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June 21,Monday

크라운 버디를 아시나요?

어느날, 호치민에서 잘 나가는 후배, 전 월드 옥타호치민 지회장으로 월드옥타호치민 지부를
세계 우수 지부로 만들어 놓은 손영일 사장이 오랜만에 연락을 합니다.
“선배님, 제 동반자 한 명이 사이클 버디를 했는데 그것에 덧붙여 버디를 하나 더 했습니다.
이런 경우 뭐라고 부르는 명칭이 있는지요?”

사이클 버디란 한 라운드를 하면서 파 3, 4, 5 홀에서 버디를 한 것을 의미하는데 그것도 연이어 하면서 덤으로 버디를 하나 더 했다는 것입니다. 즉, 4홀 줄 버디를 했는데 그 안에는 파 3, 4, 5, 그리고 파 4 에서 들어 있다는 얘기인데, 이런 경우 뭐라고 부르는 명칭이 있는가 하는 질문입니다. 그런 것에 따로 붙는 명칭이 있나? 글쎄 들어본 적이 없어 하며 그 궁금증을 풀어주지 못했는데, 궁금한 것을 그냥 넘기는 법이 없는 손사장, 다음날 인터넷에서 찾았다면서 자료를 보내는데 그런 버디를 크라운 버디라고 하며 귀한 기록의 하나로 취급하여 패를 만들어 주며 축하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선배님 골프 칼럼에 이것에 대하여 쓰면 어떠냐고 추천을 합니다. 후배의 말을 잘 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 글이 탄생합니다.

맞습니다. 버디 3-4개를 줄이어 하는 기록은 아마추어에게는 흔한 일이 아닙니다. 더구나 그런 줄버디에 파3,4,5가 다 들어있다면 더욱 그렇죠.
이런 기록은 물론 아마추어에게만 적용되는 기록입니다. 프로들이야 버디 4개 정도는 밥 먹듯이 할 테니까요. LPGA 프로 양희영은 2015년에 한국의 영종도 스카이 72 골프장 오션코스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 후반 10번 홀에서 18번 홀까지 9홀을 전부 버디를 기록하며 9홀 연속 버디와 함께 파 36, 9홀 최소타를 경신한 기록이 있습니다.
다시 아마추어들의 세계로 넘어가 봅니다.
한 라운드에서 파 3,4,5 홀에서 버디를 한 것을 사이클 버디라고 합니다. 야구에서 한 게임에 단타, 2루타, 3루타 그리고 홈런을 다 친 것을 사이클 안타라고 하는 것처럼 골프도 한라운드를 돌면서 각각 다른 파가 정해진 홀에서 모두 버디를 한 것을 사이클 버디라고 하며 축하해주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사이클 버디는 반드시 연속해서 해야만 하나요? 누군가는 연속해서 해야만 기록이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이클 버디라는 단어의 뜻을 보자면, 연속의 의미를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혹시 그런 일로 논쟁이 생기면 기본으로 돌아가시면 됩니다. 왜 사이클 버디가 생겼는가? 아마추어골퍼의 모든 기록은 프로들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것들 입니다. 단지 동반자들이 기념할 만하다 하여 기록으로 남겨두고 축하해 주는 것이니, 사이클 버디 역시 동반자들이 합의하면 연속으로 이루어진 버디가 아니라도 상관없는 일이죠
어차피 축하할 일을 많이 만들고자 생겨난 아마추어들의 기록이니까 논쟁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사이클 버디는 이름자체가 이미 의미를 포함하고 있지만 그외에 더 긴 연속 버디들의 이름은 그냥 그런 기록을 남기기 위해 붙인 이름인 듯합니다.
아무튼, 4버디를 연속으로 했는데 파 3, 4, 5가 다 들어 있다면 이런 기록을 크라운버디라고 한다는 것을 그날 처음 알았습니다. 그리고 4연속 버디를 하긴 했는데 파 3, 4, 5가 들어있지 않은 경우는 아우디 버디라고 한답니다. 동그라미 4개가 그려진 아우디 차량의 로고를 빗대 만든 명칭 입니다, 그리고 5연속 버디를 올림픽 버디라고 한 답니다. 이 역시 5개의 동그라미가 엮여있는 올림픽 마크를 보고 만든 이름입니다.
그러면 크라운 버디라는 이름은 누가 어떤 이유로 그런 이름을 만들었을까? 모릅니다. 그리고 별로 알 필요도 없을 듯합니다, 그저 그런 이름의 기록이 있다는 것만 알면 됩니다. 저와 자주 골프를 치는 강영근 사장은 사이클 버디를 두번이나 했는데 한번은 4연속 버디를 했다니, 그는 이미 크라운버디를 했지만 사이클 버디로 넘어간 것입니다. 그때는 크라운 버디라는 이름이 따로 있는지도 몰랐으니까요.

