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April 19,Friday

김도현 대사의- 갑작스런 소환

부하 직원에 갑질·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임기 1년 만에 소환… 파면·해임 가능성

요즘 베트남의 교민사회 관심이 하노이에서 일어나는 일에 모아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4월에 부임한 김도현 특임 대사의 본국 소환 소식입니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대사의 거취는 한 외교관의 개인적인 문제를 떠나 관련국의 외교 관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일입니다.
특히 대사를 임기 중에 고국으로 소환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 일로써 보통의 경우, 양국관계에 심각한 부정적 사건이 일어났을 때 취할 수 있는 경고성 외교적 적대 행위로써, 양국간의 일차적 관계의 소원을 감수하고라도 관련된 일을 자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돌리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중요한 국가적 행정 조치입니다. 그래서 대사의 소환은 그 의미가 어디에 있든 간에 그 일 자체가 갖고 있는 무게로 인해 관련국의 초미의 관심사가 될 수 밖에 없는 일입니다.
이번에 일어나는 김도현 대사의 외교 본국으로의 소환은 그런 외교적인 의미를 둘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도 관련국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는 미묘한 사안입니다.
한국에서 김도현 대사를 파견할 때 이 사람이 우리 국가를 대표하는 외교 사절인데 당신들과 함께 대화를 나눌 한국의 대리인으로 인정할 수 있냐고 파견국 즉, 베트남 정부에 묻는 외교적 절차를 거칩니다. 베트남 정부는 한국 정부가 추천한 김도현 대사를 자국에 머무는 외교사절단으로 받겠다고 확인서와 같은 문서를 발행하는데 그것이 아그레망이라 불리는 외교적 절차입니다. 그렇다면 대사라는 자리에 오르는 인물의 인사는 단순히 한 국가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명목상으로라도 양국의 승인을 거치는 국가적 인사인 셈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그런 과정을 거쳐 임명되고 남방정책의 교두보를 마련하라는 특별한 임무를 맡은 특임 대사가 부임한 지 일년여 만에 사실상 탄핵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매 3년마다 정기적으로 시행되는 주 베트남 한국 대사관에 대한 정부의 감사가 지난 3월에 시행되었는데, 그 감사에서 김대사의 김영란법 위반사항과 갑질 행위 등이 드러나 본부로의 5월 초 소환을 지시 받았다고 3월 25일자 한국일보에서 보도했습니다.
한국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김도현 대사는 감사 지적 사항 이외에도, 작년 4월 베트남 특임 대사로 부임한 이 후, 몇 차례에 걸쳐 외교관으로서 적절치 못한 발언과 기밀 등을 공개하는 등 설화를 일으켜 외교당국을 당황케 만들기도 했습니다. 결국 말실수에 대한 댓가로 강경화 외교 장관에게 경고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대사의 소환은 개인 뿐만이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중대한 문제인지라 청와대 고위 당국자의 허락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말의 의미는 아직은 확실히 소환이 이루어 질 것인지 아닌 지 정확하게 모른다는 상황입니다. 왜냐하면 김대사는 과거 진보적 정치 성향으로 인해 보수 정권에 의해 불이익을 받은 것으로 문통의 관심을 받은 인물이기에 청하대에서 사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과, 설사 소환이 이루어 진다 해도 김대사에게 해명 기회를 주기 위한 소환일 수도 있다는 얘기가 다른 한편으로 새어 나오기도 합니다.

