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December 2,Thursday

한주필칼럼-호찌민 한인회

지난 23일 제 16대 한인회장 후보등록을 마감한 결과 손인선 후보가 단독후보로 등록되어 선거규정에 의해 자동으로 당선인이 되었다고 선관위는 밝혔습니다.

손인선씨는 회장 출마 전에 대한 체육회 호찌민 지회장을 맡고 있었고 현재의 직업은 대형 중국 음식점인 샹차이를 2군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가 왜 한인회장으로 출마했는지는 사실 알지 못합니다. 선거전에 인터뷰 자리가 생길 것이니 그때 좀 자세하게 물을 생각이었는데 , 단독후보로 선거 자체가 사라지고 손후보가 당선자로 명칭이 바뀌자 선거전 인터뷰는 사라지고 이제 당선자 인터뷰를 해야할 입장이 되었네요. 

오늘은 제 16대 회장을 뽑아 이미 성년이 된 호찌민 한인회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그 비화를 알려 드릴까 합니다. 

호찌민 한인회가 출범한 것은 1996년 입니다. 당시 베트남과 한국이 수교한지 고작 4년밖에 안 지난 시점이긴 하지만 교민들은 그 역사에 비해 훨씬 많았던 듯합니다. 분명한 숫자를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호찌민시에서 거주하는 한인수를 약 2천명 정도로 추정하던 시기입니다. 당시 하노이에는 베트남의 수도임에도 불구하고 그곳에 거주하는 한인은 별로 없었습니다. 대우나 포스코 효성 등 대기업의 파견자가 대부분으로 고작 기백을 헤아릴 정도였다고 기억합니다. 

 그런데 어느날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영삼이 베트남을 방문한다는 뉴스가 떳습니다. 

국가최고 지도자의 방문에 화들짝 놀란 곳은 공관이었습니다. 국가원수의 방문에 필요한 모든 것을 준비해야하는 공관은 비상체제로 전환됩니다. 그들이 준비해야 할 수 많은 일 중에는 베트남을 방문하는 대통령을 교민을 대표하여 환영 인사를 나눌 인물을 지정하는 일도 포함되어있었습니다. 여타 국가의 경우 이미 한인회라는 조직이 있었 그 부분에 대한 걱정이 없었지만 당시 호찌민에는 교민사회가 제대로 형성되지도 않은 터라 그런 조직이 있을 필요조차 못느꼈던 시기라 당연히 한인회가 없었습니다.  

갑작스런 김영삼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이 호찌민에 한인회의 발족을 하게 된 직접적 원인이 되었습니다. 한인회라는 조직보다는 대통령과 마주할,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교민 대표가 필요했습니다. 

공관이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습니다.  공관의 영사들은 교민의 원로급 인사를 모아 그 상황을 설명하고 조속히 한인회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회장에 누구를 세울 것인가에 대한 의견 교환을 한 후, 당시 굴지의 대기업 베트남 법인장으로 나와있던 서울 대학교 법대 출신의 박옥만씨를 회장으로 앉힙니다. 박옥만씨가 회장으로 지정된 이유는 그의 학력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됩니다. 서울대 법대 출신의 회장이라면 일단 여타 다른 조건을 다 무시할 만한 요건이 되는 듯하여 학벌 좋은 박옥만씨를 회장으로 내세운 것이라 생각합니다. 

결국 호찌민 한인회는 이런 과정을 거쳐 공관의 입김에 의해 급하게 만들어졌습니다. 

이런 탄생의 과정을 겪은 터라 그런지 초기에는 한인회의 운영에 대하여 영사관의 입김이 막강했습니다. 모든 일의 최종 결론은 영사관의 의견을 물어 결정할 정도로 옥상 옥의 관계를 만들었습니다. 그 옥상 옥의 관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2004년 정도로 기억하는데, 김지영 총영사가 새롭게 부임하고, 장기호씨가 회장을 맡고 있던 시절, 장기호 회장이 서울에 호찌민 한인회 지부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그 계획이 한인회의 본질과 부합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영사관은 시정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행사 용품의 전횡 등의 문제가 발생하자 김지영 총영사는 한인회 정관에 의해 지정된 한인회의 당연직 고문을 사퇴함으로 당시 장기호 회장단을 불신임합니다. 그 결과 장기호씨는 회장을 중도사퇴하게 됩니다. 

이렇듯 공관의 비토로 한인회장이 바로 사퇴할 정도로 공관의 입김이 한인회에 거세게 작용을 하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요즘은 오히려 총영사가 한인회의 행사에 얼굴 비치는 것도 뜸해지는 변화가 생겼는데, 과연 어떤 상황이 바람직한 것인지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공관이 한인회와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예전처럼 적극적인 관여로 일종의 감사 역활을 하는 것이 좋은지 말입니다.

아무튼 이제 새로운 회장단이 내년 1월 1일부로 새롭게 출범합니다. 

그들의 앞날에 하늘이 축복이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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