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September 28,Tuesday

골프와 에티켓과의 상관관계

“본 장은 골프 게임을 할 때 지켜야 할
예의(禮儀)에 관한 지침을 규정한다. 모든 플레이어가 이를 준수한다면 게임에서 최대한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코스에서 항상 다른 플레이어를 배려(配慮)
하는 일이다.”

골프 룰 제 1 장에 기록된 에티켓에 관한 부분입니다.
골프를 시작하면서 골퍼들에게 묘한 제약감과 자부심을 동시에 제공하는 부분이 바로 골프에는 다른 운동과는 달리 에티켓이라는 것이 의무사항처럼 룰에 명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골프를 친다는 것은 적어도 에티켓을 알고 이행하는 사람이 되니 신사라는 자부심도 생겨나지만 또 한편 엄격한 룰에 대한 어떠한 반론도 허용치 않는 제도적 장치인 듯하여 제약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아무튼, 일단 자신이 만든 게임도 아니고 남들이 만든 골프를 따르는 것이니 일단 그들이 정해준 룰을 따라야 합니다. 그런데 왜 골프만 유독 다른 운동에서는 존재하는 않은 예의라는 조항을 불문율이 아니라 활자화된 성문율로 정해두고 지킬 것을 요구하는 지 오늘은 그 부분에 대한 얘기를 해 보기로 하지요.
과연 왜 골프에서는 에티켓이 필요한가?

자신이 심판인 골프
가장 큰 이유는 골프에는 공식적인 외부 심판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모든 플레이어 모두가 심판이 됩니다. 이것은 사실 현실적인 상황이 만든 조항인 듯합니다. 골프장의 평균적 넓이가 90만 m2 정도인데, 그 넓은
골프장에서 한 두 팀도 아니고 적어도 수십 팀 이상이 동시에 게임을 하는데 그들은 다 돌아보며 감시할 수 있는 현실적 방법이 없기에 만든
아이디어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조항이 생기면서 골퍼는 또 다른 숙제를 안아야 합니다. 즉, 골프 룰을 심판을 볼 만큼 확실하게 숙지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러니 골프 게임을 한다는 것은 공을 칠 줄 안다는 것 만으로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골프 룰을 다 익혀야 하고 자신이 그것을 다 숙지하지 못했다면 자신의 판단을 대신해 줄 숙련된 동반자와 함께 라운딩을 해야 합니다. 그러니 골프장에서 룰은 커녕 스윙도 익히지 못한 비기너끼리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맘대로 공을 치는 것은 골프라고 할 수 없습니다.
아무튼 골프에서 심판이 없자, 골프를 관장하는 신이나 인간이 아이디어를 냅니다. 그럼 골퍼 모두를 신사라고 하자. 그러면 설마 신사가 룰을 어기고 거짓 행위를 하겠는가? 하며 심리적 족쇄인 신사라는 명칭을 내세웁니다. 그래서 골프는 신사의 게임이라고 불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골프가 신사의 게임이고, 플레이어 모두가
신사라고? 그래서 모두 룰을 어기지 않고 남을 속이지 않는다고?

이 말을 그대로 믿으신다면, 그대는 철없이 순진하거나 바보이거나 할 것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거짓말을 합니다. 엄마의 품에서 젖을 빨고 있는 때나, 무덤에 비석을 세울 시기가 되면 모를까, 그 외의 경우에는 모든 사람이 거짓말을 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팩트입니다. 그러면 골퍼도 사람이니 당연히 거짓말을 한다는 것이 테스형의 3단 논리입니다.

세상의 모든 골퍼는 거짓을 행한다는 말을 역설적으로 증명하는 일화가 있습니다. 골프의 구성(球聖)으로 불리며 아마추어로 4대 메이저를 석권하고 은퇴 후 현재 마스터스 골프대회가 열리는 어거스트 골프장을 세운 바비존스(Bobby Jones)가 어느 게임 중, 숲에 들어간 공을 치다가 공을 건드렸다며 자진하여 신고를 하고 벌타를 먹고 우승컵을 놓치자, 미국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바비 존스의 정직성을 칭찬하며 찬사를 보낸 기록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바비존스가 하는 말도 걸작입니다. “이것이 골프 치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런 행위가 칭찬을 받는다면 강도 짓을 하지 않았다고 칭찬받는 것과 같다.”

