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January 28,Tuesday

잘못을 자신에게서 찾으라

오늘은 좀 고리타분한 옛 소리로 시작해 볼까요.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별로 관심이 가는 내용이 아닐 수 있지만 이 글을 읽는 우리 골프 친구들은 그래도 어느 정도 나이가 찬 분들 일테니, 이런 글도 가끔 한번씩 돌아보는 것도 삶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이 글을 씁니다.
옛 선비들은 공부를 하다가 마음이 심란해지고 집중이 안될 때는 사대射臺에 나가 활을 쏘며 마음을 다스렸다고 합니다.
요즘은 활을 쏜다는 것은 복잡하고 화려한 서양 활, 양궁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게 되죠, 한국의 양궁이 세계를 주름잡는 시기이니까요. 하지만 제가 말하는 활은 국궁, 우리의 활을 의미하는데 이제는 우리 주변에서 찾아보기 힘들죠. 이제는 그저 특정한 지역에서 조금은 별나고 시간이 남아도는 노친네들의 취미로 남아 있을 뿐입니다. ( 잠깐, 여기서 제가 노친네라는 호칭을 쓴 것은 타인을 낮춰부르고자 한 것이 아니라 60이 넘은 저도 노친네에 포함되기 때문에 자칭으로 사용한 것입니다. 부디 오해가 없으시길.ㅎㅎ)

그런데 활을 쏘는 일이 마음을 다스리는 것과 과연 관계가 있을까요?

맹자 공손추편에 보면, ‘發而不中 不怨勝己者 反求諸己而已(발이부중 불원승기자 반구저기이이)’‘활을 쏴 적중하지 않아도 나를 이기는 자를 원망하지 않고 돌이켜서 자기에서 찾을 따름이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활을 쏜다는 것은 미리 자신을 다 잡고 활을 잡은 다음 시위를 당깁니다. 그리고 맹자의 말대로 시위를 떠난 화살이 과녁에 맞지 않아도 나를 이긴 자를 원망하지 않고 활을 잘못 쏜 자신을 돌아본다는 얘기입니다. 활을 쏘기까지의 준비과정이 언급되지는 않지만 활을 쏘는 일은 마음을 다잡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선비들이 자주 사대를 찾은 모양입니다. 활을 과녁에 맞추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목적인 셈이죠.
여기까지 따라가다 보니, 이 활을 쏜다는 것이 우리 친구들이 현재 즐기는 골프와 아주 유사하지 않나요?
활을 쏘기 전에 자신을 다 잡은 후 시위를 당긴다는 말은, 골프에서 목표를 정하고 그에 맞는 클럽을 잡은 후, 침착하게 어드레스를 한 후, 심호흡으로 마음을 진정시킨 다음 과감하게 샷을 날린다 와 대비되는 말이 됩니다.
골프를 한다는 것에 대한 그럴 듯한 이유가 한가지 더 생겼습니다. 세상 시끄러운 삶에서 잠시 마음을 다 잡는 시간을 갖는 것이 바로 필드에 나서는 일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진정된 마음으로 샷을 날린 후, 그 샷이 빗나가 그린을 놓쳐 승부에 지더라도 남을 탓하지 않고 스스로에게서 그 잘못을 찾습니다. 맞습니까?
이것이 맞는 이야기인데 사실 우리는 그리 행동하지 못합니다. 아니 많은 이가 그렇게 순응하지 않습니다. 미스 샷이 나오면 일단 주변에 언 녀석이 움직이며 나의 샷을 방해하지 않았나 하며, 가자미 눈을 뜨고 사방을 둘러봅니다. 그때 눈에 들어온 불쌍한 캐디는 눈총을 한 바가지 받고 배가 부릅니다. 혹은, 별다른 외부 요인을 찾지 못하면 그 다음에는 싱거운 변명거리를 찾아 냅니다. 어제 너무 늦게까지 접대를 하니라 잠을 못 잤더니 샷을 하는데 졸린다느니 하는 말도 안 되는 소리부터, 감기 기운에 약을 먹었더니 집중이 안되다느니 하는, 남은 아무런 관심도 없는 가당찮은 변명거리를 찾아내서 스스로를 위로합니다.
이런 변명은 스스로를 위로하는 자기연민은 될 수 있지만, 자신의 잘못을 냉철하게 돌아보는 자기성찰은 담겨 있지 않습니다.
이렇게 자기반성이 없는 이는 모든 면에서 발전이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골프를 치면서 사람을 파악하게 됩니다. 이것도 엄청 재미있는 일인데 언제가 한번 정리해서 ‘라운드를 통한 인간성 파악’ 이란 글을 한번 써보겠습니다.
아무튼, 여기서 골프를 잘 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골프를 잘 치기 원하세요 아니면 골프를 제대로 치는 훌륭한 골퍼, 괜찮은 골퍼가 되기를 원하십니까?
골프를 잘 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매일 골프를 치면 상급 기능을 가진 골퍼가 됩니다. 그러나 매일 틈만 나면 골프를 쳐서 기능이 좋은 골퍼들, 저는 이런 분들이 골프에 발전을 이루었다고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그냥 많이 먹었더니 체중이 늘고 근육도 좋아져서 건강하다는 소리와 같은 것 아닌가요? 이런 분들은 건강할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죠. 그러니 매일 골프를 치는 사람은 골퍼는 잘 치기는 하는데 훌륭한 골퍼로 동일시 되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누구든지 공을 썩 만족스럽게 치지는 못하더라도, 남에게 골퍼로서 존경도 받고 또,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골퍼가 되고 싶어 할 것입니다.

이런 골퍼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자기성찰이 포함된 집중과 몰입입니다.
실수한 샷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거나 되도 않는 변명거리를 찾는, 자기연민에 익숙한 사람이 골프를 잘 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매일 골프장에서 사는 것 뿐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능력을 솔직하게 바라보며 자기성찰을 할 줄 아는 사람은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그런 분들은 스스로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알기에 그것에 대한 집중적인 연습으로 발전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자기연민에 빠진 사람들은 가끔 잘 맞는 샷을 자신의 것으로 알고 살아갑니다. 그러니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지 못하고 부족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습하여 고치는 데에도 망설이게 됩니다. ‘맞아! 내가 이게 부족해’ 하며 부족분을 인정하며 연습하게 되면, 그동안 실수 할 때마다 무수하게 갖다 붙힌 이유가 전부 가당찮은 변명이 되고 마는 자기부정에 빠지게 되는 것이죠.
결론, 모든 것이 다 그렇지만, 골프도 자신을 냉철하게 바라보며 반성하며 집중적으로 몰입하는 사람이 양질의 골퍼가 됩니다.

요즘 양궁은 예전과는 달리 사대에서 선수가 시위를 당길 때 관중이 조용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소음을 일으켜 선수의 주의를 무너트리려는 시도를 하곤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선수들은 항상 상위권을 놓치지 않습니다.
골프도 그래야 될 듯 합니다. 그렇게 의도적인 방해를 하지는 않더라도 남들이 떠들건 말건 자신의 샷에 집중하는 골퍼야 말로 진정한 강자가 아닌가 싶습니다.
샷을 할 때 지구가 멈추기를 기대하지 마시고, 순간적 집중과 몰입을 키우고, 결과를 스스로 책임지는 솔직한 자세, 이것이 우리를 성숙한 골퍼로 만드는 비결인 듯 합니다.
에녹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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