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October 21,Wednesday

홀인원, 헐! 이런

골퍼를 둘로 나눈다면 홀인원을 한 골퍼와
홀인원을 못한 골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홀인원을 한 축복받은 골퍼와 아직 하지 못한 축복을 기다리는 골퍼. 아, 그리고 홀인원을 이미 하고도 또 다른 행운을 기다리는 유경험 홀인원 골퍼. 암튼 하신분과 아직 하지 못하신 분으로 나눌 수 있을 듯합니다.
아직 못하신 모든 골퍼들에게 행운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이글을 쓰는 저도 아직 홀인원을 하지 못한 부류에 속합니다. 30년을 상회하는 경력에 아직도 홀인원을 못한 것은 부끄러운 일은 아니지만 자랑할만한 일 또한 아닙니다. 그런데 저는 좀 특별한 경우에 속합니다. 제 동반자가 홀인원을 하는 경우는 4-5번 정도 본 듯합니다.
정확하게 몇번인지 모르지만, 아무튼 남들의 홀인원 패에 제 이름을 적지 않게 새겨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또 한번 제 이름을 남의 홀인원 패에 새기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흔하게 홀인원을 만나다 보니 좀 싱겨워졌는지 이번 홀인원에는 가벼운 헤프닝이 있었습니다.
지난 8월 25일 주일 날, 9시에 하는 일부 예배를 마치고 꼬깜이라는 일요 골프 모임에 참여하여 투득 골프장 웨스트 코스를 동년배인 김성철, 김성수, 두 김씨와 함께 돌았습니다.
웨스트 코스 16번 홀, 아마도 한 160야드가 되지 않나 싶은데, 김성철씨가 티샷한 공이 홀에 사라집니다. 와우! 하며 찬사를 보냄이 마땅한데 참으로 유감스럽게도 그 홀인원 샷을 직접 목격하지는 못했습니다.
사연인즉, 김성수씨와 내가 티샷을 날리고 둘이서 함께 카트를 타는 터라, 카트에 올라서 김성철씨가 샷을 준비하는 것을 보며 천천히 그린 쪽으로 시야를 돌리고 카트를 움직이는데 바로 그 순간 김성철 사장이 티샷 한 공이 홀 안으로 사라진 것입니다. 캐디의 환희 속의 비명소리에 홀인원이 일어났다는 것은 깨달았습니다.

헐, 이런 일이! 홀인원이 ‘헐! 이런’ 이 되고 말았습니다.

골프에서 매너를 지키는 것이 왜 중요하지 다시 한번 알려주는 일이었습니다.
김사장이 마지막으로 티그라운드에 오를 때 함께 봐주지 않은 것이 몹시 후회가 됩니다. 공이 직접 홀에 들어가는 장면을 보며 함께 그 행운의 홀인원을 즐겨야 기쁨도 배가 될 터인데. 기본적인 골프 매너를 지키지 않고 카트를 그린 쪽으로 움직인 탓에 그 행운을 놓쳤습니다. 다행이도 홀인원을 한 김성철 사장은 마침 나타나 그 장면을 목격한 꼬깜의 뒷팀과 그 행운을 충분히 나누었습니다. 함께 라운드를 하고도 홀인원을 목격하지 못한 멍청한 동반자를 만났지만 그래도 그에게 또 다른 축하객이 있었다는게 그나마 묘한 위로가 되었습니다.

홀인원 후 그 날은 김사장의 다른 약속으로 저녁도 못하고 헤어지긴 했지만 관례상 그렇듯이 홀인원 패를 만든 후 그 패를 넘겨주는 날, 다시 축하 라운드를 할 것을 마음에 담아 둡니다. 그리고 제가 한국에 계신 노모의 병환으로 급히 한국으로 돌아가는 바람에 한동안 공백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아직 홀인원 뒷풀이를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아직 한국에 있는 동안 10월 1일, 또 다른 해프닝이 들려옵니다.
베트남에서 오랜 세월 봉제업을 하시면서 그 업계에서는 이름이 널리 알려진 강영근씨가 역시 투득 이스트 코스 13번 홀에서 홀인원을 했다는 소식입니다. 제가 함께 하지는 않았는데 이 홀인원이 저에게 좀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강영근씨는 제가 한동안 골프에 손을 떼고 지날 때, 건강을 위해 골프를 해야한다고 자주 권유하시던 분으로, 요즘 다시 골프채를 잡도록 기회를 마련하신 고마운 사람입니다. 그 분이 호의로 골프를 다시 시작했고 또 이 골프 칼럼을 다시 쓰게 되었으니, 만약 독자 분들이 이 골프 칼럼을 재미있게 읽으신다면, 그 즐거움의 저변에는 강영근씨의 배려가 있었다는 논리도 성립됩니다.
그리고 두번째로 이 홀인원이 의미가 저에게 더해 진 것이 있습니다. 당시 강영근씨의 홀인원 라운드의 동반자는 미국에서 사업을 하시는 행크 초이로 알려진 최현호 사장과 요즘 베트남에서 씬짜오키프트 사업을 오픈하며 한창 뛰어다니는 한경민 사장이었습니다.
사실 각지 다른 팀에서 일어난 홀인원이니, 별 다른 이야기가 되지 않겠지만, 단지 한가지 그 동반자중 하나인 한경민 사장이 제 친 동생이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한 달을 두고 같은 골프장에서 두 형제가 홀인원을 만난 것입니다. 이것도 특이한 일이다 싶습니다.
10월 15일 기프트 샷을 하는 한경민 군이 한국으로 주문한 강영근 사장의 홀인원 패가 도착하여 그 패 수여를 이유로 초대 라운드가 열렸는데, 마침 며칠 전에 귀배한 저를 강사장이 함께 초대하여 함께 무료 라운딩을 즐기고 또 거창한 저녁까지 함께 하며 큰 대접을 받았습니다. 정말 유쾌한 자리를 함께 하며 배가 아플 정도로 많이 웃었습니다.

