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April 19,Friday

포스트 코로나, 이제 학교가 오픈한다!

백신이 아직 나오지 않은 COVID-19 팬데믹, 여전히 세계는 바이러스와 전쟁 중입니다. 이런 시점에서, 베트남의 학교 재오픈은 조심스럽지만 아주 고무적입니다. 많은 자국민 조차도 의심하는 베트남 정부의 투명성이나 일찌감치 나라의 문을 단호하게 닫아버린 극단적인 강수를 두었지만, 어쨌든 결론적으로 베트남은 약 300여 명의 확진자와 0명의 사망자를 기록한 코로나에 있어서 안전한 국가로 남게 되었습니다. 코로나로 죽기 전에, 경제 파탄으로 죽겠다는 우스갯소리도 이젠 실제 상황이 되어가고 있으니, 코로나의 종식 시점과 기준도 다소 변화될 것 같습니다. 이 말은 바이러스와 함께 공존하는 일상생활에 하루빨리 적응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할 겁니다.
얼마 전 인터넷에는 한 동영상이 논란이 되었습니다. 미국 인디애나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학교가 문을 닫은 락다운 기간 동안 “Free Hug Booth”을 만들었습니다. 선생님이 직접 고안한 플라스틱 커버를 이용해 직접 몸이 닿지 않아도 안을 수 있도록 만든 것입니다. 그 덕분에 한동안 보지 못했던 반 아이들과 선생님은 잠시라도 서로 안고, 근황을 물어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그 동영상을 보는 내내 우리 아이들 모습과 동영상 속의 해맑은 아이들의 표정이 오버랩되면서 너무 감동스러웠죠. 평범했던 일상의 모습이 사라져 버리고 나니, 그 일상을 다시 찾아가는 시간들 또한 더없이 소중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댓글을 보니 생각지도 못한 충격적인 말들이 많았습니다. ‘멍청하다’, ‘무지하다’ 등등 선생님을 비난하는 글이 줄을 이었어요. 그저 학생들이 그리워서 만들었고, 그 장면들을 다른 이들과 나누고 싶어서 인터넷에 올렸을 텐데, 이런 반응들을 봤다면 선생님은 얼마나 큰 상처와 트라우마가 있었을까 싶어, 일식면도 없는 선생님의 안위가 참 걱정스러웠답니다. 선생님을 비난하는 이유는 저 장치가 선생님만을 보호할 수 있고, 밖에서 사용하는 아이들의 보호장치는 없었다는 것이었죠. 앞의 아이와 마주 닿았던 플라스틱 표면을 다음 아이가 다시 사용하니, 바이러스가 있다면 슈퍼 전파 장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잠시 머리가 띵해옵니다. 이것이 포스트 코로나를 살아내기 위한 적응의 한 과정이겠구나 싶었습니다.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도 달라져야 했고, 온라인으로 누군가에게 충고나 의견을 내는 방법에 있어서도 교육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당연히 선생님의 순수한 의도와 마찬가지로, 소독과정도 잘 설계되어 모든 아이들의 안전이 보장이 되었는지도 중요할 것입니다. 얼핏 동영상 속에는 소독제 티슈통이 눈에 띄기는 합니다만 각 아이별로 커버를 바꿨는지, 아니면 전체를 소독했는지 자세한 정황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온라인 속의 사람들은 익명으로 거침없이 댓글을 남깁니다. 어떤 질문도 없이 바로 냉소와 비꼼, 비난의 말들이 난무합니다. 이들은 알까요?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두세 문장의 댓글들이 모여 수십, 수백 개를 이루면 살인도 할 수 있다는 것을요. 오프라인에서와 마찬가지로 인간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사회적 예의와 보편타당한 윤리, 건강하고 긍정적인 온라인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교육들이 더더욱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제 공교육에 기본으로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요?

작은 에피소드를 통해서 미래에 필요한 교육들을 눈여겨볼 수 있었습니다.
유치원의 오픈을 준비하면서, 제일 크게 달라진 게 있다면 바로 등하굣길과 위생교육에 관한 것입니다. 마스크 쓰기, 손 씻기, 교실의 소독, 청소 등은 기본적으로 강화되겠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몸으로 놀기’를 어떻게 바꿔나가야 할지 고민이 들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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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에 앞서 선생님들과 회의하면서 나온 의견 중 하나입니다. 보통 아침에 아이들이 등교하면 교실에 들어서기 전 선생님과 혹은 친구들과 인사하는 초이스들이 있습니다. 옆에 보이는 그림처럼, 대부분의 인사법이 서로 터치할 수밖에 없네요. 하이 파이브나 주먹 부딪히기, 악수하기, 안아주기를 제외하고 나니, 남은 건 말로 안녕, 인사를 건네는 것뿐입니다. 그래서 두 가지 인사법을 더 추가하기로 하였습니다.

Elbow Greeting and Foot Greeting입니다. 팔꿈치나 발을 부딪혀 하는 인사법이지요. 선생님들과 시연하면서도 괜스레 웃음이 나는 걸 보니, 아이들도 분명 즐거워할 것 같습니다.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우리는 잘 극복할 것이고, 조금은 달라진 모습이겠지만 예전처럼 평화롭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거라 믿습니다. 다시 시작하는 학교, 학생, 학부모 모두 함께 개인위생에 힘쓰고, 안전 수칙을 잘 지켜나가도록 힘썼으면 좋겠습니다. 외출 시 마스크, 잊지 마세요.

덧붙이기~
코로나로 인해 우리 삶은 정말 송두리째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어린아이들부터 노인들까지 의도치 않게 디지털 세계로 빨려 드는 느낌이랄까요. 문득 2018년도에 재미있게 봤던 ‘서치, Searching’라는 영화가 생각이 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SNS의 화면이나 CCTV, 미디어를 통해서만 영화를 이끌어 갑니다. 혹시 안 보신 분들이 계시다면 강추 드립니다. 연출에 한 번, 시나리오의 촘촘함에 또 한번, 100분의 러닝타임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영화로, 유비쿼터스 시대 속으로 깊숙이 들어와 있는 우리의 현실을 더 체감하실 수 있을 거예요. 이것도 무려 2년 전 이야기네요.\

현 Saigon Montessori International
Kindergarten Director
현 Vietnam Montessori Institute
Founder & Director
국제 몬테소리 교사 (MIA), MIA 및 PNMA 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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