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June 22,Tuesday

차원이 다른 골프

요즘 세상의 공통 화제가 무엇인가요? 단연코 말하건대, ‘코로나 이후의 세상’ 이 바로 그 화두 일 것 입니다. 너무나 궁금하지 않나요? 과연 어떻게 변화될까? 베트남이 하늘 길을 개방하는 시기를 예측하지 못해 이미 벌려 놓은 베트남 사업을 버리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적절하게 관리하지도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어떤 결론을 내리려면 예측 가능한 미래가 보여야 하는데 지금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어쩌면 기대하고 싶지 않은 미래가 펼쳐지는 것을 믿고 싶어 하지 않는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즉, 이런 사태가 장기간 지속될 것이고 그로 인해 자신에게 익숙하던 상황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믿고 싶지 않아서 하루하루 결정을 안 내리고, 세상이 다시 자신에게 익숙하던 상황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기대와는 달리 코로나 사태는 나아지기는커녕 더욱 심각한 국면으로 치달으며 앞으로 상당 기간 동안, 아니 어쩌면 감기처럼 영원히 코로나바이러스와 인류가 함께 존재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는 불길한 예상이 듭니다.
현재 많은 나라에서는 방역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도 않은 상황에서도 일단 살고 보자 하며 봉쇄를 풀고 경제활동을 재개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미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동행을 인정하는 듯한 자세입니다. 결국 이제는 예전의 그 자유롭던 삶은 포기하고 스스로 조심하며 사는 수 밖에 없는 듯 합니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사태 이후의 상황을 정확하게 짚어낼 수만 있다면 아마도 엄청난 기회를 만날 겁니다. 그래서 요즘 미래학자들이 인기를 구가합니다. 그들이 쓰는 책이 날개 돋친 듯 팔립니다.
저도 요즘, 제이슨 생커라는 미래학자가 쓴 [코로나 이후의 세계] 라는 책을 보고는 있는데 코로나 이후에 바뀔 모든 분야를 짚었는데 해당되지 않은 분야가 없을 정도로 모든 세상사가 다 코로나의 영향을 받는 모양입니다.

미래학자란 시간을 보는 수가 깊은 사람인 듯합니다.
바둑의 고수란 하수보다 더 많은 수를 내다보는 것처럼 미래학자란 세상사의 깊이를 보는 시야가 더 넓고 깊은 사람을 의미하나 봅니다.
그들은 남들보다 세상을 보는 혜안, 시간의 깊이를 들여다 보는 능력이 탁월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남들보다 한 수만 더 앞일을 읽어낼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세상의 리더가 될 것입니다.
세상사는 모두 시간과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유한한 생명을 지닌 인간사에 시간을 빼고 논할 수 있는 가치는 없을 테니까요.
어려움을 당했을 때 가장 흔하게 위로의 말로 사용되는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This too shall pass away!) 라는 성경에 나오는 문구 역시, 시간이야 말로 진정한 정복자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렇듯 시간이 우리 삶에 가장 무거운 가치로 자리하고 있지만, 평소에는 특별히 그 가치의 무게에 대한 인식을 하며 살지는 않는 듯합니다. 특히 베트남에 계신 분들, 매번 명절이나 기념일이 돌아오고 나면 “어 벌써!” 하는 푸념이 절로 나오지 않던가요? 계절이 없는 베트남에서의 삶은 특히 시간을 잊고 살기가 쉽습니다. 언제나 변함없다는 일관성 있는 환경도 좋지만, 삶의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작용인 듯합니다.
대신 별생각 없이 골프를 즐기기에는 참 좋은 곳 같습니다. 계절의 변화가 없으니 늘 푸른 그린을 바라보며 세월 가는 줄 모르고 필드를 누빕니다.
그런데 골프에서도 시간에 대한 인식을 갖게 되면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골프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 얘기를 좀 해보도록 하지요.

골프에서의 시간 개념, 이 역시 보는 수의 깊이를 말하는데,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이 필드 매니지먼트 입니다. 어떻게 홀을 공략할 것인가?
필드 매니지먼트는 몇 수 앞을 내다보는 시야를 요구합니다. 적어도 드라이버를 들기 전에 공을 어느 쪽에 보내야 다음 샷의 그린 공략이 좋은 가를 생각할 줄은 알아야 합니다. 즉 한 두 수 앞을 바라볼 줄 아는 골프를 해야 홀을 공략할 줄 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다른 말로 차원의 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시간을 보다 깊게 보는, 몇 수 앞을 볼 줄 아는 골퍼와 그냥 공을 보고 거리만 생각해서 치는 골프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거리만 생각해서 치는 골프는 2차원의 골프입니다. 그에 비해 단순히 거리만이 아니라 홀 전체의 모습을 머리에 넣고 치는 골프는 비로서 3차원의 골프가 됩니다. 3차원 이미지가 잡혀야 비로서 다음 수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스윙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다수의 골퍼들이 스윙의 이미지를 2차원, 평면적으로 갖습니다. 그런 이미지에서는 공간에서 움직이는 스윙 동작을 볼 수 없습니다.
2차원의 사고에 공간개념을 플러스하면 스윙 이미지가 더욱 명료해집니다. 대번에 스윙 시 동반되는 몸동작과 스윙의 궤도까지 전부 한눈에 잡히기 시작합니다.
슬라이스로 고생하시는 분들의 대부분은 바로 이런 2차원적 이미지로 인한 문제입니다. 스윙 이미지를 3차원으로 바꿔 보세요. 몸이 당장 그 이미지대로 변하진 않아도 전체 스윙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때부터 차원이 다른 골프가 시작됩니다.
어프로치나 아이언의 뒷땅치기 등은 전부 이미지가 3차원으로 잡히지 않은 탓입니다. 3차원으로 이미지를 굳히면 레슨 프로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단, 3차원 이미지 굳히기가 쉽지 않습니다. 2차원으로 오랜 세월을 보냈기에 그만큼의 훈련이 더 필요합니다.

그런 3차원의 이미지에 시간개념을 넣은 4차원이 되면 그야말로 골프의 신세계가 열릴 것입니다.
많은 프로들이 스윙을 타이밍이라고 합니다. 즉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동작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죠. 시간이 포함된 개념입니다. 한 순간에 이루어지는 스윙 동작 속에서 시간을 의식적으로 조절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시간을 의식하고 스윙을 하는 것과 아닌 것의 차이는 확실히 존재합니다.

골프에서 시간 개념이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것은 퍼팅입니다. 퍼팅은 공을 그린 위에서 얼마나 오래 굴릴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해 공에 가하는 힘입니다. 그리고 그 힘 에너지의 결과가 공이 구르는 시간으로 나타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역으로 공이 구르는 시간을 측정하여 퍼팅 시 필요한 에너지의 양을 결정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그러면 이제, 공이 홀까지 그린 위를 굴러오는 모습을 그릴 때 시간을 염두에 두고 상상하고, 그 이미지대로 퍼팅을 하면 거리를 맞추는 힘 조절이 좋아집니다.

한번 해 보시죠. 해가 될 일은 없을 듯 합니다. 차원이 다른 골프를 한번 시작해보는 것입니다. 공간개념이 삽입된 3차원 골프 스윙, 그리고 시간개념이 들어간 4차원의 필드 매니지먼트와 퍼팅. 이것이 잘 되든 안 되든, 스코어가 잘 나오든 아니든, 이미 그대는 일반적인 골퍼와는 차원이 다른, 자신만의 골프를 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스스로 만족하고 즐길 수 있다면 이미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 아니던가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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