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April 19,Friday

언어와 문자, 한국어의 세계화는 어떻게 진행되는가

언어와 문자, 한국어의 세계화는 어떻게 진행되는가

지난 호에 이어 한글에 대한 공부를 계속하기로 한다. 지난호에는 한글이 가진 역사적 의미와 그 역활을 짚어봤는데 이번에는 한글이라는 문자에 대한 의미를 공부해보고 세상에서 가장 과학적 문자라는 한글의 우수성과 더불어 한글의 세계화에 대한 공부를 해보기로 하자.

세계유일의 자질 문자, 한글
문자란 언어를 표기하기 위한 시각적인 기호체계이다. 즉 소리가 나면서 사라지는 소리의 한계를 보강하기 위해 만든 것이 문자다. 문자의 발명으로 인류는 지식을 모양의 형태로 전할 수 있게 되었기에 불바퀴와 함께 인류의 3대 발명품으로 꼽기도 한다.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문자는 라틴문자이며 그밖에도 한자, 키릴 문자, 아랍문자가 복수의 국가에서 쓰이고 있고 한글, 가나, 버나 문자, 크메르문자, 태국문자, 라오문자, 아르메니아 문자, 조지아 문자, 싱할라문자처럼 한국가에서만 쓰이는 문자도 있다.
이렇게 현재 쓰이는 20여가지의 문자를 분류하면 표음문자, 표의문자,표어문자, 상형문자로 분류하는데 음을 적은 것과 뜻이나 모양을 적은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음을 나타내는 문자를 또 분류하면 음절문자 음소문자 그리고 자질 문자가 있는데 문자의 최소 단위에 따른 구분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대표적 음절 문자가 일본어 음소문자가 로마어 음소보다 더 작은 단위로 형성된 자질 문자는 현재 한글이 유일한다. 그만큼 한글은 발전된 문자로 과학적이고 응용력이 다른 문자에 비해 비할 바가 아니다.
쉽게 말하자면 자동차를 만드는데 몸통 엔진 크랭크 축 등 중간단위로 나누어 작업하는 형태에 비유되는 문자가 자질 문자고 그보다 더 작은 단위, 바퀴, 백밀러, 운전대 등 각각의 고유기능을 가진 부품 별로 나는 것이 음소문자고 그런 부품을 이루는 요소 즉, 나사, 철 플라스틱 다이얼 등 어느 부분으로도 변화될 수 있는 아주 소 단위의 물품으로 나누어진 것이 자질 문자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레고와 같은 장난감을 만드는데 필요한 기본 요소와 같은 구성을 가진 것이 바로 자질 문자이고 세계에서 한글이 유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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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확장성
일반적으로 우리는 언어가 퍼지는 현상이 한글의 영향으로 인하여 우수하면 언어가 퍼진다라고 생각하지만, 언어 혹은 문자가 퍼지는 현상은 사실 우수성이라는 문제가 아니라 정치경제적인 현상이 대부분이다.

 

언어가 퍼지려면 다음과 같은 조건중 반드시 하나는 있어야 한다.

