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November 14,Wednesday

박충건 베트남 국가대표 사격 감독을 만나다.

2007년 8월 7일, 브라질 리우 올림픽 사격센터, 10미터 공기권총 결승전. 세계랭킹 1위인 브라질의 펠리피 아우메이다 우 선수와 베트남의 호앙 쑤안 빈 선수는 막판까지 팽팽한 긴장을 유지하면서 경기의 막바지로 다가가고 있었다. 마지막 사격 경기의 긴장감을 브라질 응원단의 부부젤라와 휘파람이 깨트리는 가운데, 응원을 받은 브라질의 우 선수는 10.1점을 기록했다. 베트남의 호앙 선수 차례가 되자 부부젤라와 휘파람의 시끄러움이 더해졌지만, 호앙 선수는 10.7을 기록했다. 이 때 승자는 정해졌고, 0.4초차로 베트남의 호앙 선수가 드라마틱한 승리를 거두면서 경기는 마무리됐고, 베트남 최초 올림픽 금메달의 영광을 조국에 바쳤다. 바로 이 역사적 순간, 주인공의 뒤에는 영광을 함께 만들어 낸 박충건 감독이 있었다. ‘쌀딩크’ 라고 불리는 박항서 감독이 돌풍을 일으키기 전, 한국인으로써 베트남에 스포츠 한류를 태동시키고, 역사적 금메달을 설계한 감독. 그가 베트남 국내대회 일정으로 호찌민에 왔다. 침착함이 요구되는 사격이라는 종목답게, 차분하지만 멋있는 목소리를 지닌, 자랑스러운 한국인, 오리지널 스포츠 한류 박충건 감독을 만나보았다.

어떤 사격대회 때문에 호찌민에 오시게 됐습니까?
현재 베트남 국내 사격대회를 위해 호찌민에 오게 되었습니다. 경기에 필요한 선수점검 등의 일을 하고 29일날 하노이에 복귀합니다. 국가대표 선수라도 다들 소속팀이 따로 있기 때문에, 평소에도 선수 점검이 필요합니다.

박 감독님은 베트남에 오신지 어느 정도 되셨습니까?
현재 만 4년 됐습니다. 제가 실업팀 감독 시절 동계 훈련으로 하노이에 갔을 때 친절, 배려에 감동하여 좋은 인연이 맺어졌고, 그 후 베트남 측에서 한국에 대표 팀을 보내니 훈련을 시켜달라는 부탁을 받으면서 7~8년 정도 교류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제가 베트남 팀과 교류를 시작한 당시 베트남 사격의 수준은, 큰 국제대회를 생각 할 수는 없는 상태였습니다, 동남아 쪽에서만 투어를 할 수 있는 레벨이었습니다, 그러다가 7~8년 정도 교류를 하면서, 서서히 베트남 선수들의 성적이 나오기 시작했고, 특히 국제대회에 많이 참가하면서 경험을 쌓고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하자, 2014년 인천 아시아게임을 앞두고 그 때부터 국가대표 사격 선수 팀을 전담하게 됩니다.

선수 양성은 어떻게 하셨습니까?
일단 베트남은 각 지방마다 좋은 선수를 착출하여 하노이에서 대표팀 훈련을 진행합니다. 저는 군인출신은 아니지만 전 세계적으로 사격선수의 절반 이상은 직업상 총을 많이 다루는 군인, 경찰 출신이 많습니다, 이 곳 베트남 군대에서 운영하는 상무팀이 있고, 경찰 팀이 있어서, 사격은 군, 경 중심으로 운영됩니다.특히 대회 출전이 선수양성에서 매우 중요한데, 베트남 같은 경우 4년에 한 번 열리는 전국체전이 올해 12월에 있습니다. 한국은 국내 사격대회가 10번 정도 있다면, 베트남은 연간 4번 정도 열립니다. 아무래도 사정이 그러다보니, 저는 선수들을 양성하면서 국내대회에 치중하지 않고 국제대회에 포커스를두었습니다. 베트남 체육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국제대회에 많이 참가하여 경험을 많이 쌓게 하는 방식으로 선수 양성을 진행했습니다.

