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May 27,Friday

경청, 소통의 열쇠

몇 개월 전, 한 중년의 여성이 심한 어지럼증과 기운이 없다는 증상으로 진료실을 찾았다. 문진을 하다 보니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기력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무려 20년이 넘게 이렇게 살아왔다고 했다. 그동안 어떤 치료를 받아왔냐는 질문에도 대답을 바로 하지 못할 정도로 힘들어하며 눈물을 흘리는 상황. 일단 갑상선 기능 검사, 류마티스 검사를 포함하여 피로감과 관련된 혈액 검사를 진행하였고, 할 수 있는 치료를 하고 보냈다.

혈액검사상에서 문제는 없었다. 두 번째 내원 시 추가 문진으로 알아낸 증상들은 다음과 같았다. 편두통, 이석증, 비염, 만성 소화불량, 머리가 저린(?)듯한 증상, 어지러움, 심장이 빨리 뛰는 느낌, 가슴이 늘 답답하고 불안함, 손-발 저림, 극심한 피로감으로 많은 시간을 누워서 지냄, 심한 탈모. 20년을 이렇게 살아오다 보니 ‘의학적’인 원인을 찾지 못한 많은 의사들과 주변 지인들은 정신적인 문제라고 했다. 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고 몸이 안 따라주고… 아픈 데다가 억울하기까지 했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일단 혈액 수치보다는 세포나 조직 안에 축적된 것들을 봐야겠다는 판단이 들어 모발 조직에 축적된 미네랄과 독성 중금속 수치를 보는 검사를 했다. 이렇게 애매하고 다양한 증상은 독성이 있는 중금속이 몸 속에 축적되어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거나 또는 미네랄 불균형이 있는 경우가 많다. 조직 속에 축적된 미네랄과 혈액 속의 미네랄은 엄연히 다르고, 특히 모발은 자라며 체액 성분이 축적되어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에 아주 좋은 검사라고 할 수 있다.
웬 중금속?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중금속은 우리가 사용하는 화장품, 치아 속의 아말감, 담배, 대기오염, 프라이팬 등을 통해서 몸으로 유입되며, 배출이 완전히 되지 않고 장기에 축적되는 특성이 있다. 중금속이 높게 나온다면 배출을 돕는 치료를 해야 한다.
이 환자 같은 경우는 조직의 구리 수치가 특이할 정도로 낮게 나왔다. 구리를 고농도로 보충해주자 1주일 후에 콧노래를 부르며 남편과 함께 내원하였는데,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밝고 에너지가 넘쳤다. 남편은 이렇게 일상적인 생활하는 제대로 하는 모습을 거의 신혼 이후로 처음 봤다고 했고,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서로 감사할 일이었다.

다른 대표적인 기능의학 검사를 몇 가지 소개하겠다. 가장 먼저는 기능의학의 꽃이라고 불리는 소변유기산 검사가 있다. 이것은 대사 생성물인 유기산 분석을 통해 세포 안의 에너지 생산과정 중 막힌 곳을 찾아 면역저하, 만성피로, 과민성장증후군 등의 원인을 찾을 수 있으며, 나에게 부족한 영양소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개인 맞춤형 영양제 처방이 가능하다.
두 번째로 활성산소 검사는 내 몸의 세포와 DNA 등을 파괴하여 빠른 노화와 각종 혈관 질환의 주범이 되는 활성산소의 농도를 측정할 수 있다. 영양소를 직접적으로 측정하는 검사들도 있는데, 항염증과 혈관건강에 필수적인 오메가 3, 심장과 혈관질환에 중요한 코큐텐, 세포와 신체기관을 형성하는 아미노산 검사 등, 인체 작동에 필수적인 영양소 검사가 가능하다.

그럼 이런 영양소 부족은 왜 생길까? 골고루 밥을 잘 먹으면 충분한 것이 아닐까? 그럴 때는 소화와 흡수 기능이 떨어지지 않았는지 확인을 해야 하는데, 가장 먼저는 위산 분비, 장내 세균의 불균형, 장에 염증을 측정하고 그에 맞춰 치료를 진행한다. 이 모든 검사들은 의사에게 강력한 진단 수단이다. 증상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원인을 찾아 교정을 해주는 검사들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비싼 검사보다 더 중요한 것은 환자의 말을 경청하는 것임을 느낀다. 환자 대기시간이 길어져 직원들이 문 앞에서 계속 서성이며 눈치를 주더라도 말이다. 환자의 말에 단서가 있고, 소통에 열쇠가 있다고 믿는다.

김민영 대표원장
가정의학과전문의
077-200-7426
www.mrn.clinic
14 Le Van Mien, Thao Dien, Dist.2

•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졸업
• 아주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취득
• 라띠엔느 피부과 부원장
• 속시원내과 부원장
• 미리내 가정의학과 원장
• 대한가정의학회 정회원/대한기능의학회 정회원/대한통증기능분석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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