여기까지의 대강의 설명이 김도현 대사 본국 소환 소식에 나타난 외향적 상황입니다.
물론 이런 외향 안에는 몇 가지 드러나지 않은 내부 사정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지난 월요일 4월 22일 교민 행사장에서 본지의 하노이 본부를 관리하는 이기훈 실장이 김도현 대사를 만났습니다. 그 자리에서 김대사는 공식적으로 드러낼 수는 없는 일이지만 자신은 자주파와 동맹파로 분류되는 외교부내의 세력 다툼에 의한 희생양이라는 억울한 입장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자주파와 동맹파란,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지만, 미국의 동맹으로 부터 자유로운 외교를 펼쳐야 한다는 진보세력과, 미국과의 동맹을 지켜야 한다는 보수 세력 외교관을 지칭하는 듯합니다 .
김 대사가 진보인사라는 사실이 공직사회에 공개적으로 알려진 것은 2004년 입니다. 당시 외교부 고위인사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폄하 발언을 하자, 그런 사태를 통탄하는 투서를 만들어 폄하 발언 당사자와 당시 윤영광 외교부 장관을 물러나게 한 외교부의 역대급 대박 사건을 일으킨 주도자로 김대사가 지목되면서 김대사는 그 이후 들어선 보수정권에서 인사상의 이익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결국 김대사는 한 동안 외교가에서 물러나 삼성의 임원으로 근무하며 외교 공백기를 두었으나,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면서 민간인 김도현에게 전격적으로 남방 정책의 중심 축인 베트남 특임대사의 임무를 부여하여 하노이에 보낸 것입니다. 똑같은 신분은 아니지만, 엘지 법인장을 거친 민간인 신분으로 대사 발령을 받았던 전대주 대사에 이어 두 번째로 민간에서 발탁한 파격적 인사인 셈입니다.
김도현 대사는 그런 임무로 부임한 지 한 달 정도가 된 작년 5월 한국에 들어왔다가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잘 된 것은 친미 외교관들이 전면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개인 입장을 밝혀 다시 한번 자신의 진보 정치색을 드러냅니다. 결국 그 발언으로 장관으로 부터 경고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김대사가 그런 금기시 된 발언을 하게 된, 드러나지 않은 의도에는 아마도, 자신을 한동안 한직으로 돌려놓은 동맹파, 친미세력에 대한 공격을 그 발언의 행간에 담아둔 것이라 짐작 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꼬인 김대사의 외교부내의 인연은 언제든지 큰 불을 부를 수 있는 불씨로 남아 한 동안 수면 아래 잠적해 있다가, 이번에 베트남 대사관 내부 조직에서 우연히 던져진 투서나 정기감사에 옮겨 붙어 진화하기 어려운 화제로 확대 재생산 된 것이 이번에 일어난 대사 소환 사건의 전말이 아닌 가 싶습니다.
아마도 외교부의 동맹파 세력에게 자주파의 젊은 대표주자였던 김 대사의 외교계 복귀가 반갑지 않을 수 있지요 .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또 한편 민간단체인 하노이 한인회의 주도로 김대사 소환 반대 집회를 만들어 성명서를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하기도 하며, 공무원 인사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모습을 보여 또한 외교가를 시끄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특정 외교관을 지지하는 성명서에 하노이의 4대 교민단체인 한인회, 코참, 중소기업 연합회 하노이지부, 한베 가족 협의회가 서명을 했는데 거기에는 아예 18만 명에 이르는 베트남 전체 한국 교민의 뜻을 대표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하노이 교민단체가 자의적으로 다른 지역 교민들을 자신의 성명서에 덤으로 담아냈습니다.
또한 그 성명서에서 지난 3월 감사를 담당한 외교관의 업무 행위를 일방적으로 비난한것도 지나친 지적이라는 등, 이런저런 풍성한 뒷 얘기와 함께 요즘 하노이 한인회의 신중하게 보이지 않는 처신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정 사안에 대하여 교민의 이름을 사용하려면 적어도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은 거쳐야 함이 당연한 일이라는 지적입니다.
김 도현 대사는 그동안 적극적인 일 처리로 실질적인 성과를 많이 거두었지만, 또한 돌발 행동으로 눈총을 받아온 사실도 감출 수 없는 부분입니다. 그래도 맡은 일의 성과를 기대 이상으로 올리는 열정적인 인물이 뭔가 다른 내막이 있을 것 같은 사유로 자신의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돌아가야 하는 한국의 정치 상황이 또 교민들의 가슴에 회한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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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런 소식을 들은 우리 교민 대다수는 김대사의 정치 성향을 떠나, 베트남의 특임 대사 임무를 훌륭하게 수행하던 김도현 대사가 소환을 통해 정당한 해명을 마치고 , 다시 돌아와 지난 일을 거울삼아 새롭게 거듭난 대사로 주어진 업무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할 것이라고 필자는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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