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October 27,Tuesday

주베트남 대한민국 대사관 김의중 상무관

한국은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 베트남은 중국, 미국에 이어 한국의 3대 수출국이다. 많은 한국기업들이 갖는 여러 문제들을 어렵게 해결했을 때 보람을 느끼게 된다는 김 상무관은, 베트남 지방정부를 상대로, 한국기업의 이익을 침해하는 부당한 행정행위를 취소해달라고 요청해서 받아들여진 사례에서 베트남 대기업에 판로를 개척하고 싶은 한국 중소기업과 함께 베트남 바이어를 물색해서, 실제 거래까지 연결하는 등,아직은 베트남의 행정과 사법체계가 미흡하여 생기는 여러 민원들을 해결하느라 정신없이 바쁜 그를 대사관내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주베트남대사관 상무관(산업통상자원부)으로 근무하고 계신데요. 공식 직함이 어떻게 되는지, 하시는 업무 및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주베트남한국대사관 상무관 김의중입니다. 원 소속은 한국의 산업통상자원부이고요. 베트남이 한국기업 진출과 투자활동이 가장 활발한 국가인 만큼,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대사관 내에 상무관(commercial attache) 직위를 두고 있으며, 남북간 거리가 떨어져 있는 국토의 특성상 호치민 총영사관에도 상무관을 별도로 두고 있습니다. (2명의 상무관)
보통 3년 임기로 근무를 하게 되는데, 저는 작년 8월 14일에 부임했으니 약 1년 3개월 정도 지났습니다. 행정고시에 2003년 합격한 뒤, 재정경제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경제부처에서만 약 15년 정도 공무원으로 근무했고, 해외근무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베트남이 워낙 Hot 하다 보니, 주재관 경쟁도 치열했는데, 운이 좋게 선발되어서 하노이에서 근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늦둥이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두고 있고, 가족 모두 하노이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기업지원이라는 제 업무의 특성상 많은 진출기업 관계자 분과 미팅을 하면서 애로를 청취하고, 투자 및 진출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공무원 생활을 사무실에서 보고서 쓰는데 보냈는데, 이곳 하노이에서는 기업현장 가까이에서 직접 많은 분들을 만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현장중심의 행정과 지원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는 소중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대사관에 올 때마다 느끼던 궁금증이 하나 있습니다.
왜 항상 모든 외교관의 사무실 문이 활짝 열려 있나요?
하하. 그게 이상하게 보이셨나요? 대사관 모든 담당 외교관의 사무 공간은 늘 열려있습니다. 규칙으로 정해 놓은 것은 아니지만 누구든 주저하지 마시고 들어오시라는 뜻이기도 하구요 또 투명한 정보 공유, 인접부서와의 담장 허물기 등 일종의 열린 행정의 실천으로 보시면 됩니다. 오히려 외근 및 출장 시에는 문을 닫음으로써 부재중 임을 알리게 됩니다.