  1. 정복자에 의한 강요
    일반적으로 영어 및 불어, 및 스페인어가 많이 퍼지게된 이유가 바로 정복자에 의한 강요다. 위 언어의 발상지인 영국, 프랑스, 스페인 같은 국가는 전세계를 상대로 식민지 쟁탈전을 펼쳤고, 식민지가 확산되고, 많은 소수 민족과 피정복 민족을 거느림에 따라 이들과 의사소통할 중립어가 필요하게 되면서 정복자의 관점에서 이들에게 자신의 언어를 강요하게 되면서 언어가 퍼지게 되는데, 그러한 대표적인 예가 북미 및 호주대륙에서의 영어 확산, 프랑스어의 아프리카 확산, 그리고 스페인어의 남미 확산이 대표적인 예이며, 또한 이슬람의 확산에 따라서 아랍어가 발상지인 메카부터, 동쪽으로는 이라크, 서쪽으로는 모로코에 퍼진것도, 이슬람제국의 초창기 정복사업으로 인하여 아랍어가 퍼지게 되었다.
  2. 경제적 기회
    일반적으로 아무리 정복자가 강요한다고 해도, 경제적인 이유가 없으면 언어가 잘 안퍼지는데, 대표적인 예가 인도네시아의 네덜란드어다. 네덜란드어가 피정복지인 인도네시아에서 안 퍼진 요인은 많지만, 그중 하나가 네덜란드어를 사용한다 하더라고 피지배층인 인도네시아인에게 경제적인 향상의 기회가 오지 않았다는 요인도 있다. 특히 네덜란드는 지역이 넓고, 언어가 많은 인도네시아를 지배하기 위하여 오히려 식민 관료들에게 자바어를 습득하도록 권장을 했는데, 당연히 식민지배층인 네덜란드인들은 자바어를 온전하게 배우지 않았고 네덜란드어를 습득한 식민지인들에게 유학 및 관료등용등의 혜택도 제공하지 않았다. 이러한 이유로 네덜란드어는 인도네시아에서 민족간에 공통제어가 되는것에 실패하게 되었고, 결국 네덜란드의 식민지배가 끝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된다.
    이러한 경제적인 요인은 언어의 확산과정에서 매우 중요한데, 영어가 영국의 식민지배가 끝났음에도 전세계적으로 오히려 더 확산하고 있는 이유는, 같은 영어권 국가인 미국이 세계의 경제적 패권을 잡게 되면서 금융 및 상공업 분야에서 필수의 언어가 된 것도 언어의 경제적 동기를 설명하는 예 중 하나다.
    또한 구소련이 지배했던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러시아어가 강세를 나타내는 이유도, 러시아어 화자와 비화자간의 경제적인 기회가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지역에서는 민족어가 아닌 러시아어를 해야 최소한 중앙아시아 지역보다 봉급이 2배 높은 러시아에서 일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3. 지역 내 통일언어의 부재
    언어가 다른언어를 확고하게 대체하는 중요한 요인중 하나는, 지역내 통일언어의 부재라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특히 이러한 점은 중요하다. 예를 들어서 A라는 제국이 B라는 나라를 식민지배를 시작했는데, 이 지역에 이미 통일된 언어가 있고, 화자가 많은 편이면 아무리 정복자라 하더라도 자신의 언어를 강요하는데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한 예가 일본의 조선에 대한 일본어 강요의 실패다. 왜 일본어를 퍼뜨릴려는 일본제국의 계획이 실패한 이유는 주로 2가지 인데, 하나는 식민지배 기간이 40년도 안되었다는 점이고, 다른하나는 조선에 이미 통일된 언어인 한국어가 보급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즉 일제의 일본어 강제 보급은 영국의 인도 혹은 개척 식민지 지역과 다르게 자발적인 선택이 극소수였고, 한 지역의 정치,경제적 요인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창씨개명까지 할 정도로 강력한 강요를 했지만 일본어 보급은 교육받은 계층을 제외하고 일반 민중까지 퍼지지 못했다. 이러한 현상은 영국이 지배했던 홍콩에서도 발생했고, 대부분의 영국과 프랑스의 아시아 식민지에서는 영어는 고급교육을 받은 사람의 상징이었지만, 각각 통일 언어의 존재로 인하여 식민지배가 끝나자 영어 및 불어는 상업용으로 사용하는 제 1외국어 혹은 제 2외국어가 되었고 사용하는 제 1언어는 자신의 민족어가 되어버린 현상을 볼때 한 언어가 다른언어를 대체하는 현상은 아프리카나 혹은 아메리카 대륙처럼 지역내 통일언어가 부재해야 한다는 조건이 필수적임을 알 수 있다.

왜 일반적인 민족어의 세계화는 어려운가?
이렇게 현재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문자는 대부분 식민주의 유산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과정을 거치고도 살아남은 언어와 문자는 많지만 다른지역으로 쉽게 퍼지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유는 무엇인가?