베트남 대표팀이 감독님 부임 전에도 한국에서 많은 훈련을 진행한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훈련을 진행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한국에서 전지훈련을 많이 하는 이유는 지금 모든 국제대회가 전 세계적으로 전자표적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에는 아직 전자표적 시설이 갖추어 져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시설이 갖추어진 한국에서 훈련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번 아시안 게임에서 성과는 어떠셨습니까?
저희 베트남 대표팀은 동메달 2개를 획득했습니다. 아시안 게임이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사실 사격의 대세, 특히 권총 분야에서 사격의 세계적 대세가 현재 동아시아 지역으로 넘어온 상황입니다. 세계선수권 대회에서도 8명의 결승진출자 중, 5~6명이 아시아 출신 선수일 정도로, 현재 동아시아 지역의 경쟁력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아시아게임 종료 후 바로 창원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대회에서도 종합 1위가 중국, 2위가 한국이라는 결과는 사격의 대세가 아시아라는 걸 보여주는 예입니다. 특히 아시안 게임은 웬만한 세계대회보다 더 수준이 높은 선수들이 많이 출전합니다. 누가 메달을 따도 세계적인 수준이기 때문에 아시아게임에서의 메달 획득은 굉장히 값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시아가 사격의 대세라니 놀랍습니다. 원래 아시아 지역이 사격 특히 권총 분야에서 강세를 보였었습니까?
원래는 동구권, 러시아 쪽에서 강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다가 중국이 등장하면서 동구권의 야성을 조금씩 무너트리고, 이런 중국의 강세를 한국이 이어 받고, 또 일본도 선수 양성에 성공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최근 베트남까지 가세 하니 사격, 특히 권총 종목은 아시아 국가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종목이 됐습니다. 아시아의 권총 경쟁력이 어느 정도인가 하면, 권총 분야에서 세계 최초로 올림픽 3연패를 기록한 한국의 진종오 선수가 아시안 게임에서 개인 금메달이 없다는 사실은 아시아권의 사격 경쟁력을 간접적으로 증명하는 예라고 봅니다.

최근 뉴스에서 보니 박항서 감독님이 연봉이 타 동남아 국가에 비하여 낮은 편이라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감독님의 베트남에서의 받은 처우는 어떠십니까?
저는 나름대로 괜찮은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저에게 신경 쓰는것보다는 종목에 투자하는 게 더 중요한데, 베트남 측에서 사격에 투자를 많이 해주고 있어서 그 부분에 있어서 매우 만족합니다.

베트남에서 체육 지도자직을 하시면서 가장 어려운 점이 어떤 부분인지요?
보통 한국에서 정상적으로 체육지도자를 했으면 베트남에서 체육 지도자직을 수행하는 일은 어려움 없이 진행할 수 있을 겁니다. 문화적으로 가까운 점도 많은 데다가, 한국 훈련 스타일을 베트남 선수들이 신선하게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부상선수가 있다면, 한국에서는 당연히 부상당한 선수를 감독이 문병하고, 상태를 확인하여 종합적인 판단을 하는 게 지도자의 몫으로 당연히 생각하는데, 베트남 선수들의 경우에는 감독의 그러한 관심과 선수 관리를 낯설어합니다. 자세한 배경은 알기 힘들지만, 지금까지의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볼 때 한국식 접근방법이 베트남 선수들과의 소통에서 이로운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베트남의 장점은 한국 체육에서 고질병으로 나타나는 서열주의가 없는 점 또한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생각지 못한 문화적 차이도 있지만, 선수들을 지도하기 쉽고, 한국에서의 경험과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베트남 체육계에 한국 지도자들이 더 많이 늘어날 것으로 생각합니다.

사격 감독이어서인지 몰라도, 박충건 감독과의 인터뷰는 편안하고, 차분했다. 말 수가 적지만, 묵직하고, 묵묵하게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박충건 감독에게 앞으로도 더 좋은 실적이 있기를 바라면서, 국가 간 사격 경쟁이 치열한 아시아에서 베트남이 한·중·일에 이은 새로운 사격강국으로 떠오르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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