 연주곡을 발매해 장수 인기를 누리는데 일조하였다고 본다. 팝 오케스트라의 전설, 경음악의 거장이라는 거대한 타이틀로 크게 두각을 드러내진 못했지만, ‘폴 모리아’의 음악적 역량은 이미 1960대부터 그 진가를 드러냈다고 생각된다.

이 작품의 매력은 크게 우피 골드버그, 그리고 바로 ‘음악’이다.팝음악과 성당의 합창을 효과적으로 적절히 사용하여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고 수녀들의 우정 넘치는 모습을 음악으로 멋지게 표현해 주었다. 또한 상황에 따라 주된 선율을 알차게 사용해 음악적으로도 더 풍성하게 다가오는 느낌이며, 내용적으로 보여지는 ‘수용하는 모습’은 현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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