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October 27,Tuesday

베트남에서 한 달 살기 – 냐짱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소리와 함께 방문을 열면 아름다운 바다가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을 꿈꾸며 휴가를 간 당신. 멀리 비행기까지 타고 해외로 나가서 휘뚜루 마뚜루 정신 없이 사진 찍고 이것 저것 먹다가 정신을 차리고 나니 어느 새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다면, 과연 당신의 마음 속에 그 여행은 얼마나 깊이 추억으로 남아 있을까요?
요즘에는 휴가도 일하듯이 숨가쁘고 빡빡한 스케쥴이 아니라 좀 더 느긋하게, 오롯이 나만의 시간 또는 가족과의 시간을 소중이 여기며 한 달씩 살아보는 것이 유행하고 있죠? 다낭과 냐짱에서 각각 7월에서 8월에 걸쳐 한달 살기를 체험한 ‘짜루’와 ‘승하’ 두 친구의 이야기를 통해서 여름 휴가의 아쉬움을 대리 만족해보실까요?

당신이 상상하던 노랑, 빨강, 초록, 색색깔의 과일들과 따뜻한 햇살이 비추는 동남아에 대한 상상이 현실이 되는 곳이 있는데, 바로 베트남의 중남부 있는 ‘냐짱’(한국에서는 나트랑)이죠! 멀고 먼 옛날 참파 시대 때부터 있었던 쭉 이어진 평화로운 냐짱 해변에는 크고 작은 호텔과 숙박 업소이 즐비하게 있어요. 이 곳에서 어느 곳에 머무르든 눈이 부신 바다 전망은 기본이고, 주변에는 싱싱한 해산물을 포함해 다양한 먹거리가 있어 눈과 입이 끊임없이 즐거운 곳이에요.

왜 냐짱?
냐짱은 베트남에서 어업을 생업으로 하는 주요 도시였지만, 일년중 300일 이상이 따뜻하고 온화한 기후라 프랑스가 통치하던 인도차이나 시대에 리조트와 휴양지로 개발이 되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동양의 나폴리, 베트남의 지중해라고도 불리면 프랑스나 러시아에서 휴가를 보내러 많이 온답니다. 동남아시아지만 러시아 사람들과 러시아어 메뉴판까지 다양한 느낌이 공존하지만 유명세에 비해 그리 크지 않고 조용해서 한적한 분위기를 아직까지 잘 유지하고 있어요.

잠깐, 그럼 여기서 한 달이나 사는 건 너무 긴 거 아닌가요?
우리가 매일 매일 만나는 너무 많은 외부 자극들과 스트레스, 촉박한 일정들이 쌓일 수록 바쁘게 쫓아다니지만 나를 위한 느낌이 들지 않았어요. 그래서 잠시 한 걸음 멈추고 충천을 하고 싶었답니다. 그렇다고 산 속이나 편의시설이 제대로 없는 너무 시골에서 고생하고 싶지도 않았어요.
아무도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지만, 편하게 쉴 수 있고 너무 비싸지 않은 곳. 그래서 베트남으로 결정했어요.

준비했던 것들!
무비자로 베트남에 있을 수 있는 기간은 15일이기 때문에 아예 관광 비자를 준비했고, 예산을 감안해서 숙소는 좋은 곳에서 며칠 지내면서 저렴한 곳을 알아보기로 했어요.
혹시나 지내다가 만약에 맘이 바뀔 지 몰라 항공권도 날자 변경 가능한 왕복티켓으로 준비하구요.

기간은?
여기저기 문의해보니 6월부터는 베트남 사람들이, 7~8월은 러시아, 중국, 한국 사람들의 휴가 기간으로 각국의 많은 여행객들이 방문한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조용하게 쉬고 싶은데 너무 복잡하진 않을까 너무 시끄러울까, 걱정되서 휴가철이 본격 시작되는 8월을 피해 7월 한달간 일찍 다녔왔어요.

1주차!
한달이나 있을거니까 휴대폰으로 여행지와 맛집을 챙기며 빡빡하게 일정을 준비할 필요가 없었어요. 그날 그날 관심가는 거 따라 즐겨보자는 마음으로 호텔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함께 늦잠을 자고, 인스타에 잔뜩 올릴 뷔페를 먹으며 브런치도 즐기고, 하루는 카페에서 느긋하게 향긋한 코코넛커피나 달콤한 모카라떼 맛의 박시우를 마시며 머리를 식혔어요.
저녁에는 여수 밤바다 노래를 냐짱에서 불러보았어요. 냐짱 밤바다~
냐짱은 세계 각국 여행객들이 찾는 관광지인 만큼 다양한 나라의 음식점이 있어요. 이탈리아, 러시아, 중국, 스페인, 그리스, 인도 등 날마다 골라서 갈 수 있었어요. 신선한 해산물을 파는 현지 식당은 말할 것도 없구요.

배부르게 먹었으니 소화도 해야죠? 냐짱해안가를 따라 천천히 걸어보기 강력 추천! 걷다 보면 차 안에서 놓쳤던 풍경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답니다. 바다는 좋지만 수영은 부담스러울 때는 호텔마다 관리하는 해변이 있어서 그 곳에서 선배드(sun bed)도 빌려서 잠시 낮잠도 자고 좋았어요.
시내에서 자전거 투어를 하면서 가볍게 지리도 익히며 관광도 하구요. 작은 도시여서 그런지 교통비가 생각보다 많이 들지 않았어요! 걸어다닐 수 있는 곳이 많았어요!

2주차!
도시는 작지만 대도시인 하노이나 호치민에 비해 도로가 복잡하지 않아서 주변 지리도 익숙해졌어요. 예산도 슬슬 걱정되서 마트에서 식료품도 사서 요리도 하구요. 냐짱에서는 적어도 쇼핑 때문에 고생한 적은 없었어요. 도심 주변에 Vin Mart, Lotte Mart와 Bic C Mart 등의 대형 쇼핑몰도 있었어요. 큰 마트 외에도 79마트, Mini Mart 등 작은 편의점들도 많았구요. Vincom Megamall에는 많은 브랜드 옷도 구경하고, 골목마다 있는 옷가게도 둘러보었어요.
아름다운 포나가르도 천천히 둘러보면서 사원을 둘러 볼때는 가이드를 따라다니며 쫓기듯이 보는 게 아니라 정말로 감상을하면서 대성당에도 가보고 얄티튜드 전망대에서 야경도 보았어요. 밤에는 반짝이는 시클로가 타라고 유혹했지만, 택시보다 훨씬 비싸고 더운데 굳이 탈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어요.

현지 사람들이 하는 것도 따라해보고요, 가장 좋았던 건 다양한 열대과일을 저렴하게 매일 먹을 수 있었다는 점이죠. 관광지가 아닌 숙소 근처에 저렴한 곳을 물어봐서 사먹었구요, 현지인보다 가격을 보태 부른다고 해도 흥정이 가능했어요. 1일 1망고의 신세계를 경험했어요. 그.리.고. 곤계란은 지금도 무서워요. 도대체 왜 먹는 걸까요?


서승하 SEUNGHA SEO <seunghas29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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