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April 25,Thursday

베트남 중화학공업 현황, 경공업의 나라 베트남

 

다음단계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중화학공업 개발은 어떻게 진행 중일까?

 

베트남은 경공업의 나라다. 본격적인 경제 발전이 시작 된지 얼마 안된데다가, 부존 자연자원은 어느 정도 있으나, 인구 성장세가 가파랐기에 노동력이 풍부하여, 노동집약적인 경공업을 중심으로 그 동안의 경제성장이 이루어 졌다.
수출 2위가 섬유, 3위가 신발분야일 정도로 베트남의 제조업은 최근까지 경공업 위주였으나, 삼성의 대규모 투자가 시작되면서 TV, 스마트폰 등의 전자제품이 수출 1위로 올라섰으며, 자동차 및 오토바이 생산 수요가 증가하면서 중화학 공업화의 기지개가 시작되고 있다.
경공업은 제조업의 뿌리라면, 중공업은 제조업의 기둥 같은 존재다. 웬만한 산업 국가는 발전단계에서 초기에는 부존자원(노동력포함)경공업을 중심으로 발전하다가, 경공업 발전을 위해 기계업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중공업을 발전시키거나, 국제적 경쟁력 확보를 위하여 중공업을 발전시키는 경우가 많다. 중공업에서 성공하여야만 국민소득이 일정 수준이상으로 올라가고 국내기업의 국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현재 경공업을 중심으로 GDP 1인당 400달러대에서, 2000달러대에 오른 베트남은 현재 중화학공업을 세워야 하는 갈림길에 있다. 과연 베트남은 어느 정도 준비 되어 있는지 이번 스폐셜 리포트를 통해 진단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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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중화학공업이란 무엇인가?

중공업이란 기계를 통해 둔중한 물체를 제조하는 산업을 말한다. 경공업에 비해 생산계수가 높아서, 설비 투자부터 경공업에 비하여 자본집약적이고 경기에 민감하다는 특징이 있다. 전통적으로 금속공업(제강, 제련, 금속제품제조)과 기계공업(화기 제조, 기관 제조 등)이 있으며.
19세기 말엽부터 20세기 중엽에 걸쳐 출현한 화학공업, 전기공업(전력공업)도 이에 속한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합성 고무, 비료, 시멘트부터 석유화학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광범위해졌으며. 이로 인하여 화학공업까지 합쳐서 중화학공업이란 표현이 일반화되었다.

 

2. 중화학공업의 특징

중화학 공업은 경공업과 달리, 생산 설비시설이 복잡하며, 또한 기술집약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이로 인하여, 필요한 토지부터 시설, 인원까지 경공업하고는 필요 자본의 스케일이 매우 다르다. 예를 들어 제철소 같은 경우 작은 규모에 속하는 40만톤 규모의 생산공장을 만드는데 미화 70억 달러대가 필요하지만, 비슷한 규모의 섬유공장의 경우 10분의 1수준으로 공장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자본집약적인 중공업 프로젝트는 곧 범 국가적 프로젝트가 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아울러 중화학 공업은 최종소비재를 생산하는데에 중간역할을 하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 역할을 수행한다,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철강부터, 화장품, 윤활유 등의 각종 기름 생산까지 소비재 보다는 다른 제품 생산에 들어가는 중간재를 생산하기에, 시설 보유국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보이지는 않지만 매우 큰 편이다. 즉 철강생산이 없으면, 수출에 필요한 선박 건조에 다른 국가 보다 비용이 더 들어가기에 운송비 절감효과를 못내어 비교우위에서 떨어진다. 아울러 철강생산이 없으면 자동차 생산 시 필요한 원료를 수입해야 하기에 판매경쟁력 확보에 제한이 걸릴 수도 있는 상황이 발생한다.

중화학 공업의 가장 큰 장점은 투자 성공 시 수입대체효과가 매우 크며, 동시에 수출진흥효과도 이룰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기술 난이도가 낮은 시멘트 생산 분야는 한국도 1950년대에 성공했을 정도로 기술 접근성이 낮은편이며, 생산 성공시 토목을 통한 경제개발을 꾀 할 수 있다는 점과 동시에 수입을 대체하고 수출도 벌일 수 있다는 점에서 중화학 공업의 수입대체효과와 수출진흥효과가 어떻게 발생하는 지를 잘 보여주는 분야다.

