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October 23,Tuesday

위기의 코리언

 

베트남, 인구 9천만, 국민의 평균 나이가 고작 33세로 젊고, 교육 수준이 장난이 아니게 높고, 열대지방 국민 치고는 부지런한 국민성, 비록 크지 않은 나라지만 2천 마일이 넘는 긴 해안에서 나오는 풍부한 수산자원, 비록 정유공장은 없으나 원유를 갖고 있는 산유국이다. 사회적, 종교적 갈등도 없고, 정치적으로 안정된 국가, 이런 조사를 하다 보니 이렇게 하늘의 축복을 받은 나라도 있구나 싶었다.
20여 년전, 베트남 진출을 고려할 때 베트남에 대한 기초 조사를 해봤던 기억의 조각입니다. 진짜 베트남은 천혜의 유산을 물려 받은 몇 안 되는 나라라는 생각에 부러움과 기대를 품고 베트남 진출을 결정한 것입니다.
한민족, 우리도 엄청나게 많은 유산을 물려받았습니다. 반만년의 찬란한 역사가 남긴 무수한 문화유산들. 비록 돈이 되는 지하자원 등 천연의 자원은 없지만 그 대신 금수강산이 있지요. 다른 것은 몰라도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만드는 춘하추동 4계절의 구분이 분명한 곳에 위치하는 장소를 유산으로 받은 셈입니다. 어쩌면 그런 뚜렷한 4계절을 맞이하느라 우리는 부지런히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운명 같은 성실함을 유산으로 물려 받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성실함 덕분에 이제 조금 숨을 쉬고 살고 있는 셈이죠. 또한 한반도의 깊은 산야는 음양이 강하게 부딛침으로 강한 기를 만들고, 그 강한 기가 강한 기질의 종자, 한민족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아무튼, 이를 현대 말로 풀이하자면 천연자원과 같은 하드웨어를 물려받지는 않았지만 성실함이란, 하드웨어 못지 않게 중요한 소프트웨어를 유산으로 받은 것입니다. 그러니 사람이 우선이란 얘기를 운명처럼 떠받들고 살아야 하는 민족이죠. 인간이 자원의 전부인 나라, 사람이 재산의 전부인 나라가 대한민국입니다. 그러니 우리에게 사람이란 바로 우리의 유일한 무기 그 자체입니다. 다른 나라와의 국제경쟁에서 우리가 갖고 있는 유일한 무기이자 강점이 바로 다른 민족보다 상대적으로 강세를 예상할 수 있는 인적자원입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은 그 무기를 스스로 버리고 소멸의 길로 방향을 잡은 것 같습니다.

얼마 전 뉴스는 가히 충격적입니다. 한국의 출산율 0.97, 도시국가인 싱가폴과 마카오를 제외하고는 우리가 자랑스런 세계 1위입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한 명의 한국인 여자가 평생동안 낳는 아이의 수가 한 명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니 이제 시간이 갈수록 점점 인구는 줄어들게 되죠. 어떤 상황을 맞이 하게 될지 볼까요.

2014년 각종 데이타를 기준으로 짚어낸 것은 현재 한국의 인구, 약 5173만 명은 2018년 조금 늘다가 2029년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돌아선다고 예상했지만, 이 예상조차 실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습니다. 이 예상은 출산율 1.05로 봤을 때의 이야기고 실제 출산율은 이제 ‘ 0 ’이하로 떨어져 0.97이 된 상황에서는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나 예전의 출산율을 근거로 하더라도 2100년 한국 인구는 지금의 절반이 되고 2750년 한국인은 멸종한다고 봅니다. 역시 한국의 통계청도 ‘장래인구추계’ 자료를 통해 한국인 수는 2031년 5296만 명으로 정점에 오른 뒤 2065년 4302만 명, 2115년 2581만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100년 만에 인구가 반 토막 나는 ‘인구절벽’을 맞는다는 얘기가 현실로, 그것도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강한 정신력을 유산으로 물려받은 우리 국민들은 게의치 않습니다. 내 살아 생전에는 전혀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로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각종 미디어에서 뽑은 이 문제에 대해 한국 젊은이들의 생각을 한번 들어보면 그야말로 한민족의 넘치는 기개를 느낍니다. “저 출산이 왜 문제인가” “억지로 애 낳느니 걍(그냥) 나라 망하는 게 낫다.”
“안 낳아서 망하는 게 아니라, 망할 세상이니까 안 낳는 것”이라고 합니다. 과연! 이제서야 왜 한국에서 현직 대통령이 탄핵될 수 있는 지 이해가 됩니다.

