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April 19,Friday

논술(論述)을 위한 자녀 교육

3월이 왔다. 늘 반복되는 어른들의 일상에 3월이 무슨 큰 의미가 있겠냐 마는 학생들에게는 새 학년을 시작하는 그래서 심기일전(心機一轉) 해 볼 수 있는 달이기도 하다. 이번 호에서는 작품소개는 잠시 접어 두고 자녀 입시 논술에 관하여 필자의 소견을 적었으니 가볍게 읽어 주길 바란다.
해외에 나온 우리 자녀들은 특례 또는 수시를 통해 고국의 좋은 대학 입학에 목숨을 걸고 있다. 표현이 좀 과하지만 일생 일대의 한번 뿐인 일이니 그 정도로 절박하게 표현해도 무리는 없을 듯하다. 문제는 요즘 대부분의 대학교에서 갈수록 국어논술과 영어에세이를 통해 학생들의 전반적인 사고능력과 어학실력을 측정한다는 데 있다.이는 부모나 자녀들 모두에게 부담스러운데다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의 것도 아니기에 우리가 가진 근본적인 문제점들을 차근히 짚어보자.

먼저 엄마들의 학원(or과외선생님)맹신주의를 지양하기를 권한다. 동네 엄마들에게 자녀들이 독서습관을 갖도록 얼마나 노력해보았는가 물어보면 대부분 왈(曰) “애들한테 책 좀 읽어란 말을 수십 수백 번 했지만 아무 소용없어요! 자기 스스로 깨우쳐야 되거든요!” 라는 볼멘 소리만 해댄다. 충분히 공감이 가지만 부모가 아무리 잔소리해도 자녀들이 책을 멀리하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건 주로 생활환경적 요인에 의한 경우가 많을 텐데 특히 그(망할 놈의) 핸드폰이 가장 고질적인 원인을 제공한 듯 하다. 그 이유는 여기서 성토(聲討)하지 않아도 우리 모두 잘 아는 사실이다.

그 외, 자녀들이 집안에서 늘 TV만 보고 있는 엄마와 컴퓨터에만 몰입하고 있는 아빠의 모습을 오랜 세월 지켜 봐 온데 따른 간접적인 영향도 있을 것이다. 만일 여러분들이 남들처럼 자녀를 어릴 적부터 그런 환경에 계속 노출시켜 왔다면 그래서 누군가 당신에게 ‘부모로서 남다른 고민을 하고 새로운 시도를 해봤는지’ 묻는다면 계속 자녀 탓으로만 돌리지는 못할 것이다. 즉 고만고만한 수준의 학생들의 부모들 또한 남들이 하는 수준 안에 머물러 있다고 보면 될 듯하다. 주위에서 어느 학원이 좋고 어떤 과외선생님이 잘 가르친다(카더라)고 하면 우르르 몰려가는 현상에서 뭐가 남다를 것이 있을까?

원점으로 돌아가서 우선 자녀들의 읽기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다. 독서에도 단계란 것이 있기 때문에 그에 맞는 책을 웹사이트에서 도움을 받아 선별해 주고 매일 조금씩이라도 틈틈이 읽도록 지켜봐야 한다. 습관이 몸에 배지 않은 자녀들은 마치 사이즈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온 몸이 불편하겠지만 몇 개월을 두고 차근차근 도전하도록 가정에서 지도해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다. 가급적 재미있는 소설을 통해 쉽게 접근하여 점점 어휘력도 늘리고 세상에 대한 개념을 하나하나씩 익혀 나가는 것이다. 나아가 고전까지 이해하는 능력은 결국 글을 통해 자신의 사고 영역의 비약적인 확장을 가능케 해서 시험에서 어떠한 어려운 지문이 나와도 남들보다 이해를 빨리 할 수 있다는 게 내 지론이다. 다음으로 핸드폰 등 각종 전자기기로부터 노출을 최소화하도록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어쩌면 이게 가장 시급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저 학원에 보내면 되는 줄 아는 망상(妄想)은 하지 말도록 하자. 물론 논술시험을 위해서 어느 정도의 기교가 요구되기에 실전을 앞두고 학원강사의 도움이 필요하긴 하다. 하지만 바탕이 없는 상태에서 채울 내용이 부실한 데 글 쓰는 기교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글쟁이 선발대회인 문예대회에서도 눈에 보이는 도식(圖式)같은 기교보다는 내용을 더 중시한다. 즉 논술은 수험생의 오랜 독서 이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절대 채우기 힘든 공간이다. 또한 논술은 수능의 심화버전 격이라고 보면 된다. 평소 충실한 학교수업과 수업내용과 관련된 다양한 책을 찾아 읽어보고 스스로 해석능력을 길러 깊은 사유를 하는 것이 핵심이다. 물론 읽은 것을 스스로 요약 정리해서 보관까지 한다면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다음 호 에서는 한자학습의 필요성과 영어에세이에 관해 얘기토록 해 보겠다.

*유튜브 추천프로그램: (EBS)내 아이가 변한다(고전읽기의 힘)

작성자 : 박동중 – 영남대 영문과 졸업/조흥은행 안국동 근무, 現 창작활동 및 백산비나 근무중 (frog09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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