아울러 중화학 공업 분야는 경공업에서 나타나는 싼 인건비를 따라 공장이전 같은 행위가 중간재 생산, 그리고 시설 비용의 문제로 인하여 거의 불가능 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최고 고부가 가치상품인 엔진생산, 비행기, 승강기 생산 분야는 기술집약적이라는 특성상, 교육받은 엔지니어가 없으면 생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생산은 보통 본사가 있는 한 곳에서 하는 편이며, 전세계적인 영업망을 갖추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러한 업종이 해외공장을 짓는 경우는 주로 본사 지역 내의 생산이 수요를 맞추지 못할 때, 생산량을 증대하기 위하여 해외에 진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런 경우 임금 보다는 교육받은 엔지니어의 유무가 중요하기 때문에 한국, 일본 같은 선진국에 해외공장을 건립하는 일이 잦은 편이다.

파생효과가 높으며, 수출도 꾀하고 동시에 수입도 억제할 수 있는 중화학 공업이지만, 효과가 큰만큼 경제적인 단점도 매우 큰 편이다.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며, 아울러 국가 프로젝트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투자가 실패할 경우 2000년대 이전 터키, 1980년대 초반 한국처럼 외채의 급격한 증가가 진행되어 국가 부채 증가의 주원인이 될 수 있다.
두번째로 1970년대 한국, 1930년대 소련처럼 급격한 투자 시 외부에서 설비를 대규모로 들어와야 하기에 통화정책이 수입에 유리하도록 자국화폐 고평가 방식으로 전환되어 노동시간 증가 대비 국민소득의 실질적인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 투자를 걷어야 하는 시기에 국내시장이 급격한 위축을 겪어, 국제경제가 좋지 않을 경우 위축된 내수의 회복이 어려워 질 수 있다. 1970년대 말엽 한국이다. 80년대 초반 구조조정과, 국제경제 활성화로 중화학 공업의 함정에서 벗어났지만 터키,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경제 체력이 중화학 투자기간 동안 하락한 후 투자액 회수에 실패하여 내수 및 수출, 수입대체 모든 분야에서 실패했으며, 터키 같은 경우 소비재 생산으로 경제를 90년대 수출위주로 전환 후 60-70년대 중공업 투자 실패에서 겨우 벋어날 수 있었다.

아울러 중화학공업은 고용인원수가 많기 때문에 도시를 새로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실물 경제에 주는 파생효과가 매우 큰 편이다. 특히 조선업 같은 경우 2015년 대우조선사태에서 나타났듯이, 회사 하나가 어려워지면서 강남보다 비싼 물가를 자랑한 거제 지역경제에 엄청난 침체를 불러온 것을 기억한다면, 중화학 공업이 쇠퇴하거나, 경기침체로 인하여 일감이 줄어드는 경우,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범국가적 수준이다.
그러나 중화학 공업의 기반 없이 국민소득이 5000불 이상 되는 나라는 자원 부국을 제외하면 찾기가 어렵다, 특히 중화학 공업은 국가 공업력의 상징이요, 후진국이 최소한 중진국으로 도약하는데 필수적인 단계다.

 

3. 베트남의 중화학 공업 현황

2018년 현재, 베트남 최대 수출 품목을 보면 다음과 같다.
▶ 전자기기 및 장비 Electrical machinery, equipment: US$94 billion (38.1% of total exports)
▶ 신발 Footwear: $19.9 billion (8%)
▶ 컴퓨터 및 기계류 Machinery including computers: $14.6 billion (5.9%)
▶ 옷, 악세서리 Clothing, accessories (not knit or crochet): $13.8 billion (5.6%)
▶ 니트 옷 Knit or crochet clothing, accessories: $13 billion (5.3%)
▶ 가구 Furniture, bedding, lighting, signs, prefab buildings: $8.9 billion (3.6%)
▶ 안과 의학용품Optical, technical, medical apparatus: $5.6 billion (2.3%)
▶ 해산물Fish: $5 billion (2%)
▶ 커피, 차, 향신료 Coffee, tea, spices: $4.6 billion (1.9%)
▶ 가죽 및 동물 상품 Leather/animal gut articles: $4 billion (1.6%)

위 수출품목에서 볼 수 있듯이 베트남의 수출품목은 최종 소비재인 경공업 분야 및 조립생산 분야가 제조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중간재인 철강 같은 제품에 대한 수출이 전무 하여 중화학공업은 매우 부족한 상황으로 보인다. 그러나 베트남의 중공업은 수출용이 아닌 수입 대체용 상품의 성격이 강하다. 즉 국내수요 충족을 위하여 중공업을 발전 중이기에 현재 최대 수출 품목으로는 떠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베트남 경제를 깊게 바라본다면 베트남의 중공업은 경제규모에 비하여 생각보다 많이 발달한 편이며. 특히 2016년부터 연간 20%씩 성장하고 있는 철강산업, 2000년대 중반 세계 5위까지 기록했던 조선업을 중심으로 발전중이다.