  1. 지역적 특수성
    일반적으로 사람의 언어는 암호와 같은 특성이 있다. 즉 암호는 특정한 형식에서 암호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보편성이 있지만, 암호는 외국어처럼 무엇인지 알겠지만, 패턴을 이해하지 못하면 그 의미를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언어는 암호와 같은 특징을 지닌다.
    특히 특정지역에서 오랜기간 교류와 문화적 공유의 결과로 나온 민족언어 같은 경우, 특정 문화권에 속한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문화적인 코드를 많이 담고 있는 편이어서 그 경계를 넘기가 매우 어렵다. 한국어에서는 예를 들어서 속담 같은 문화적인 이디옴같은 부분은 행위를 설명하는 알아듣지만, 언어 그 자체만으로는 그 속담에 들어간 의미를 알기에 매우 어렵다는 것을 유튜브 상에서 외국인에서 속담 가르쳐주기 코너에서 유추할 수가 있다.
    즉, 한국어는 한반도에서 한국어를 사용하는 화자의 문화와 풍습이 언어자체의 반영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러한 점은 일본어도 마찬가지고 이러한 점이 문법에 반영된 교착어를 사용하는 한국어와 일본어 같은 경우 외국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언어로 알려져 있다.
    즉 오랜기간 한지역에서만 사용되고 발달되어 언어를 퍼트리기 보다는 내부간의 의사소통을 원할하게 하기 위하여 쓰여진 역사가 오래되었고, 이로 인하여 특수성이 언어를 흡수하고 보급하는 성격을 능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  정치경제 제도적 요인
    언어가 퍼지는데에 제일 중요한 점은 정치,경제적인 동기부여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타국언어에 문화적인 매력을 느낀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느낄 수 있는 직업적인 향상이나 경제적 향상이 없으면 언어를 배운 보람만으로는 배움을 지속하기가 어렵기에 확정성에 장애로 작용한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어를 배우면 어느정도 경제적인 향상이 나타나는 베트남에서도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다.
    교육 제도적으로 한국어가 고등학교 졸업시험에 반영이 안 되어서, 고등학교 2학년 이후에는 한국어보다 입시에 필요한 언어를 배우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한국어 교육이 현저하게 줄어드는 경우가 나타난다. 제도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인센티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어나 일본어 같이 제한적인 지역에서만 쓰이는 언어는 경제적 인센티브가 영어 및 스페인어, 중국어 같이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언어와의 경쟁에서는 불리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3. 문화적 소프트 파워의 부재
    한국어 같이 최근에 K-POP으로 대표되는 문화컨텐츠가 있는 언어는 예외적이지만, 외국어 화자가 특정지역에서만 통하는 민족어를 배우려면 배움의 동기가 있어야 한다. 물론 배움의 동기는 다양하겠지만, 일반적으로 민족어를 배우는 이유는 필요성에 의해 나타난다. 또 다른 이유는 한국에서 80-90년대 일본 문화 상품을 보면서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위하여 일본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증가했듯이, 문화적인 요인으로 배우는 동기가 많은 편이며, 이러한 문화적 동기는 다른 어떠한 요인보다 해당 언어의 외국인 화자를 증가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민족어는 그러지 못한 경우가 많다. 한국어나 일본어 같이 문화적 컨텐츠가 탄탄하면 제2외국어로서의 인기가 있어서 화자가 증가하고, 자체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대부분의 민족어는 학술적으로 필요하거나, 현지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제한적인 동기로 인하여 배우는 경우가 다수이기 때문에 세계화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한국어의 국제적 위상은?
한국어의 세계적인 위치는 의외로 높은 편이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한국어내의 외래어가 늘어나고 있고, 특히 영어의 영향력이 높아지면서 한국어의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한국어는 모국어 화자수 7천 7백만명, 한국과 북한 그리고 중국(길림성), 러시아(프리모프스키 크라이) 등 UN회원 4개국에서 공식적으로 지정되어있다. 한국어의 국제적 위상은 1990년대만 하더라도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2000년대 한류와 대한민국의 경제적 상승과 더불어 국제적인 언어로 상승한 편에 속한다. 특히, 해외에서 운영 중인 한국어 보급 기관의 수는 약 2천여 개이며 이 기관들에 등록된 수강생 수는 25만여 명에 이른다.

한국어의 세계화는 어떻게 진행되었나?

