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April 25,Thursday

메티컬 컬럼-생활속의 건강이야기 “아는 만큼 보인다”

진료를 하다 보면 알쏭달쏭 증상이 풀리지 않는 환자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유병 기간이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0년까지 대체로 오랜 시간 고생을 하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 증상만 어찌저찌 조절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최근에 생각나는 몇 명만 적어보자면 – 만성비염으로 항히스타민제를 달고 사는 사람, 아토피 피부염으로 스테로이드 연고 제제를 계속 바르는 사람, 피부염은 아니지만 얼굴이 지나치게 건조해서 온갖 보습제를 하루에도 수차례 바르는 사람, 유달리 자주 감기가 걸려 항생제를 자주 복용하는 사람등등… 물론 의학 교과서를 뒤져봐도 속 시원한 해결책은 없다.

이럴 때는 나와 비슷한 의문점을 가지고 연구한 똑똑한 의사들 및 과학자들의 논문과 다양한 학회에서 공부하고계신 선생님들의 자료를 찾아본다.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처럼 모르던 것을 새로 발견해나가는 최첨단의 트렌드도 있지만, 오래전에 상식처럼 사용되다가 여러 가지 이유로 빛을 못 보지만 여전히 효율적인 치료법들도있다(이런 것들은 교과서를 다시 찾아보면 구석에 세 줄 정도 적힌 것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럴 때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는 “비타민 C”다. 우연히 한 학회에 참석하여 공부를 한 후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진료에 사용을 하기 시작했다. 만성피로와 비염으로 꾸준히 내원하던 환자가 병원에 오는 횟수가 줄어들고 복용하는약이 줄어드는 것을 경험하고는 근본적인 치료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이렇듯 부족한 영양을채워 주기만 해도 건강해질 수 있다는 배움과 경험으로 인해 치료 범위가 ‘질병에서의 회복’에서 ‘건강으로의 회복’으로 확장되었다.

비타민 C는 강력한 항산화제이자 콜라겐 합성에 필수적인 영양소다. 콜라겐은 대중적으로는 피부를 탱탱하게유지해준다고 알려져 있지만 피부뿐 아니라 혈관 조직,기관지 상피세포 등 우리 몸에 존재하는 모든 결합조직을 강하고 탄력적으로 유지해주는, 일종의 결합 작용을하는 섬유조직이다. 그래서 비타민 C가 부족시에는 점막이 마르고 약해지며, 혈관이 탄력을 잃어 쉽게 망가지고 출혈이 생길 수 있다. 한 동물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 C를 자가 합성할 수 있는 물고기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코티솔(스트레스 호르몬) 상승이 2배가 채 안 되는 반면, 자가 합성을 하지 못하는 물고기는 같은 상황에서 코티솔이 20배나 상승함을 발견했다. 또한 비타민 C를 합성을못하게끔 인위적으로 조작한 기니피그에서는 혈중 기저코티솔 농도 상승이 관찰되었다. 비타민 C는 코티솔 합성에 필수적인 조효소이며 피로감은 코티솔과 연관이 깊기에, 비타민 C를 복용하면 피로감이 개선되는 이유다.

그렇다고 비타민 C가 만능이냐, 하면 그것은 또 아니다.최근 베트남의 습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얼굴에서 피가날 정도로 건조하다는 환자에게는 오메가 3을 처방했다.식습관에 대한 문진을 했더니 생선이나 견과류를 전혀 안 먹는다고 했다. 눈도 건조하고, 신체검사상 발꿈치 각질이 두껍고 갈라져있었다. 오메가3 부족시에 발생할 수있는 증상이다. 이 환자는 일주일 만에 건조함이 호전되었다. 피부건강에는 비타민 A, 아연, 나이아신, 장 건강등 모두 다 중요하다. 다양한 요소가 많기 때문에 병원에와서 문진과 검사로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이 좋다.최근에 관심을 가지고 탐구 중인 분야는 소화다. 일반적으로 속 쓰림, 역류 등의 증상으로 병원에 간다면 위산억제제를 처방하는 것이 정석이고, 나도 역시 배운 대로 위산억제제를 많이 처방했었다. 하지만 내시경을 해봐도 정상이고, 약물 복용 후 일시적으로 괜찮아졌다가 금방 재발하거나 오히려 더 악화된다면? 백날 똑같은 치료만 할 것이 아니라 다른 원인을 찾아봐야 한다. 의사와 환자에게 모두 낯설지만 위산 과다가 아닌 위산 부족은 생각보다 흔하고, 단순히 위산을 보충해주는 것만으로도 많은 소화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식초를 먹으면 소화가 왠지 잘 된다거나, 만성으로 계속 위와 장이 불편한 분들은 반드시 병원에 내원하셔서 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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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증상만을 치료하는 것이 아닌 원인을 찾아 근본적인 것을 교정하는 의학의 새로운 분야는 “기능의학”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첨단 의학은 이제 세포 수준에서 연구된다. 진단과 치료방법은 더욱더 다양하고 정확해지고 있으며, 정보는 무궁무진하다. 환자들에게 최선의 치료를 하려면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지식을더 늘리는 수밖에 없다. 정보를 앎으로 체화하여 제대로 가이드를 하는 의사가 되는 것이 나의 꿈이자 목표이다.

김민영대표원장

가정의학과전문의

077-200-7426

www.mrn.clinic

14 Le Van Mien, Thao Dien, Dist.2

  •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졸업
  • 아주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취득
  • 라띠엔느 피부과 부원장
  • 속시원내과 부원장
  • 미리내 가정의학과 원장
  • 대한가정의학회 정회원/대한기능의학회정회원/대한통증기능분석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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