 

3-1 l 베트남 철강산업

베트남의 철강산업은 부동산 붐과 내수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연간 20%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연간 1천만톤의 생산량을 보여 2017년 부로 캐나다, 폴란드에 이어 세계 19위를 차지했으나, 수요는 폭발적이어서 1600만톤의 철강을 수입하여 세계 5위 종합 철강 수입국 이기도 하다. 즉 철강 생산량에서는 웬만한 선진국을 이미 베트남은 넘어섰다. 베트남에 가동 중인 제철소는 2015년 베트남에서는 고철을 녹여서 철강을 재생산 하는 제철소는 있었으며, 국영기업인 VSC. 민간기업 Hoa Phat을 중심으로 200만톤 내외의 철강을 생산했다. 그러나 2016년 베트남 최초의 일관제철소인 Formosa Ha Thin Steel 제철소가 완성되면서 700만톤 정도가 증가하여 ASEAN최대의 철강 생산국이 되었다.
한국은 외자를 빌렸지만 ‘포스코’라는 자체 기업을 통해 철강생산 강국으로 등극했다면, 베트남은 아직 철강 생산 부분에서 외자 의존률이 높은 상황이다. 이러한 점을 분명히 보여주는게 작년 2017년 완성된 Formosa Ha Thinh 제철소다. 이 제철소는 동남아 최대 제철소 이자, 베트남 최초의 일관제철소로써, 베트남 전체 철강생산량의 70%를 이 제철소에서 담당한다. 2016년 시운전을 시작하여, 2017년 첫 생산에 들어갔으며, 포스코가 주도적인 시공을 담당하지만 대만계 회사가 운영중이어서 베트남 스스로의 독립적인 운영은 어렵다.

3-2 l 베트남 조선산업

베트남은 2000년대 후반부터 한국, 중국, 일본, 필리핀에 이은 수주량 기준 세계 5위 조선산업국이었으며, 베트남의 조선업은 1인당 GDP 5000불 이하 국가 중에서는 높은 수준에 속한다.

2012년 베트남 조선업 국영회사인 VINASHIN이 파산하여, 그 이후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2014년 수주량 세계 7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으며, 27개 조선소에서 약 연간 400만톤의 배를 생산하는 조선강국이다. 그러나 베트남 조선업의 세계적인 규모는 사실 다름이 아닌 세계 조선시장의 90%를 차지한 동아시아 3개국과 가깝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3-3 l 베트남 화학산업

베트남의 화학산업은 최대 산업인 섬유·의류와 함께 제조업을 견인하는 중요 산업이다, 제조업체가 베트남 전국에 고르게 분포돼 있으며, 중간재와 최종 소비재를 생산한다. 2010년 기준 베트남 내 화학제품 생산기업은 2000여 개 이상으로 이 중 80%가 민간기업이며, 외자기업과 국영기업이 각각 10%이나 공기업은 베트남 화학산업 총생산의 약 70%를 차지했으며, 2014년 기준으로 외국기업은 점유율 20∼25%를 기록했다.
특히 베트남의 화학산업은 최대 산업인 섬유·의류와 함께 제조업을 견인하는 중요 산업으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19.25%가 성장했고,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추가로 17.4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주요 원자재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현지 화학제품은 품질과 물량 측면에서 현지 수요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이며, 이로 인하여 한국의 코오롱, 효성에서는 화학공장 건립 등의 적극적인 투자가 진행 중이다.
대표적 공기업은 Vinachem(Vietnam National Chemical Corporation)으로 42개 자회사를 보유하고 고용규모는 약 3만 명 수준이며 자회사는 외자기업과 합작으로 비료, 세제, 고무, 페인트 및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중이다.

 

총평 : 중화학 공업국으로 전환하고 있는 베트남

베트남은 표면적으로 경공업 국가로 보이지만, 2018년 현재 중화학공업국으로 서서히 진입중이다. 한국처럼 10여년 내의 빠른 속도로 중화학 공업의 기반을 닦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필요성에 따라 서서히 그리고 외국 자본의 투자를 중심으로 중화학 공업국으로의 전환이 진행 중이며, 이미 역내 최대 철강 생산국이 되는 등의 성과가 나타났다.
특히 중화학 공업의 꽃인 조선업과, 철강업의 투자가 항만이 발달한 북부지방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철강업의 집중 투자로 인한 파생산업의 발달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아직은 발전 단계이지만 베트남의 중화학 공업화는 주목해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한성훈 : kosdaq6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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