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필 칼럼-우리는 모두 공동운명체

엊그제 9월 11일이 9/11 사건 2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평상처럼 일에 치여 사는 상황이라면 그냥 지나치며 뉴스나 봤을 만 한 날이지만, 요즘처럼 연금상태로 생활하다 보니 이런 역사적 사건을 한번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만들어 줍니다. 20년 전 세계의 정세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이 사건에 대하여 나름대로 정리를 하고 이 사건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도 생각해 봤습니다. 

2001년 9월 11일 빈 라덴 일당에 의해 납치된 비행기에 의해 세계의 렌드마크의 하나인 쌍둥이 빌딩이 처참히 무너집니다. 세계유래를 찾을 수 없는 대형 테러가 지구상 최강의 국가, 미국의 심장부에서 벌어진 것입니다. 이 사건으로 삼천명에 가까운 무고한 인명이 명을 달리합니다. 미국 본토가 공격당한 적이 없는 미국은 눈이 뒤집힙니다. 테러를 자행한 빈 라덴을 잡기위해 아프칸을 공격하기 시작했고, 9/11 테러가 신의 응징이라며 비웃던 아담 후세인의 나라 이라크를 공격하여 작살을 냅니다. 결국 빈 라덴과 아담 후세인 모두 그 사건으로 명을 달리합니다. 

우리나라도 엄청 긴장을 하게 되었죠. 당시 대한항공이 납치되어 그 사건이 일어났다는 잘못된 보도가 나와 국민 모두 긴장을 했지만 오보로 밝혀져 한숨을 돌렸죠. 그 테러로 한국국적자 한사람과 교포 27명이 숨집니다. 

미국이 그때 얼마나 미쳐 돌아갔냐 하면, 파키스탄에 아프칸을 공격하기 위해 영공 통과를 요구했는데, 거절당하자 길을 비키지 않으면 파키스탄을 공격해 원시시대로 만들고 아프칸으로 가겠다고 대놓고 협박을 합니다. 파키스탄은 간신히 300억 달러 부채를 유해하는 것으로 영공을 내주는 체면치레를 하고 그 돈으로 거의 망해가는 나라의 경제적 회복을 시작합니다. 참 아니러니 한 일입니다. 

중요한 것은 중국의 상황인데 당시 중국은 미국과 거의 단교수준까지 갈 정도로 험악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날뛰는 것을 보고 납작 엎드려 자세를 낮추며 관계를 유지합니다. 이 사건의 가장 큰 수혜자는 중국입니다. 그 후 중국은 미국이 아프칸과 이라크 전쟁에 집중하는 기간을 이용하여 거침없는 경제성장을 이룹니다. 달콤한 경제성장에 취해 북핵 해결에 성의를 보이지 않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은 2013년 우리나라에 사드를 배치합니다. 

당시 급격하게 성장한 중국과 긴밀한 경제적 관계를 맺고있던 한국은 중국의 사드배치 보복에 의해 막대한 피해를 받습니다. 그리고 많은 한국기업이 중국을 떠나 동남아, 특히 베트남에 집중 투자를 합니다. 베트남 교민사회가 2010년대에 엄청난 확장을 하게 된 원인이 따지고 보면 9/11 테러가 그 시작이 된 셈이니 참으로 세상사 오묘합니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세상이 돌아가는 것은 모든 이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다 함께 묶여 다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테러를 준비하던 인간의 생각 하나가 모든 국가에 충격을 주고, 수십년간 세계를 흔들고, 수많은 인간의 운명을 좌우했습니다. 항공기 승객에 대한 보안 검색이 강화되고 지리한 기다림에 유발된 우울증으로 가정 불화는 늘어나고 정신과 상담은 문전 성시를 이룹니다. 또한 그로 인해 많은 한국인이 베트남이라는 이국의 땅에서 생활을 하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결국 우리가 무심코 행하는 행동 하나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서로 엮이며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내가 하는 행동, 사고 하나가 세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스스로의 행실을 다시 돌아보게 만듭니다. 

내가 밥을 먹을 까 생각을 하며 주방에 가니 우리집의 유일한 동반자 냥이도 같이 먹겠다고 달려듭니다. 내 생각이 냥이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또한 소비된 식품을 채우려고 주문을 하면 그 영향이 농부에까지 파급되겠지요. 

알고 보면 우리는 모두 지구촌이라는 같은 배를 타고 항해하는 공동 운명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