  1.  관 주도의 한국어 교육기관 설립
    1990년대 후반부터 한국어 교육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국내외 한국어 보급을 위해 정부 부처별로 지원기관을 설립하여 한국어 교육 관련 사업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외국어 화자 대상의 한국어 교육은, 2020년 현재 문화체육관광부(한국문화원, 세종학당), 교육부(한국학교, 한국교육원), 외교부(민간 주도 한글학교)의 3개 부처가 담당하고 있으며, 국내 교육은 문화체육관광부(국립국어원, 국어문화원), 여성가족부(다문화가족지원센터), 법무부(사회통합프로그램 수탁기관), 교육부(다문화교육센터, 다문화대안학교), 고용노동부(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의 5개 부처 담당하는 사업으로 성장하게 되었고 한국교육원 같은 사업들은 추후에 한국어 보급에 보이지는 않지만 많은 역할을 하게 되는 씨앗이 된다.  이민자의 증가
  2.  이민자의 증가
    1990년 이후 대한민국의 위상변화 그리고 경제사회적 변화에 따라 한국어 학습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중 한국어 세계화에서 먼저 살펴보아야 할 부분은 국내로 유입되는 외국인의 증가다. 2000년 이후 국가 위상 제고 및 유학생 확대 정책에 힘입어 학습자가 증가하였고, 동시에 국제결혼으로 인한 다문화가정의 한국어 수요가 확대되었다. 아울러 고용허가제 실시로 인하여 이주 노동자가 늘어나게 되는데, 90년대-00년대 국내의 사회,경제적 변화는 한국어 세계화의 한 축이 되었다.
    특히 국내거주 외국인이 2010년대 중반부터 200만명을 넘기 시작하고. 국내 거주 외국인과 결혼이민자 등이 증가함에 따라 이들을 위한 한국어 교육기관이 다양화 되기 시작한다. 2018년 기준으로 국내에는 140여 개의 한국어 교육기관이 창설되었고, 국내외에서 한국어 학습자가 증가함에 따라 한국어능력을 평가하는 한국어능력시험(TOPIK) 응시자도 증가하게 되면서 시험 시행 횟수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연 2회에 그쳤으나, 응시자 증가에 따라 그 후 차차 늘어 2015년부터는 연 6회 실시하고 있다. 1997년 2,274명의 응시자로 시작하여 2018년 기준으로 329,224명이 응시하는 시험으로 성장하게 된다.

    Fans outside of Times Square; TRL studios; Korean pop; kpop; photo courtesy: MTV IGGY; dyi Original Filename: 1186_PR_1_2.jpg Original Filename: 8z90ok2x_NC_A_FT_TH_XX.jpgvia Flatbed Web
  3. K-pop과 더불어 성장한 해외 한국어 교육
    90년대 부터 시작된 해외 한국어 교육은 초기에는 중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늘어나는 상황이었다. 왜냐면 한국의 주 인적, 물적 교류 국가가 이 두 나라였기 때문이고 같은 동아시아 권이어서 다른 외국어보다 어느 정도 쉽게 습득이 가능하고, 어느 정도 한국 대중문화와 친근하다는 점이 90년대-00년대 초반 이 지역에서 한국어 학습자가 늘어난 원인이었다. 그러나 정작 한국어 열풍이 가장 꽃 핀 지역은 동남아다. 이러한 현상은 2010년대부터 본격화 되기 시작했는데, 이 지역의 한국어 학습자는 한류 열기와 더불어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주기 시작했고, 이러한 요인으로 인하여 태국인과 베트남인의 국내 이주가 활성화 되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였고 K-POP과 문화동경 그리고 경제적인 교류까지 3박자의 시너지 효과가 나오면서 이 지역의 한국어가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현재 진행형이다.

아울러 이러한 현상은 동남아시아만이 아닌 중앙아시아, 러시아어권에서도 늘어가기 시작했는데, 이 지역에서는 고려인과 한국 이주 희망자를 중심으로 한국어 학습이 진행됐지만 최근 5년간은 한국 대중문화가 러시아어권에서 인기가 높아지자, 한국의 소프트파워와 더불어 좋은 일자리를 갖겠다는 욕구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됐다. 이러한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국내 거주 러시아인에서 확인 할 수 있는데, 201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1만명 겨우 넘기었던 한국 거주 러시아인 인구가 지난 10년간 5만명 이상이 늘어나서, 총 6만 5천명이 되었을 정도로 증가하였다는 점에서 이 지역의 한국어 열풍을 짐작 할 수 있다.

