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August 19,Friday

몽선생( 夢先生)의 짜오칼럼 – 수고하셨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제16대 호찌민 한인회장 선거가 언제인지도 모르게 조용히 지나갔습니다. 후보가 단독 후보였다고 합니다. 자동 당선이므로 선거 자체가 사라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장구한 한인회 역사(?) 가운데 말 없고 탈 없던 때가 거의 없었는데 선거가 사라지니 예전 같으면 덩달아 시끄러웠을교민사회도 조용했습니다. 시끄러웠다 하는 것도 어폐가 있습니다. 그들만의 잔치였으니 방 안의 세숫대야에 담긴 물이 출렁이는 것과 같은데 이를 두고 교민사회 전체를 운운하는 것도 지나친 표현일 듯 합니다. 그럴지라도 선거와 더불어 후보의 검증절차가 어떻네, 자격조건이 되네 마네, 또는 선거 과정에 문제가 있네 없네 하며 교민지에 오르내리던 단골 이슈들도 사라진 듯하니 신기합니다. 혹은 저만 모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는 코로나바이러스 영향도 있었을 테고요.
한인회장 자리가 경쟁이 심했던 자리라고 합니다. 공식적으로는 아무런 수입도 없는 봉사직에 기탁금을 내야하고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남들에게 고개도 숙여야 하고 임기를 마쳐도 별로 칭찬을 못 받는 자리인데 왜 그럴까 이상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모르는 뭐가 많기는 많은가 보다 하고 추측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고 보니 전임 회장님이 연임을 하려고 할까 궁금했는데 그런 일은 없었던 듯합니다. 그것도 신기합니다.

선거에 관한 사정을 알고 보니 제16대 한인회장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자 등록 마감일을 11월 23일까지로 공고했는데 그 때까지 후보자가 한 사람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단일 후보인 경우에는 선거관리규정 제41조 3항에 의해 자동으로 당선이 확정되니 원래 12월 18일이었던 투표 일정은 취소되고 등록 마감일에 선관위에 의한 당선자 발표가 이루어지고 다음날인 11월 24일 한인회관에서 당선증이 교부되었다고 합니다. 좀 이해가 안 가기는 합니다만 정관에 의한 것이고 제가 한인회에 기여한 일도 없으니 딴지를 걸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신임 회장님의 주요 공약은 24시간 교민 콜센터를 설치하여 고충처리반을 가동하고, 소상공인 상권회복과 코로나 취약 계층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며, 65세 이상 이신 어르신들의 1회 무료 건강검진과 지역 자치방범대의 발족, 교민 및 한베가족을 위한 문화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는 여섯 가지로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특별해 보이는 것은 없습니다. 그런데 특별한 것은 따로 숨어 있었습니다.

최근 본지에 실린 신임 한인회장님의 신년사를 읽었습니다. 저는 이 분을 잘 모르지만 그것을 읽으며 한인회를 위해 고민하는 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분의 말처럼 실행 가능한 일들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도, 한인회의 기본이 되는 업무 인프라를 정비하고자 하기 때문도 아닙니다. 업무 인프라 개정으로 말하자면 예전에도 사조직 만들기에 급급해 정관 개정에 열을 올리던 사례들이 있었으니 의심의 눈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와는 사뭇 논조가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이런 수고를 통해 다음에 누가 회장이 되더라도 역할을 다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 곧 한인회의 정당한 지속성에 대한 고민이 엿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별로 화려함은 없어 보였지만 어떤 수사보다 특별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신임회장님의 인사말 중에 가장 맘에 드는 부분은 여기에 있었습니다.

“임기 중에 뭐 대단한 프로젝트를 할 계획은 없습니다.
작은 일부터 하나하나 교민들에게 도움이 될 일들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부디 그렇게 되기를 바라 마지 않습니다.

오는 사람이 있으면 가는 사람이 있게 마련입니다. 제15대 한인회는 지난 12월 31일로 임기가 종료되고 본연의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그럴싸한 이임식도 없었습니다.
15대 한인회는 코로나바이러스가 몰고 온 초유의 사태 속에서 임기를 다했습니다. 그간의 한인회는 교민들의 골칫거리와 같았는데 위기의 순간에 선임된 한인회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교민을 대표하여 봉사의 짐을 어깨에 졌습니다. 그리고 교민을 위한 기구로서의 역할이 무언지 보여주었습니다. 저는 이를 전임 한인회장님의 가장 큰 공로로 뽑고 싶습니다. 또한 사고 지역으로 홀대 받던 남부 호찌민 교민사회에 대한 평가를 정상화 시킨 것 역시 박수를 받아 마땅합니다. 이런 점에서 전임 한인회는 그 몫을 충분히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도시가 봉쇄되고 나라 간 이동이 막혔던 일들을 기억해 보십시오. 2020년 초기에는 어땠습니까? 두려움이 커졌고 아무도 대처 방안을 몰랐습니다. 이역 땅에서 확진 판정을 받거나 황당하게 코호트 격리를 당해도 하소연할 데조차 없었습니다. 이때 한인회가 나서 주었음을 기억합니다. 사람들을 위로했고 생필품을 지원했고 긴급한 연락의 통로를 개설했으며 공관이 하지 못하는 일들에 나서 주었습니다.
물론 부정적인 평가도 있었습니다. 미숙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지금껏 한인회가 그런 조직이 아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런 사태를 처음 겪어 본 탓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그들의 미숙함을 탓하기에도 좀 머쓱해 집니다. 교민들의 백신 접종을 위해 뛰어다니고도 공관을 대신해 욕 먹고, 발 빠르게 소식을 공유한다 하다가 앞뒤 안 맞는 정보에 핀잔을 듣고, 특별 입국의 대행사 문제로, 그리 된지도 모르는 채 화장의 소식을 들어야 했던 안타까웠던 교민의 사망 소식과 같은 여러 문제들이 터져 나왔습니다. 모든 사건이 한인회 탓이 아닐 터이니 억울하고 한탄스러운 마음도 들었을 법합니다.
한인회를 통해 사업에 큰 도움을 얻은 것 같지도 않고, 국내 정계인사들과 폼 나는 사진을 찍으며 눈 도장 찍을 기회도 별로 가져보지 못한 것으로 보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그랬기 때문에 그 노고를 헌신이라 부를 만하다고 생각됩니다.

뒤를 이어 새롭게 선출된 16대 한인회는 코로나바이러스가 헤집고 상처 낸 교민사회를 회복시키고 위로할 무거운 짐을 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취임식을 생략하고 그 비용을 아껴 오랜 통제로 사업장의 문을 열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교민 소상공인들과 기초생활마저 애로를 겪는 이들을 위하여 사용하겠다는 한인회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런 결단의 미담을 전해 들으며 교민의 한 사람으로 감사한 마음과 기대를 전합니다.

김종각 15대 한인회장님과 집행부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여러분이 그늘에서 값없이 바친 땀방울이 교민사회를 건강히 하는 거름이 되었을 것입니다. 손인선 16대 한인회장님과 집행부 여러분, 신임 한인회장님께서 약속하신 결의처럼 작은 일이라도 교민들에게 정말로 도움이 되는 일을 하나하나 맺어가
주시기를 기대하며 응원합니다.
수고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잘 부탁드립니다.

夢先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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