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March 22,Friday

춘추전국시대 4대 미녀 이야기 (3)

 

| 지난이야기 |
정 나라 세자 홀과 혼담이 깨진 문강은 노 환공에게 출가합니다. 출가 후 친정 방문 때 제 양공과 불륜이 재현되고 이를 눈치챈 노 환공은 살해 당합니다. 그 후 문강은 노 나라와 제 나라의 경계지역에서 혼자 살면서 자주 제 양공을 만나다 제 양공은 반란으로 죽고 문강은 50세까지 미녀로 수 많은 염문을 뿌리다가 세상을 떠납니다.

정 나라 세자 홀과 혼담은 깨지고 문강은 울적한 마음 달래 길이 없어 우울합니다. 문강의 마음을 알아챈 문강의 이복 오빠인 세자 제아는 자주 문강에게 들러 위로도 하고 사랑도 합니다. 세상에 비밀은 없는 법, 문강이 아프다는 전갈을 받은 제 희공은 문강의 처소에 들렀다가 세자를 만납니다. 변명을 늘어놓는 세자에게 제 희공은 호통을 치고, 두 사람의 사이를 수상하게 여긴 제 희공은 문강의 혼사를 서둘러 진행합니다.
제 희공은 노나라에 청혼을 합니다. 당시 노나라 환공은 부인이 죽고 후궁들의 보살핌을 받던 중 천하절색 문강과 혼인을 하게 되어 입이 벌어집니다. 그러나 노 환공은 문강과 혼인으로 인하여 자신이 죽게 될 운명을 알지 못합니다.
이렇게 하여 문강은 공자의 나라 노 나라로 시집을 가고, 이복 오빠 제아는 이별을 아쉬워 하자 문강은 반드시 다시 만날 것을 시를 지어 약속합니다. 노 나라에서 첫날밤을 보낸 문강은 실망이 큽니다. 나이 많은 아버지 같은 신랑에 약골이라 젊은 친정 오빠가 생각납니다.
그러나 노 환공은 딸 보다 젊은 문강을 아내로 얻어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동서고금 어느 시대나 젊고 예쁜 여자를 좋아하는 이치는 마찬가지 입니다. 세월이 흘러 문강의 아버지 제 희공이 죽고 세자 제아가 제 나라 제 14대 군주로 등극합니다. 젊고 예쁜 아내를 보내준 처가에 보답하기 위해 노 환공은 주 왕실과 제 나라의 중매를 합니다. 비록 주 왕실의 힘이 빠져 제후국에 대한 영향력이 거의 없다고 하나 주 왕실의 부마국이 되는 것은 대단한 명분을 가지게 됩니다. 이렇듯 노 환공의 문강 배려는 지극 하지만 문강은 뭔가 부족합니다.
결혼 후 십년 넘게 친정 나들이를 못한 문강은 노 환공을 졸라서 친정에 다녀올 수 있게 해달라고 청합니다. 당시의 예법은 결혼한 여자는 부모가 살아 있을 때 친정을 갈 수 있고 부모가 없으면 친정 나들이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 제 희공의 상중에도 친정에 가지 못한 문강의 마음을 헤아려 노 희공은 허락을 합니다. 노 나라의 축하사절 (제 양공 결혼 축하)에 문강도 같이 온다는 말에 제 양공은 좋아합니다.
드디어 문강 일행은 제 나라에 도착하고 축하연이 벌어 지는데 제 양공과 문강은 서로 눈빛으로 대화를 합니다. 제 양공의 지시에 따라 제 나라 대신들은 결혼 중재에 감사 한다면서 연신 술잔을 노 환공에게 권합니다. 나이든 노 환공은 곧 술에 취해 쓰러져 숙소로 옮겨지고 제 양공과 문강은 준비된 침실로 옮겨 회포를 풉니다.
한편 술에 취한 노 환공은 새벽에 일어났는데 문강이 없어 시녀들에게 물어보니 시녀들이 말하기를 잔치가 파하고 문강은 어디로 갔는지 모른다고 합니다. 그런데 시녀들 눈치가 뭘 숨기는 것 같아서 계속 추궁하자 횡설수설 하는 중에도 제 양공과 문강은 함께 있었다는 의심을 가지게 됩니다. 해가 중천에 뜬 후 돌아온 문강을 추궁하자 시녀들 태도와 비슷한 문강의 태도를 보고 노 환공은 문강은 오빠와 함께 있었다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노 환공은 홧김에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합니다. “오늘은 혼자 있고 싶소, 노 나라로 돌아가면 당신의 죄를 밝히고 합당한 처벌을 내릴테니 각오하시오” 노 환공의 말을 들은 문강은 등골이 서늘합니다. 노 나라는 특히 부녀자의 음란행위 처벌이 가혹한 나라입니다. 노 환공은 자신이 한 말 때문에 자신은 죽게 됩니다. 문강은 그길로 오빠 제 양공에게 찾아가서 사실을 고하니 제 양공은 동생의 목숨도 걸려 있지만 외교 문제로 번지고 무엇보다 제 나라 체면이 말이 아닐 것 같아서 모종의 결단을 합니다.