그리고 K-POP이 서양권에서도 인기를 끌면서 해외 중등학교의 정규과정에서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하여 교육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 1997년, 미국 대입시험(SAT)에 한국어 과목이 포함되었으며 태국에서는 2018년도 대학입학시험에 한국어가 제2외국어 과목으로 채택되었다. 해당 연도 입시에 응시한 5만여 명 중 약 10%가 한국어를 선택할 정도로 그 인기가 높아지고 있고, 스리랑카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사업의 일환으로 AL(Advanced Level) 과정에 한국어 교육과정을 새로 포함시켰고, 우즈베키스탄에서는 타슈켄트 한국교육원과 함께 국민교육부 산하 국립교육센터에서 5학년~9학년의 한국어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이후 한국어 교사 양성을 위해 한국어교원자격증 취득이 가능한 전문 연수 과정을 개설했다. 즉 한국어의 위상이 국제적으로 향상됨에 따라 여러 나라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청소년들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한국어의 오염과 다른언어의 지배를 걱정하는 일부의 우려와는 다르게 오히려 한국어는 특정지역에서만 사용하는 언어로써는 드물게 세계화 분야에서는 승승장구 하고 있는 것이 현재 한국어의 위상이다.

한글의 세계화가 진행되고 있는가? 두가지 사례
한국어의 위상과는 달리 한국어를 표기하는 문자 한글에 대한 세계화는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언어를 아는 것과 보급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우리가 베트남어를 공부하고 배우지만 베트남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지 않는 것처럼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은 늘지만 한글을 공용어나 국어로 사용하는 곳은 극히 드물다는 말이다.
특히 현재같이 국가가 확립되고, 문자의 보급이 어떻게는 완료된 상황에서는 문자를 보급하는 일은 어렵고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문자의 보급은 종교와 병행되어 진행된 적이 많았고, 특히 미국 및 영국의 선교사들이 포교를 위한 목적으로 20세기 중순 이후로 파푸아뉴기니아, 아마존 정글 지역같이 현대 문명의 손길이 안 닿은 지역을 중심으로 원주민어로 성경을 번역하면서 주로 로마 알파벳을 차용하면서 진행되었다. 이러한 방식의 문자 보급이 주를 이루는 20세기 이후의 상황에서, 로마알파벳이 아닌 독자의 문자체계인 한글의 세계화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지만 다행스럽게도 인도네시아와 솔로몬 제도를 중심으로 일부가 진행 중이다. 그 사례를 살펴보자.

찌아찌아족 한글 보급 사업 – 성공
인도네시아는 섬으로 이루어진 국가들 가운데에서는 1,904,569 제곱 킬로미터의 면적을 자랑하며 가장 거대한 영토를 가지고 있는 나라 중 하나다. 또한 인구도 2억 6,700만 명이 넘어 세계에서 4번째로 인구가 많은 국가이며, 공용어인 바하사 인도네시아어 외 소수민족들이 사용하는 약 250가지의 언어가 있는, 동남아 최대 다민족, 다문화 국가 중 하나다. 2009년부터 한글 보급 대상으로 선정된 찌아찌아족은 6만 명 정도이며, 이들을 포함해 찌아찌아어를 사용하는 인구는 7만 9천 명에 달한다.
2009년 8월, 한국의 민간단체인 ‘훈민정음학회’에서 이 찌아찌아어의 공식 문자로 한글을 도입하려는 시도를 시작한 이래, 위 사업은 중간에 사업 대상자가 변경되면서 어려움을 겪었으나 2019년을 기준으로 어느정도 성공한 사업으로 평가 되고 있다. 찌아찌아족이 사용하는 찌아찌아어는 사실 정서법상 한글과도 맞지가 않고, 이미 아랍문자와 로마 알파벳으로 표기법이 있어서 전망은 밝지 않았지만, 현지에서는 한국에 대한 호감이 있었고 한글을 도입한 바우바우시의 당시 시장인 아미룰따밈은 한글을 도입함으로써 많은 한국의 기술과 문화를 지원받으려는 의도도 있던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업은 중간에 표류하는 기색이 있었고, 사업주체도 훈민정음학회에서, 2012년경 한국어 교육기관인 세종학당으로 변경되면서 한글보급사업이 한국어 교육과 병행되면서 재개되기 시작하였고, 2019년을 기준으로 EBS, 주간조선의 보도에 의하면 어느정도 성공한것으로 보여진다.
현지의 교육과정에서 한글보급과 더불어 초등학교에서는 한국의 한글은 물론 동요를 배우고, 유학이나 취업 때문에 고등학교에서는 순수 한국어를 배우는 방식으로 접근하여 한글보급이 한국어 교육과 병행하면서 어느정도 성공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솔로몬제도 한글 보급 사업 – 실패
2012년 10월 8일 솔로몬 제도의 과달카날주와 말라이타주가 한글을 표기문자로 도입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본 프로젝트는 유엔 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와 서울대 인문정보연구소의 주관으로 솔로몬제도 과달카날주 1만 6천명이 사용하는 카리어와 말라이타주 5만명이 사용하는 꽈라아에어에 한글 표기법을 도입하여 한글 교육사업을 시행하는 프로젝트다. 2012년 초반부터 현지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한글 토착어 교육을 시작한다는 보도였다.
솔로몬제도의 상황은 찌아찌아쪽과는 상황이 정반대였다. 일단 찌아찌아어 한글 보급 사업이 한국에서도 회의적인 전망이 많았던 이유는 찌아찌아어가 기존에 이미 로마 알파벳를 사용하고 있는데다가, 바하사 인도네시아어라는 확고한 공용어가 있는 상황이었고, 한국어에는 없는 r과 l발음에 구분을 두고 있던 상황이라 한글이 적합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지만, 반면 솔로몬 제도는 당시까지 문자 교육이 전부 실패했었고 이에 대안으로 한글을 선택하여서, 어느정도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예산 문제와, 현지 교통의 어려움으로 사업의 진행에 난항을 겪게 되었고, 2013년 이후로는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다가 2019년을 기준으로 중단된 상황으로 알려지고 있다.

