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October 27,Tuesday

새로운 한인회장의 탄생을 축하하며

지난 해 12월 28일 한인회장 선거가 있었습니다.
선거 결과 김종각 후보가 당선 되었습니다.
김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며 그 앞 날에 신의 축복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이번 선거를 보며 참 여러 가지 느낀 바가 많았습니다. 특히 짧은 선거일정으로 적지 않은 문제들이 드러났지만 일단 선거가 무사히 치루어졌고, 선거에게 승리하지 못한 김정열 후보의 승복이 이루어 졌으니 새삼 선거과정의 문제를 삼아 왈가불가 하는 것은 도움이 안 되는 듯하여 여기서 언급은 삼가하겠습니다. 어쩌면 짧은 선거일정이라는 것이 오히려 여러 문제들이 더 이상 불거지는 것을 막은 순기능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이런 선거가 반복되어도 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번에 불가피한 사정으로 비정상적인 선거관리를 양해하는 것뿐입니다. 부디 다시는 반복되지 않는 특별한 케이스로 기억되기를 기대합니다.
지난 4년동안 우리 호찌민 교민은 전세계 동포들로부터 외국에 나와서도 서로 싸움질이나 하는 교민들이라는 오명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사태가 어떤 특정 인물의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 불상사가 4년이나 이어져 온 원인은 우리 교민들의 참여의식의 결여가 부른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누구의 잘못이 아니라면, 우리 모두의 잘못”이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이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었으니 우리 호찌민 교민의 명예가 회복되도록 교민들 스스로 우리의 일에 많은 관심과 참여가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제 이 기회를 통해 한인회라는 단체의 성격과 그 역할 그리고 한인회장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짚어보고자 합니다.

먼저 한인회란 무엇인가요?
한인회란 말 그대로 한인들의 모임을 의미합니다. 호찌민 한인회란 호찌민에 거주하는 한인들을 회원으로 하는 단체를 말합니다. 그렇다면 회원은 누구인가? 이 회원에 대하여 이번 선거에서 아주 명확하게 정의를 내려주었습니다. 호찌민에 3개월이상 거주하는 한인이라고 정의하였습니다.
그럼 한인회원의 자격을 알았으니 이제 한인회란 어떤 단체이고 왜 필요한가는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대다수 교민사회에서는 교민수가 기백이나 기천에 이르기까지는 한인회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저 이런 저런 동우회 등 친목단체로 충분히 감당이 되기 때문입니다.
호찌민 역시, 한베 수교 4년후 1996년 김영삼 대통령이 베트남 방문을 하기 전까지 한인회가 없었습니다. 그때, 한국 대통령이 한.베수교 후 처음으로 베트남을 방문한다는 일정이 정해지자, 호찌민 총영사관에서는 교민을 대표해서 김영삼 대통령과 악수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긴급하게 교민들의 의견을 모아 당시 서울대 법대 출신의 박옥만 씨를 지정하여 초대 한인회장으로 임명했습니다. 그렇게 공관의 입김으로 호찌민 한인회가 출발을 합니다. 그때 호찌민 교민수가 약 3-4천명 정도라고 기억합니다. 하노이는 기십명 정도였을 겁니다.
그러니 교민수가 기천명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체는 그저 친목단체였다는 것이지요. 정식으로 전체 교민을 위한 봉사단체의 필요성이 없었습니다.
한인회란 그만큼 회원들의 수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왜냐하면 어느 정도 위원수가 되어야 개인이 해결하기 힘든 공동의 과제가 생기고, 그런 공통의 과제를 위해 아예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경주하여 전체를 위해 전업으로 봉사할 사람들이 필요하여 생겨난 것이 바로 한인회장단입니다.
대통령이 방문하는데 전체 교민이 다 갈 수는 없으니, ‘그래 자네가 대표로 가서 악수하고 우리 형편도 말씀 드리고 해라’ 하며 한인회가 생긴 호찌민의 케이스를 보면 한인회의 역할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의전 대표 역할을 하는 것처럼, 한인회장단의 임무는 그렇게 개인이 감당하지 못하는, 한국교민이라는 이름으로 발생한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입니다. 한인회가 예전에 그랬듯이, 그저 교민 행사에 매달리며 교민 친목에 주력한다면 단체의 성격을 잘못 이해 한 것입니다. 그런 일을 할 단체는 교민사회에 널려 있습니다.
모든 한인회의 정관은 “본 한인회는 회원의 회비와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순수봉사단체다” 라고 단체의 성격을 규정하는 조항으로 시작됩니다.
여기서 우리는 봉사라는 단어에 유념해야 합니다. 봉사는 대상자가 누가 될까요? 봉사의 대상자는 힘없고 돈 없는 약자가 대상이 됩니다. 힘과 권력이 넘치고 돈도 많은 강자에게 봉사가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새로운 한인회장단의 역할은 바로 이것입니다. 교민들 중에서도 도움이 필요한 약자에게 봉사해야 합니다. 동시에 우리 한국인의 권익과 이익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 있다면 우리를 대리하여 발언하고 개선되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그들의 일입니다. 아주 힘들고 귀찮고 생색도 나지 않은 거친 과제들이지만 전체 한인에게는 긴요한 일이 됩니다.
이번 선거에서 두 후보가 모두 일률적으로 내세운 첫 번째 공약이 바로 한인회의 활성화입니다. 그러나 두 후보 모두 ‘어떻게’ 어떤 방안으로 한인회를 활성화시킬 것인지에 대하여 아무런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신임회장은 그 공약을 어떻게 성사시킬 것인지 그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고 교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합니다. 화려한 말의 공약보다 실천할 수 있는 한가지 방안이 필요할 때입니다.
호찌민이 사고지역으로 규정된 긴 4년 동안에도 우리가 별로 한인회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이유는, 진실로 몸으로 봉사하는 상조회 같은 봉사단체가 꾸준히 역할을 수행하였고, 코참, 옥타와 같이 기업을 아우르는 경제단체, 그리고 여성회, 노인회, NGO 협의회와 같은 각급 단체들이 제대로 작동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제 새로 출발하는 한인회는 서두르지 말고 자신들의 조직을 새롭게 정비하고 당면한 과제를 먼저 선정하는 작업부터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특별히 이번에는 인사가 전부라는 사실을 상기해주기 바랍니다. 이번 회장단에 참여하는 인물들은 모두, 한인회라는 이름을 이용하여 사익을 추구할 가능성이 원천적으로 배제된 인물이어야 합니다. 만약 한 명이라도 그런 인물이 참여하는 순간, 한인회는 다시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며 교민의 외면을 받게 됩니다.
이번 회장단이 잊지 않아야 할 사항은 이번에 그들이 받은 지지는 고작 전체 교민의 0.5%에 불과했다는 것입니다. 99% 이상의 교민들이 그대를 목동으로 인정하는 데 참여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 입니다.
이에, 새로운 한인회장단은 이런 상황을 수긍하며, 겸손과 배려로 교민 전체를 아울리는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기를 기대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씬짜오베트남 주필, 한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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