홀인원이 기쁜 이유는 이렇게 함께 나눌 친구가 있어서 더욱 행복하다는 것을 또 한번 새겨봅니다.
맞지요. 가장 억울하고 불행한 홀인원은, 주일날 미사를 빼먹고 혼자 필드에 나와 맞은 신부님의 홀인원이라는 것에 다시 한 번 공감합니다.

그리고 며칠 전 김성철 사장의 홀인원 패가 이제 사 도착을 했습니다. 다음주에는 그 핑계로 또 필드에서 행복을 누려보려 하는데…, 너무 자주 하는 기쁨도 삼가할 일이 아닌가 싶기는 합니다.
아무튼 , 행복은 홀인원에만 담겨있는 것은 아닌 듯합니다. 신은 모든 곳에 행복을 넣어주신 다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홀인원을 한 당사자는 물론이고 그와 함께 한 동반자도 그렇고, 그런 소식을 듣고 함께 기뻐해주는 이웃들에게도 모두 홀인원의 행운이 행복을 선사하리라 믿습니다.

반면 이런 기쁜 소식외에 별로 반갑지 않은 소식이 한국에서 들려옵니다. 하긴 언제 한국의 소식이 반가운 적이 있던가요.

얼마전 평양에서 남북 축구 이야기 입니다. 현장 중계카메라도, 방송 아나운서도, 관중도 없는 죽은 축구경기가 복한의 수도 평양에서 조용히 몰래 열렸습니다. 참으로 슬픈 일입니다. 무단외출한 신부님의 홀인원처럼 그 슬픈 경기에 누가 이길 생각이 나겠습니까? 결국 암묵적인 양해하에(?) 무승무로 마감을 하고 사고를 피한 듯합니다.
손흥민 선수 귀국 인터뷰에서 오히려 의젓하게 말하는 모습에 눈물이 핑 돕니다. 정말 미안하다. 너희들을 그런 사지보다 못한 곳에 보내놓은 우리 어른들을 절대로 용서하지 말아라.
이런 슬픈 현실의 한반도를 새삼 각인 시켜주신 북한 당국에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온 국민에게 시청료를 받아 드시는 KBS 방송국 어른들은 이미 북한에 중계료 17억원을 보냈는데 북한이 현장 중계를 거절해서 중계를 못했다고 당당하게 그 잘생긴 얼굴을 빳빳하게 들고 국회에 나와 주저없이 말씀하십니다. 국민의 세금을 참으로 유용하게 사용하시고 그만큼 역시 당당하시니 그 용기에 찬사를 보냅니다. 그런데 녹화중계라도 보자하는데 화질이 나쁘다고 그것도 안 보여주겠다는 심사는 또 무엇인가요? 이건 뭐 심통을 부리는 것도 아니고 국민들이 보자는 중계도 자신의 제량으로 무시하는 KOREA BROADCASTING COMPANY사,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방송국이라는 생각이 어리석고 순진한 사고인 모양입니다.
그래도 요즘 엄청난 파워를 자랑하시는 김제동 님이나, 유듀브 방송의 대가 유시민님이 말씀하시면 들어 줄 만도 할 것같은데, 어마어마한 강의료를 국민의 세금으로 받으시는 김제동님, 그리고 유 전 장관님, 제발 한 말씀 해주세요. 시청료를 한번도 빼지 않고 착실하게 납부하는 어리석은 국민들이 원하는 일이니, 이번 만은 한번 혜량하셔서, 불쌍한 우리국민, 국대선수들이 북한에서 뛰는 모습을 흐린 화면이라도 괜찮으니 좀 볼 수 있도록 은혜를 베풀어 주시면 안될까요? 큰 은혜로 알고 평생 시청료 납부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행사로 우리는 그들의 실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북과 남 양쪽 다 말입니다.
단지 어린 우리 선수들이 혹시 이 일도 마음의 상처를 입지나 않을 지 우려되긴 합니다. 부디 이 선수들이 어른이 되어 나라를 운영할 때는 제발 이런 멍청한 선배들의 전철을 밝지 말고 모든 한국인이 다 모여, 자랑스런 태극기 아래 치열한 응원전을 펼치는 경기장에서 남과 북의 젊은 기상들이 자신의 기량을 맘껏 펼치는 게임을 치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다시 한번 우리 어린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못난 어른들의 무능을 용서해 달라는 마음으로
<홀인원 칵테일> 한 잔 쏩니다.
글. 에녹 한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한번쯤은 해보고 싶은 홀 인 원의 기원을 담아 만들어진 칵테일로 골퍼라면 한번쯤 맛보고 싶은 칵테일입니다. 위스키 베이스인 맨해튼에 레몬 주스와 오렌지 주스를 첨가한 변형시킨 칵테일로 알코올이 좀 강합니다. 스카치 위스키 1½온스, 드라이 베르무트 ½온스, 레몬 주스 1티스푼, 오렌지 비터 1대시, 얼음은 셰이커에 넣고 흔든 다음 칵테일 글라스에 따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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