언어와 문자의 전파는 우수성의 문제가 아니라 생활의 문제
10월 9일은 한글날이다, 한글이 위대한 점은 새로운 문자를 창제하고, 어려운 배포과정 그 자체에 성공하였다는 점이다.
이번호에서 문자의 세계화를 논한 것은 다름이 아니라, 언어가 퍼지는 것은 생각보다 쉬울 수 있지만, 표기 방식인 문자가 퍼지는 것은 어렵고 특히, 이 부분은 문자 자체의 기능성 보다는 생활의 영역이라는 점이다.
훈민정음이 아무리 과학적이고 우수하고 배우기 쉽다 하더라도 이런 부분은 부수적인 부분이고 실질적으로 중요한 부분은 언어와 문자가 전파자에게 도움이 되는 부분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본 기자는 찌아찌아족의 사례에서 한글의 세계화의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한글은 한국어를 배우는데에 적합한 언어이고, 로마 알파벳 처럼 보편적으로 퍼지는것이 어렵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그렇지만 고유문자가 없는 부족 언어의 표기화 작업에 사용된다면 찌아찌아족이 옛한글에 표기되는 방식을 써가면서 개량을 한다는 점에서, 한글의 전파가 가능하다는 가능성을 발견한 부분에 의의를 두어야 한다고 본다.
즉, 찌아찌아족의 한글 보급이 성공을 거둔 이유는 한국어 교육과 병행이 되면서 진행이 되었다는 점에 주목하여야 한다.
결국 한글과 한국어는 별개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별개가 아닌 것으로 더욱 확장 발전 시키자는 것이 바로 한글의 세계화인것이다.

K-POP으로 대변되는 한국의 소프트파워와 경제력 (특히 전파되는 이들이 생활에서 한글을 배워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 한글 보급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과 지원이 병행된다면, 한국어 화자도 늘어가면서, 한글이 다른 민족에게 보급되는 이중효과를 누릴수 있어서, 미래에는 한국어도 영어 만큼은 아니지만, 불어, 러시아어 만큼의 세계적인 주류언어로 올라갈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해본다.

 

참고 문헌
전태현(2010) 인도네시아의 언어정책
– 찌아찌아어 한글 표기 문제와 관련하여
주간조선(2018) 한글 도입 9년, 찌아찌아족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연합뉴스(2019) 찌아찌아족 한글 채택 10년…
흐지부지 안되고 오히려 확산
조선일보(2013) 연간 2억원 없어…솔로몬제도 한글보급사업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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