이런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이런 아마추어들의 기록은 홀인원 이상의 기록을 제외하고는 거의 공식적으로 남을 기록이 아닙니다. 누군가 자신의 기록 혹은 동반자의 기록을 축하하기 위해 만든 그럴 듯한 이름일 뿐입니다. 이런 기록에 각종 이름을 붙인 이유는, 아마추어 골프 라이프에 기념거리가 하나 생겼고, 그 핑계로 동반자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건수가 생겼다는 게 중요합니다 .
얼마전 일주일을 간격으로 주변 동료가 홀인원을 하는 것을 두번이나 만났습니다. 한번은 라운드를 같이 한 동반자가 했고, 한번은 가까운 지인이 저와는 별개로 했습니다. 그런데 저와 함께 라운드를 한 동반자의 홀인원 패에 제 이름이 들어가기는 했지만( 제가 만들었으니 당연합니다), 실제로 축하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진 것은 홀인원 패에 제 이름이 새겨지지도 않은, 저와는 별개로 일어난 지인의 홀인원이었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스스로 돌아보며 느낀 것은, 홀인원을 단순히 자신의 기록을 보는 경우와, 홀인원을 즐길 거리의 하나로 보는 경우로 구분되는 가 봅니다. 전자의 경우는 그것을 축하하는 파티보다 기록을 남기는 것에 더 의미를 두는 것입니다.
그러나, 홀인원은 기록으로도 중요하지만, 동반자의 존재가 더 중요합니다. 만약 동반자가 없이 홀인원을 했다고 생각하면, 당장 그 가치가 드러납니다. 혼자 한 홀인원은 자신의 기록으로는 남을 수 있지만 누구의 기억에도 남지 않은 기록이 과연 무슨 의미를 갖겠습니까?
세상에 가장 불행한 홀인원은 혼자하는 홀인원이고, 저주받은 홀인원은 주일날 미사를 몰래 빼먹고 골프장에 혼자 나온 신부의 홀인원이라고 합니다.
기쁨은 함께 하면 할수록 커진다는 말은 진리입니다.
그래서 홀인원을 한 골퍼는 다음 라운드에 그날의 동반자를 초대하고, 패 수여식을 핑계로 자신의 홀인원을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는 여흥의 자리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더불어 그 행운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한다는 이유로 적지 않은 돈을 들여 기념품을 만들어 주변사람들에게 돌리며 그 귀한 기록을 가능한 오래도록 많은 사람들이 기억해 주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프로는 골프로 호구책을 마련하지만, 우리 아마추어에게 골프는 일상의 엄중함을 덜어줄 놀이의 하나입니다. 놀이를 하는 도중에 동반자들과 함께 거하게 즐길거리가 바로 이런 저런 기록들입니다. 그러니 즐기는 못하는 기록은 의미가 없습니다.
놀이는 즐길 때 진정한 가치가 나옵니다. 그러니, 올해는 필드를 걸으며 일에 대한 스트레스도 풀고, 운동도 겸하고, 가능한 많은 친구들과 사귀는 진정한 아마추어 골프, 놀이를 즐기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글. 에녹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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