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April 26,Friday

– 베트남 기업들, 뗏보너스 지급 딜레마……

  • 안주자니 서운하고, 주자니 준 매출 걱정베트남 기업들이 코로나19 봉쇄조치로 감소한 매출로 내년 뗏(Tet, 설) 상여금 지급을 앞두고 딜레마에 빠져 있다.

    나이키 신발의 주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인 한국 창신베트남은 노조와 한달간의 줄다리기 끝에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뗏상여금 지급을 최근 합의했다.

    당 뚜언 뚜(Dang Tuan Tu) 창신베트남 노조위원장은 현지매체 브이앤익스레스(Vnexpress)와의 인터뷰에서 “사측을 설득하기 위해 지난 4주간 3차례 대면회의에다 이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협상해 결국 받을 수 있게 되었다”며 “뗏상여금 지급은 성과에 따른 것으로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직원들의 이탈을 막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장기간 휴업으로 직원들의 실질소득이 크게 준 마당에, 회사측도 당장 문을 닫을 정도로 자금 사정이 나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점을 충분히 설득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며 사측의 통큰 결정에 감사함을 대신 전했다.

    사실 창신베트남은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상여금 지급에 최종 합의했지만, 코로나19 4차유행에 따른 장기간의 공장 폐쇄로 3분기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이 때문에 당초 뗏상여금을 작년보다 25% 삭감해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노조와의 협상끝에 직원들에게 최소 500만동(219달러)의 상여금 지급을 결정했다. 뗏상여금 총액은 약 5500억동(2410만달러)으로 예상된다.

    4차유행 초기 창신베트남은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6일간 휴업할 계획이었으나, 당국의 방역조치가 길어지면서 휴업이 3개월 가까이 이어지는 바람에 큰 폭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 이후 10월부터 봉쇄조치가 해제되면서 조업을 재개했지만 생산현장에 복귀한 근로자는 아직 정상적인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다른 회사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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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치민시에 소재한 의류기업 베트남삼호(Vietnam Samho)는 지난 7월말부터 약 3개월간 휴업하면서 직원 약 1만명에게 당시 급여를 지급하지 못했다. 아직까지 회사측은 뗏상여금 액수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데, 직원들의 동요와 이탈을 걱정하고 있다.

    베트남삼호 생산직 직원인 쩌우(Chau)씨는 “금액이 얼마가 됐든 뗏보너스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씨는 급여를 못받던 3개월동안 정부로부터 받은 재난지원금 310만동(135달러)으로 가족들을 부양했지만, 월세를 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친구와 가족들로부터 돈을 빌렸다. 그래서 직장에 복귀한 10월부터는 닥치는대로 잔업하면서 빚을 갚아나가고 있다.

    채용정보업체 안파베(Anphabe)가 50여개 기업, 5만4000여명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당초 계획했던 뗏상여금을 지급할 수 있는 기업은 50%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아예 지급을 못하거나 작년보다 줄여 지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후인 반 뚜언(Huynh Van Tuan) 호치민시산업단지 노조위원장은 “일부 기업은 뗏상여금으로 한달치 급여를 지급하지만 많은 기업들은 작년의 50~70% 수준으로 줄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투득시(Thu Duc) 소재 신발 제조업체 프리트렌드산업베트남(Freetrend Industrial Vietnam)은 올해 뗏상여금을 25% 줄이기로 결정했다. 또 호치민시 최대 기업인 대만계 신발 제조업체 포유옌베트남(Pouyuen Vietnam)은 아직 뗏상여금 액수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나이키 제품 등을 생산하는 글로벌 신발 제조업체 태광실업의 베트남 현지법인 태광비나실업은 어려운 시기임에도 노조와의 협상 끝에 작년과 비슷한 규모인 총 5000억동(2190만달러) 규모의 뗏상여금 지급에 합의했다.

    이처럼 규모가 있는 기업들은 가능한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지급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딘 시 푹(Dinh Sy Phuc) 태광비나실업 노조위원장은 “사측과의 교섭에서 뗏상여금이 근로자들에게지니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생필품과 식료품 가격 등 오른 물가 목록을 일일이 비교하며 협상한 적도 있다”며 “결과적으로 직원들이 크게 기뻐해서 기분좋다”고 홀가분한 마음을 털어났다.

    인사이드비나 2021/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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