아. 그런 뜻이 였군요. 잘 알겠습니다. 말로만 대사관 문턱을 낮추는게 아니라 이미 작은 것부터 실천하고 있었던 거네요. 참 좋네요. 양국 수교이래 대한민국 기업이 베트남에서 펼치는 사업들이 베트남 경제에 자리매김하고 있는 비중이 매우 크다고 알고 있습니다. 관장하는 분야 즉, 통상무역분야에서 양국의 교류는 어느 정도이고 중장기적인 전망은 어떠한지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한국은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입니다(외국인직접투자). 또한, 베트남은 중국, 미국에 이어 한국의 3대 수출국입니다. 특히 지난 2015년말 한-베 FTA가 발효된 이후에, 양국 교역이 비약적으로 발전해왔고, 2020년 양국 교역을 1,000억불까지 확대하겠다는 양국간에 합의된 목표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곳 베트남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하여, 대략 8,000여개의 한국기업들이 베트남에 진출하여 사업을 하시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마 진출기업 수로는 베트남이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국가일 것입니다. 또한, 베트남에 진출한 일본기업이 약 4,000여개, 중국기업이 약 2,500여개 된다고 추정하는 데, 진출기업 숫자만 봐도, 한국과 베트남의 경제협력 관계가 얼마나 돈독해지고 있는 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탈중국기업의 베트남으로의 생산기지 이동과 함께, 기 발효된 CPTPP에 이어서 EU-Vietnam FTA, RCEP 등이 내년에 본격 발효되면 ASEAN 국가 중에서 베트남의 투자매력도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군요. 그런데 근래에 베트남에 거주하는 한국인이 15만명을 훌쩍 넘어서고 그동안 호치민에 편중되어 있다가 부쩍 하노이 인근으로 집중확대되는 중심에는 삼성전자가 있습니다. 반면 지나치게 편중된 구조로 인해 유연성이 확보되지 못한 채 다소 불안한 구조라는 견해도 존재합니다. 또한 중국의 사례를 들어서 일까요, 사회주의 국가에 대한 투자를 회의적으로 보는 견해도 다수 있는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전통적으로 한국기업이 많이 진출했던 호치민에 이어, 이제 하노이를 비롯한 베트남 북부지역에 많은 한국기업들이 진출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진출 기업들은 전기전자, 섬유, 봉제 등 분야의 제조업체들이며, 베트남을 생산거점으로 제3국으로 수출하는 글로벌 벨류체인(GVC)상의 제조업 생산기지 역할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이 현지에서 생산하는 휴대폰, 가전 등이 베트남 전체 수출액의 약 25%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베트남 경제활동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는 오히려 지난 10여년간은 삼성전자 등을 비롯한 우리 대기업들의 제조업 투자 위주로 진출이 이루어져 왔다면, 앞으로는 중소벤처, 스타트업 등 작지만 강한 회사들이, 대형 장치산업뿐 아니라, 금융, IT 등 보다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는 형태로 바뀔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제는 한국기업과 정부도 “Beyond Samsung”을 함께 고민해 볼 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지적해주신 대로, 이제 최근 중국 제조기업들의 베트남 투자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데, 자칫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의 경영여건이 어려워지는 요인으로 될 수 있으니,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시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빌어 중요한 안내말씀 하나 더 드리고 싶습니다. 베트남 진출 우리 기업들은 투자계획을 세울 때, 베트남 정부의 주요 정책변화 내용이 있는 지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현재 베트남 총리실에서는 베트남 태양광발전 프로젝트에 대한 인센티브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습니다. 태양광 발전에 대한 FIT(Feed In Tariff / 장기 고정가격 구매 제도) 정책을 축소 중단하고, 경매(bidding) 방식으로 경쟁입찰을 거쳐 사업자를 선정하는 방식을 도입하고자 하고 있으니, 우리 기업들도 이에 대비한 전략을 세우고 투자를 결정하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재임하시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아직 1년여 기간의 근무를 마친 상태라 부족한 게 많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한국기업의 민원을 많이 접하다 보니, 이런 민원들을 어렵게 해결했을 때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베트남 지방정부를 상대로, 몇 번이고 면담을 해서, 한국기업의 이익을 침해하는 부당한 행정행위를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는데, 결국 받아들여진 사례라던지, 베트남 대기업에 판로를 개척하고 싶은 한국 중소기업과 함께 베트남 바이어를 물색해서, 실제 거래까지 연결된 경험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너무 감사하고, 보람된 일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베트남의 행정과 사법체계가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이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한국기업들이 많이 있는데, 일일이 다 도와드리지 못하는 점이 가장 아쉽습니다. 앞으로 남은 부임기간 동안, 진출기업 여러분들께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베트남에 진출한 혹은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는 한국기업 및 교민분들 및 씬짜오베트남 독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베트남 투자계획이 있다고 찾아오시는 분들께, 할까 말까 고민되시면 투자하시라. 라고 조언해드립니다. 다만, 사전에 충분하게 공부하고, 전문가 도움을 꼭 받으시라는 말씀도 함께 드립니다. 한국에서 성공한 아이템이라고 반드시 베트남에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반드시 유념하셔야 합니다. 또한, 베트남 정부의 FDI 정책방향 등에 대해서도 항상 관심있게 봐주시고, 하노이에는 저를 비롯하여, 대사관에 국세청, 노동부 등 여러 부처의 주재관이 함께 일하고 있는 경제팀이 있고, 코트라, 대한상의, 무역협회, 중기중앙회 등 많은 지원기관들이 우리 기업들을 돕기 위해 하노이에 진출해 있습니다. 이런 지원기관에서 무료 또는 저렴하게 받으실 수 있는 서비스들이 있으니, 꼭 찾아주시고 적극 이용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들에 소위 ‘짝퉁 한류’ 화장품 등이 시중에 판매되어, 우리 기업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최근 한국법원에서 국내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마치 동 페이퍼컴퍼니를 상표권자로 표기하고 한국 제품인 것처럼 판매해 온 무무소(MUMUSO), 아이라휘(iLahui)사의 국내 법인 해산을 결정한 바 있습니다. 여러 교민들께서도 시중에서 가짜 한류 상품들을 판매하는 것을 보시면 코트라 무역관이나 대사관으로 알려주세요. 베트남 정부에 적극적인 단속을 요청토록 하겠습니다.
재외동포 한분, 한분이 외교관이고 국가대표입니다. 아무쪼록 항상 국익을 도모하고 대한민국 국격을 먼저 생각하시면서 안전하고 성공적인 활동을 이어나가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 후, 한참 촬영을 하고 있는데 지나가던 몇 분이 들여다보시더니 “아, 씬짜오베트남 왔네요” 하면서 반가움을 전한다. 지난 박노완 대사의 인터뷰 때 대사께서 “공관에 28명의 외교관이 있습니다. 한 분도 빠뜨리지 말고 소개해주세요.” 라고 당부 애기도 있었지만, 각 분야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여 열심히 일하는 외교관 한분 한분을 뵐 때마다 기자는 늘 새롭고 고맙고 뿌듯하다. 게다가 오늘은 경비실 앞에 서서 방문자 인적사항을 기입하고 서 있으니 (보통은 내부에서 담당자가 픽업을 나와서 우리를 데리고 들어가야 하는데) 기다리지 말고 그냥 들어 가란다. 하하. 뭐랄까 ‘유명잡지’ 대접을 해주는 것 같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마주한 하노이의 겨울 하늘이 참 청명하다. 글. 李起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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