맞습니다. 그의 행위는 당연한 것입니다. 자신이 심판인데 스스로에게 룰 위반에 대한 벌타를 메긴 것이 뉴스나 찬사의 일화가 된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입니다. 그런데, 이런 일화가 세상에 회자되고 아직도 골퍼의 정직성을 강조하는 예로 사용된다는 것은 그만큼 정직한 행위를 하는 사람이 흔하지 않다는 역설적인 증거가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튼 뭐, 그 유명한 바비 존스가 한 것처럼, 골프는 신사의 게임이기에 모든 골퍼가 정직하게 플레이 하고 또 거짓을 행하지 않는다. 이것이 골프의 기본 정신입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조건이 따르는데, “모든 골퍼를 의도적인 룰 위반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골퍼의 모든 룰 위반은 실수입니다. 사실 이 조건은 너무 이상적이지만 신사의 게임이라는 것을 성립시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주입한 조항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필드에서 행하는 모든 행위는
모르고 한 행위이니 너무 심하게 질타하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멘탈 관리를 위한 조치
그런데, 개인적으로 골프에서 에티켓이 중요한 이유는 다른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심판 건은 사실 골프라는 게임이 팀을 이루고 하는 경기인지라 자신이 잘 몰라도 특별한 사항이 아니면 동반자가 조언을 해주니 별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는데, 실제로 에티켓을 지켜야 할 이유는 골프라는 게임의 특수한 성격에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골프는 다른 운동과는 달리 실제 운동을 하는 시간과 하지 않고 걷고 생각하는 시간의 비율이 1대 9 정도 됩니다.
테니스나 축구처럼 경기장에 서면 줄곧 공을 치고 달리고 하는 시간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운동과는 달리 골프에는 스윙과 스윙 사이의 여가시간이 스윙으로 직접 게임에 참여하는 시간보다 백만 배를 더 깁니다. 그러다 보니 여러가지 잡다한 생각이 많이 들어오며 4-5시간여의 게임시간 동안 같은 집중도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다른 운동과 확실히 구분되는 것이 또 하나 있는데, 동반자와 대화를 충분히 나눈다는 것입니다. 다행스럽게도 그 동반자가 서로 의기를 돋아주는 대화가 가능한 동반자라면 멘탈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만에 하나 신경을 은근히 자극하는 멘트만 날리는 동반자라면 그날은 멘탈 유지를 훈련시키는 날이 됩니다.
게임 중 잘 나가다 가도 한번 기분이 달라지면 한 순간 엉망이 되는 경우가 많지요. 그래서 골프에서는 육체적 기능을 훈련하는 것 못지않게 멘탈을 관리하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자신의 멘탈을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면 자신의 행위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다른 플레이어의 멘탈도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 얘기하는 예의가 되고 골프의 룰로 정한 에티켓이 됩니다.

결론, 골프에서 왜 에티켓이 필요한가?
바로 자신과 동반자 혹은 다름 팀의 플레이어의 정신을 사납게 하지 말라는 요구입니다. 보통 어설픈 고수들이 주로 하수를 다루는데 쓰이는 입담 역시 에티켓에 저항하는 행위가 되는 셈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의도적으로 룰을 위반하는 사람은 골퍼가 아니라 했습니다.

아무튼, 골프에는 멘탈이 차지하는 부분이 많기도 하지만, 또 그 멘탈을 무너트릴 수 있는 위험 요소 역시 많기 때문에 그런 문제를 제거하기 위해 에티켓이 룰로 정해진 것이라는 것이 가장 타당한 사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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