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April 23,Tuesday

한주필칼럼 씬짜오베트남 재 발간

이번 주 씬짜오베트남 449호가 2개월 보름만에 출간했다. 만든 이들은 눈물이 날 지경으로 반갑다. 만든 이들만 그렇다. 몇몇 직원이 코로나에 걸려 나오지 못하고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직원이 출근하여 일주일 만에 새 책을 만들어 냈다. 다른 제조업과는 달리 그래도 다시 일할 수 있게 되어 고마울 뿐이다.

우편으로 보내는 구독자가 엄청 변화되었다. 많은 구독자가 한국으로 돌아가거나, 주소가 바뀌는 변화를 겪은 듯하다. 우편 구독자 전체를 다시 확인하는 관리부 손길이 바빠진다. 이렇게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예전의 일상과는 많이 다르다. 연일 회의가 열린다. 코로노멀(CORONORMAL) 시대를 대응하기 위한 대책 수립이 목적이다. 모든 게 새롭게 시작되는 기분이다. 코로나 이전과 이후가 BC와 AC로 나뉜다더니 그 말이 실감나는 요즘이다. 하지만 AFTER CORONA는 존재하지 않을 듯하다. 계속 변이되며 진화하는 코로나가 인류와 작별을 고하는 상황은 생기지 않을 듯하다.  AC대신 With Corona가 어울릴 듯하다.

WC 가 시작되자 마자 우울한 뉴스가 서막을 연다.

베트남은 이번 2 분기 경제 성장률이 – 7%를 기록하며 베트남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는 소식이다.

하긴 2분기를 시작으로 3분기 말까지 베트남의 가장 큰 경제영역인 호찌민 전역이 전면 봉쇄를 되고 있었으니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것일 수 있다. 특히 여러 컨테이너 하역장들이 호찌민 시내에 위치했음에도 모든 차량 통행을 금지하며 운송을 막아버린 상황이 4개월 동안 지속되었으니 버틸 기업이 별로 없었다. 오죽하면 각국의 상공회의소에서 단체 서명으로 이런 식의 봉쇄가 지속된다며 앞으로 투자는 물론이고 기존의 공장마저 타국으로의 이전을 고려하겠다는 경고 서한을 베트남 정부에 보낼 정도였다니 기업인들의 어려움은 그 어느 위기보다 심각했음이라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사회주의 나라의 정부에 그런 서한을 보낼 정도면 그들은 이미 옥쇄를 각오한 상태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서한을 받은 정부의 표정은 어땠을 까? 시쳇말로 쪽팔리는 일이었을 게다. 모든 기업들의 목줄을 쥐고 흔들던 정부가 오히려 그 을乙들로부터, 이 따위로 계속하면 떠나겠다는 낯 뜨거운 질타를 받았으니, 그런 글을 받아 본 그들의 표정을 상상하면 탄산수 치오르는 시원한 사이다를 한잔 쭉 ~ 들이켠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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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우여곡절을 겪으며 결국 정부는 10월 1일 봉쇄완화를 시작했지만, 진짜 문제는 이제부터 드러나기 시작한다. 수많은 근로자가 이미 고향으로 돌아갔고 또 돌아가기를 원한다. 다시는 타향에서 봉쇄당하는 황당한 상황을 두 번 겪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 고생을 해도 고향에서 가족들과 함께 하겠다고 짐을 싼다. 호찌민 시에 머무르는 350만의 외지 근로자 중 250만명이 일자리 대신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원한다고 한다. 그들이 겪은 풍상이 얼마나 깊었는지 짐작할 만하다.

근로자가 떠난 기업은 봉쇄의 여파를 실감한다. 그동안의 봉쇄로 미루어 두었던 일감을 소화해야 하는데 이제는 일할 사람이 사라졌다. 진짜 시련이 시작되는 것이다. 여전히 사람들의 얼굴은 무겁기만 하다. 마치 폭풍이 한 차례 휩쓸고 지난 후 피해 파악조차 안된 상황처럼 스산하고 난감한 국면이다. 그래도 우리는 안다. 곧 우리는 다시 일어나 또 뭔가를 일구며 세상을 바꾸며 살 것이라고. 우리는 한국인이니까.

봉쇄기간에 건진 것이 하나 있다. 봉쇄기간 동안 잡지 발행이 중단된 탓에 존재를 잊지 말아 달라는 의미로 씬짜오데일리뉴스 라는 온라인 일간지를 만들었는데 예상외로 반응이 좋다. 씬짜오베트남 잡지가 재 발행되고서도 씬짜오데일리뉴스는 지속하기로 결정을 내렸단다. 발 빠른 뉴스 전달은 데일리 뉴스로 전환하고 격주간 잡지는 깊이를 더하는 기사로 독자들의 니즈에 부응한다면 더 많은 시선을 확보할 것이라는 편집부의 새 시대 방향이다.

그래 모두 잃기만 한 것은 아닌 것 같아 반갑다. 비록 매일 칼럼을 써야 한다는 무거운 짐이 내려오긴 했지만 이 나이에는 없어서 가벼운 것보다는 오히려 무거운 짐이 아침 기상의 이유가 될 수 있으니 사양할 일이 아니다. 또 다른 삶의 매듭이 시작되는 듯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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