제 양공은 이복동생 팽생을 불러 노 환공 살해 계획을 지시합니다. 팽생은 힘이 쎄고 용감하지만 단순한 성격이라 제 양공은 부추기는 말을 합니다. “우리가 기 나라를 정벌할 때 노 환공은 기 나라를 도왔고 네게 활을 겨눈 원수다. 그러니 노 환공이 술에 취하면 부축하는 척 하며 죽여라. 이번 일이 성공하면 너는 제 나라에 큰 공을 세우는 것이다.”
다음날 제 양공은 급히 떠나는 노 환공에게 이별주를 보냅니다. 노 환공은 본시 술을 좋아 하는데다 분노까지 치밀어 부지런히 마시고는 쓰러집니다. 팽생은 쓰러진 노 환공을 부축하여 마차에 태우고는 힘껏 끌어안아 갈비뼈를 부러뜨리고 눕힙니다. 앙상하게 마른 노인은 컥 하는 소리와 함께 이승을 하직합니다. 팽생은 돌아가고 마차는 출발합니다. 잠시 후 마차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보고 마차안을 들여다 본 수행원들은 사태를 직감하고 귀국길을 서두릅니다. 제 나라와 노 나라의 국경지대인 “작” 땅을 지날 무렵에 문강은 마차에서 내려 말합니다. “친정 제 나라와 시댁 노 나라가 잘못된 일이 크게 벌어져 나는 두 나라에서 살 수가 없다. 나는 이곳 작 땅에 혼자 살겠다” 문강이 작 땅에 머물자 제 양공은 얼씨구나 하며 시도 때도 없이 문강에게 들락 날락합니다.
한편 노 나라는 임금이 죽자 문강이 낳은 아들 세자 “동”이 등극하는데 노 장공 입니다. 노 장공은 우유부단하여 문강이 작 땅에 머문 것이 다행이라 여깁니다. 만약 문강이 노나라에 왔다면 자신은 어머니를 처벌하는 불효를 저지르게 되고 또한 제 나라의 보복이 두려웠죠. 하지만 노 환공 사망 사건에 대한 문책 사자는 보냈는데, 제 양공은 이복동생 팽생에게 죄를 물어 참형에 처하고, 사건을 무마합니다. 하지만 제 양공은 불안하여 자신의 어린 딸 애강과 노 장공을 혼인 시킵니다. 어머니 문강의 지시를 받은 노 장공은 내키지 않은 결혼을 합니다. 후세의 역사가들은 노 장공은 쓸개도 없는 사람이라고 혹평을 합니다.
이복 오빠와 마음 편하게 사랑을 나누고 있던 문강에게 시련이 찾아옵니다. 제 나라에 반란이 일어나서 제 양공이 살해 당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제 나라 장수 연칭과 관지부는 국경 수비의 임무를 받았으나, 1년 후 교대 시켜 준다는 약속은 지키지 않고 계속 근무하라는 제 양공의 지시가 내려오자, 연칭과 관지부는 군대를 끌고 수도 임치로 가서 사냥하던 제 양공을 살해한 사건입니다.
문강은 오빠를 만날 수 없어 병이 났습니다. 소식을 들은 노장공은 그래도 어머니라고 태의(궁중 의사)를 문강에게 보냅니다. 태의 만난 문강은 “내 병은 마음의 병이라 약은 필요 없고 남자가 필요하오” 라고 하자, 상황을 파악한 태의는 문강과 사랑을 나눕니다. 그러나 태의는 제 양공 처럼 강한 남자가 아니라서 문강을 당할 수 없어 도망갑니다. 그러나 문강은 태의를 못 잊어서 집까지 찾아 갔다고 합니다. 문강에게 시달리던 태의가 죽고, 50세 까지 동안 미모를 자랑하던 문강도 자기 운명의 기구함을 느끼고 죽습니다.(BC 673년) 문강의 출생 년도를 알 수 없으나 대략 50세 전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 참고사항 : 역사를 보는 현대인들은 현재의 잣대로 역사를 평가 하는데 이는 좋은 방법이 아닐 수 있습니다. 고대에는 유교나 윤리의식이 현대와 많이 다릅니다. 예를 들면 중국의 서모 며느리 강탈 사건, 신라와 고려 초 혈통 보전을 위해 이복 남매나 여조카와 혼인한 사례가 많았죠. 고려 중반에는 2~3명의 자매를 함께 부인으로 맞이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 다음이야기 – 도화부인 |
하늘나라의 복숭아 꽃을 닮은 천상의 여인 도화 부인은 요조숙녀의 표본입니다. 그러나 뛰어난 미녀는 팔자가 드센법이라 주변의 실력있는 수 많은 남자들의 틈 바구니 속에서 힘겹게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인 도화부인의 이야기, 다음 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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