이런 기개 높은 우수한 인력이 아니라도 조금 잘 살고 싶으면 일단 인구는 어느 정도 갖춰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인구는 곧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큰 집이 잘살까요? 작은 규모이 집이 잘 살까요? 일단 크고 봐야합니다. 중국이 저렇게 헛발질을 많이 하면서도 세계 제2위의 강국으로 성장하는 데는 단 한 가지 이유가 있을 뿐입니다. 많은 인구, 이것은 그대로 거대한 시장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인구가 많으면 경쟁이 심해져 먹고 살기 더욱 각박해진다는 생각을 가진 기개 넘치는 한국의 젊은이들, 이 친구들이 세상을 제대로 볼 때까지 향후 20~30년간 우리나라 경제, 특히 내수 경제는 상당한 침체를 겪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일본이 20년이 넘는 시간을 경제 혼수 상태로 있었는데 그 이유를 보면 바로 인구 고령화가 원인이 되었고, 그래도 그나마 견딜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1억 3천이라는 인구 시장을 갖고 있던 탓입니다. 일본이 한동안 자동차 수출이 부진할 때 일본은 내수만으로 년간 7백만 대를 소화하며 버텼습니다. 비록 축소되기는 하지만 많은 인구 덕분에 그나마 회생이 가능했다는 것입니다.

인구가 줄어들거나 고령화가 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생산 가능 인구가 사라진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들은 생산자인 동시에 핵심 소비자이기 때문에 소비시장도 따라서 축소됩니다. 또한 이들이 가족 혹은 다른 인구의 주 소득원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축소의 여파는 더 커지게 됩니다. 결국 시장 축소의 근본 원인인 저출산이라는 벽을 넘지 못한다면 시장은 계속해서 경기 침체의 길로 몰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확실한 사실입니다. 그런데 아이는 안 낳고 잘 살겠다니 이율배반입니다.

한국의 역사를 보면 한국은 오랜 평화가 항상 문제입니다. 평화시에는 우리는 항상 내부적으로 다툼만을 벌립니다. 그러면 국력이 약해져 외적의 침략을 받게되죠. 그렇게 되면 그제서야 국민은 단합합니다. 군인들만이 아니라 일반 서민을 포함하여 학생, 승려 하다못해 주부들까지 힘을 합쳐 외환을 이겨나갑니다.
그런 역사의 반복이 이제 다시 돌아옵니다. 지금도 70년이나 환란이 없는 삶을 살더니 이제 슬슬 문제가 대두됩니다. 이런 반복되는 우리의 헛발질을 어떻게 하면 이제 그만 멈출 수 있나요?

우리는 외부의 적을 만들어야 합니다. 국민의 힘을 하나로 결집할 수 있는 외부의 적이 필요하다는것이죠. 그것이 가난이었을 때 우리는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고, 그것이 전쟁이었을 때 우리는 모두 일치단결하여 목숨을 걸고 싸웠습니다. 또, 그것이 IMF였을때는 서민의 금 모으기로 달러를 사들이며 그 환난을 넘겼습니다. 이제 우리의 적은 저출산입니다. 이는 지금까지 있었왔던 어떤 적보다 강력합니다. 자칫하면 우리 민족 자체를 소멸시킬 강력한 태풍입니다.

아 이를 어찌합니까? 우리 민족의 운명은 여기까지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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