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December 4,Friday

뀌년 (Quy Nhon)

뀌년은 베트남전 당시 ‘맹호부대’의 주둔지였다. 이태원에 아오자이를 입고 논(베트남 전통모자)을 쓴 여인이 자전거를 끌고 걷는 벽화로 꾸민 ‘뀌년 거리’가 있는 이유는 맹호부대의 본부가 용산에 있어서다. 2016년 용산구와 뀌년은 전쟁의 아픔을 치유하고 화해의 의미를 담아 이태원엔 뀌년 거리를, 뀌년의 안푸팅 국제무역지구엔 용산 거리를 냈다.

뀌년의 역사를 짚을 때 등장하는 굵직한 단어는 ‘참파 왕국’ 과 ‘전쟁’ 이다. 이 지역이 가장 화려한 시절을 보낸 시기는 베트남 중부를 지배했던 참파 왕조가 이곳을 수도로 정한 11세기 무렵. 15세기 참파 왕조가 베트남족에 의해 멸망되기 전까지 뀌년은 400여 년 동안 ‘왕의 도시’ 로 영화를 누렸다. 이후의 역사는 세력 다툼이 횡행한 베트남 근대 왕조의 격전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주둔지, 베트남전 당시 공산군과 반군, 미군과 한국군
사이의 각축전 등 대부분 암울한
전쟁사로 뒤덮였다.

끼꼬 비치 (Kyco Beach)는 ‘베트남의 몰디브’
지금 베트남의 부호들은 이곳을 은퇴 후 안식년을 보낼 주거지로 손꼽는다. 삼면이 산,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미개발지의 청청한 해변에는 세계 호텔 브랜드들이 앞다퉈 세우는 새 리조트와 호텔이 들어서고 있다. 여행자들이 중부의 다른 휴양지보다 다소 접근성이 떨어지는 뀌년을 찾는 이유가 있다. 마을을 따라 완만하게 형성된 42㎞ 길이의 해안선, 그 안에 숨은 비밀스러운 해변 때문이다. 끼꼬 비치는 가장 인기 높은 목적지. 연유는 단순하다. 인적이 드물어서 물이 맑고 깨끗하다.
풍광의 절정은 섬의 북쪽, 기암절벽 아래에서 만난다. 수만 년간 파도와 바람에 깎인 이 ‘포인트’는 마치 천장 없는 동굴처럼 독특한 지형이다. 바다와 모래사장이 비밀스럽게 숨은 안쪽으로 들어가면
‘쪽빛’ ‘초록’ ‘파랑’ 색이 층층이 이어진 기묘한 물색이 온전히 눈에 담긴다. 섬의 다른 편엔 돌산에 둘러싸인 소금 석호도 있다. 물고기가 한번 들어오면 절대 빠져나갈 수 없는 천연 가두리로 어부들에겐 ‘새우 노다지’로 유명하다.
에오져와 끼꼬 사이, 중간 즈음엔 산호지대가 있다. 스노클링과 스쿠버다이빙을 즐길 수 있다는 뜻이다.

참파왕국의 위상을 살필 수 있는 유적
바다를 실컷 즐긴 이들은 시내로 향한다.
‘탑 도이’ 는 대부분의 관광객이 들렀다
가는 명소로 11세기에 이곳을 점령한
참파 왕국의 위상을 엿볼 수 있는 사원이다. 안내서에선 ‘참 건축 양식의 정수가 담겨 있다’고 설명한다. ‘접착’ 역할을 하는 어떤 건축재도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납작한 벽돌만을 켜켜이 쌓아 세운 1000년 전의 건축 양식은 지금도 그 원리를 밝히지 못한 채 불가사의로 남아 있다
빈딘 박물관은 역사, 전쟁, 혹은 ‘베트남 전’ 에 관심이 높은 이라면 찾을 만하다. 단 특정 주제 아래에서 선별된 유물과 예술품을 전시하는 대도시의 근사한 박물관과는 사뭇 다른 장면을 만난다. 참파 왕조의 소장품과 유물, 베트남전에 사용한 각종 무기와 군사 용품, 기록물, 지역의 부족 문화, 자연사의 ‘일부’를 알 수 있는 유물 등 소장한 모든 것을 최대한 긁어모아 곳곳에 나열하고 있다.

① 천흥사 (Thien Hung Pagoda) 는
정원이 아름다운 사원이다.
② 뀌년의 상징인 탑도이 (Thap Doi) 는 힌두교 양식의 종교건축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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