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September 16,Monday

이름속의 반전- 시카고 짬뽕

굳이 재론하지 않아도 우리 외식(外食)사, 요리사에서 중국요리를 빼놓을 수 없다. 노인부터 이삼십대 청년까지 그 검은 국수 한 그릇을 누구나 좋아한다.
본 기자도 예외가 아니다. 처음 베트남 생활을 시작하고 1년만에 휴가 차 다니러 간 한국에서 “무엇이 젤 먹고 싶니?” 하는 물음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짜장면~~” 휴가내내 먹다가 돌아왔던 생각도 나고, 베트남에 중화요리 점이 드물었던 시절에는 짜장면 맛을 내는 라면, 짜파게티로 위로를 삼았다.
그 후, 중화요리점이 꽁화와 푸미흥으로 하나씩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점심 메뉴 넘버원이다. 특히 본지의 회장님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가 짜장면인데, 짜장면을 먹을 때 마다 짜장면에 얽힌 옛 애기부터 흑역사까지를 듣다보면 짜장면 한 그릇에 중국집의 찬란한 역사와 회장님의 아련한 추억을 춘장 냄새가 소환시킨다.

짜장면이나 짬뽕이냐! 절대 고민
짜장과 짬뽕을 놓고 매번 절대 고뇌에 빠진다. 난 짬뽕! 하고 누군가가 외쳐준다면 난 짜장하고 외치고, 난 짜장했다가도 자꾸 잠깐만 ~~ 뭐 먹지? 하고, 결정장애를 일으키게 하는 유일한 음식이다. 이런 결정장애자들을 위해 친절한 중화요리점 대표님들이 아이디어 상품으로 ‘짬짜면’을 탄생시켰다. 만인이 즐기는 이 메뉴는 기자에게는 별루이다. 절대 장애를 일으킬 망정, 온건한 한 그릇을 지향한다. 요즘 아이들은 피자와 햄버거들을 좋아하지만, 이미 중화요리는 피자와 햄버거들을 따돌리고 있다. 우리 사회사에서 중국음식은 하나의 전설이다. 외식업계의 절대강자이자 전설인 중화요리가 서서히 베트남에서도 왕자로 군림하기 시작했다.

이름의 반전 “노량진베트남쌀국수” “두바이 삼겹살”.
여기는 시카코 짬뽕입니다.
이 집의 첫 인상은 새로운 매장 이어서인지 몰라도 참 깔끔하다는 점이다. 베트남 답게 흰색 타일로 바닥이 구성되어 있지만, 벽까지 흰색으로 되어 있어, 자연채광만 받으면 더더욱 밝아지게 때문에 화사한 곳에서 기분 좋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는 점이 시카고 짬뽕의 첫인상이었다. 슬슬 메뉴를 살펴보았다. ‘시카고와 짬뽕의 조합이 들어가 있는 이곳에서 어떠한 기괴한 메뉴를 볼 수 있을까’라는 기대감이있었다. 메뉴는 이름 답게 ‘주’가 짬뽕 및 탕수육이고, 부가 김밥 등의 분식 메뉴다. 짜장면도 있지만, 이무래도 이 집의 시그니쳐 메뉴가 짬뽕이니, 매운 짬뽕인 시카고짬뽕과 크림 짬뽕, 추가로 김밥을 주문했다. 메뉴 부조화라고 할까? 짬뽕과 김밥 뭔가 좀 어색하다. 10여분을 기다려 두 가지 맛의 짬뽕과 마주했다. 짬뽕은 매운맛을 좋아하지 않는 이상, 의외로 맛있다는 말이 나오기 힘든 음식이고, 짜장면과 더불어 ‘필먹’ 중에 하나인 대중 메뉴이다. 그런데 시카고 짬뽕 맛은 달랐다. 깊은 국물 맛과 더불어 각종 해산물들이 소고기와 조화를 이루어 내는 그 맛이 일품이었다. 짬뽕은 해산물의 담백하고 가벼운 국물 맛으로 먹는 음식이지만, 시카코 짬뽕 국물은 일본 돈코츠 국물(사골육수)에 고춧가루를 풀어 놓은 듯 깊고 담백한 맛에 지금까지의 즐겼던 짬뽕 국물 맛과는 사뭇 다르다. 같이 나온 탕수육은 요즘 인기있는 중국 동북요리 꿔바로우 스타일이다, 고기양은 작게, 찹쌀의 쫄깃함을 두르고 하연 빛깔의 소스는 새콤, 달콤한 맛을 더했다. 여기에 하나 더하면, 시카고 짬뽕의 이색적인 분식 메뉴이다. 평범한 분신 메뉴인 김밥과 중화요리의 꽃인 짬뽕이 만나, 평범한 메뉴 속에서 절대 평범하지 않았던 맛을 선물한다. 또한 시카고에서는 후식으로 깔끔한 더치 커피를 무제한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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