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December 4,Wednesday

논술(論述)을 위한 자녀 교육법(2)

난 호 이어 오늘은 한자의 중요성과 영어 에세이쓰기에 관하여 개인적인 단상(斷想)을 적어본다. 한자는 우리 생활에 깊숙이 스며있는 제2의 언어다. 한문을 모르고서는 우리 글의 깊이를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우린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부모들은 자녀들의 독해력과 어휘력 증진을 위해 책읽기를 강조하나 막상 한자의 중요성은 잘 모르는 편이다. 교과서 내용의 90%가 한자말이라면 믿겠는가? 당장 수학책을 펴도 분모,분자,가분수 등 온통 한자이다. 문제를 풀려면 수학적 사고 이전에 이런 용어 이해가 우선이기 때문에 자녀들에게 왜 한자를 배워야 하는지 분명히 이해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시중에 출간된 급수 한문책 또는 천자문 같은 지루한 교재는 피하고 교과서에 나오는 다양한 한자말부터 하나씩 예습시키면서 시작하면 좋을 것이다. 이왕이면 그에 해당되는 영어단어도 함께 공부하면 어른들 생각에 더 어려울 것 같지만 의외로 아이들은 재미있게 받아 들일 수도 있다.

최근에 고1 올라간 딸에게 영어독해력을 테스트 해 본 경험이 있다. 영어 몇 문장을 우리말로 통역시켜보면 아이가 영어구문을 정확히 이해 하는 지 대번 가늠이 된다. 주위의 한국자녀들 상당수가 듣기 말하기는 그럭저럭 하는 편이나 읽기, 특히 쓰기가 매우 약한 경우를 흔히 보게 된다. 물론 외국어를 습득함에 있어 듣고 말하는 것이 당연 최우선이긴 하나 특례나 각종 시험에선 읽고 쓰기가 훨씬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게 현실이다. 상식적인 얘기지만 영어구문(문법)을 이해 못 해 독해가 어려운 상황에서 영어작문이 잘 될 리가 없다. 우선 필자는 글의 질적 내용에 앞서 문장의 틀(형식)을 얘기하고자 한다. 만일 당신의 자녀가 영어로 토막말만 하거나 글을 쓸 때 단순한 표현밖에 못한다면, 분명 구문 체계가 머리 안에 정립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특히 말과 달리 글은 내용을 떠나 우선 문법에 맞아야 글다운 글이 되기 때문이다. 당연히 최상의 방법은 어릴적부터 책을 많이 읽어 영어표현에 자연스레 익숙해지는 것임을 누구나 안다. 동시에 학년이 올라 갈수록 수준에 맞는 양서를 꾸준히 읽게 하는 것이다.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그런 배경을 지닌 학생들이 결국 영어에세이도 잘 쓸수 밖에 없다. 물론 책을 많이 읽었다고 글까지 잘 쓴다고 하면 억지스런 면이 있긴 하다. 왜냐하면 읽기와 쓰기가 상호 긍정적 자극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쓰기 또한 별도의 부단한 연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럼 여기서 영어 독서를 꾸준히 해오지 않았거나, 했더라도 작문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면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을까? 글쟁이들도 글 실력을 늘리기 위해 훌륭한 작품을 필사(筆寫,보고 똑같이 적음)연습을 하듯이 좋은 영어문장들을 외우고 반복해서 적어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좋은 책 한 권을 정해 놓고 다양한 구문의 2백개 문장을 구구단 외듯이 무식하게 외워버리는 것이다. (사실 이 방법은 작문뿐만 아니라 회화에도 상당한 도움이n된다. 작문이 제대로 안 된다면 나아가서 회화도 잘 안 된다는 의미다. 결국 회화를 잘 하려면 문법도 중요하다는n결론이다). 단 책 한 권을 최소 10번 이상 봐서 구문을 완전히 마스터 할 때 까지 이 책 저 책 기웃거려서는 절대 안된다. 또한 새 단어를 따로 시간 빼서 외우지 말아야 하는데, 모든 단어는 문장 속에서 익혀야 진정한 뉘앙스가n각인되므로 더더욱 단어가 아닌 문장을 외워야 한다. 특히 동사,형용사가 그러한데 단어를 한국어로 일대일n대응하듯이 외우는 그런 시간낭비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안타깝게도 그런 식으로 학습하는 자녀들이 여전히 있다)

이 세상에 완벽한 글은 없다. 하지만 올바른 문법에 맞춰 자신의 생각을 또렷하게 표현만 한다면 자녀들에게 뭘 더 바라겠는가? 그건 국어논술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위에 제시된 방법으로 학습하면서 대학마다 요구하는 문제패턴을 학교나 학원을 통해 익히고 직접 습작을 많이 해보는 수 밖에 없다. 습작 후 (원어민)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문장의 오류를 찾아내어 좀 더 나은 표현으로 수정해가면서 스스로 깨우치는 것 외에 무슨 별다른 방법이 있겠는가! 분명 땀 흘린 만큼 글에 배어 나오게 되어 있는 법이다.

작성자 : 박동중 – 영남대 영문과 졸업/조흥은행 안국동 근무, 現 창작활동 및 백산비나 근무중 (frog09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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