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필 칼럼 – 호찌민 한인회, 16대 회장단 출범을 보며

어제 오후, 이번 월요일에 출간된 씬짜오베트남 456호가 한국의 집으로 배달되어 왔습니다. 이미 지난 주 마감을 하면서 온라인으로 내용을 살펴봤지만, 이렇게 물리적 책자로 다가오니 그 반가움이 화면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큽니다.

아, 이런 감성이 오프라인 책자를 살려주는구나 싶습니다.

16대 손인선 회장단이 출범을 했다는 뉴스가 교민뉴스 탑으로 실린 것을 봅니다.

회장단 사진을 보니 회장단의 면면이 많이 바뀐 듯합니다. 세대교체를 이루겠다는 손회장의 약속이 시행되는 듯합니다. 약식으로 치루어진 이 취임식, 이 시기에 합당한 자세이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어떻게 일할 것인가 하는 것이죠.

손인선 회장과는 회장으로 선출되기 전에 후보 등록을 마친 후 인터뷰가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당연한 수순이죠. 그때 인터뷰 질문 중 가장 핵심이 되는 항목을 미리 알려줬는데, 그 질문 사항은 “왜 당신이어야 하는가?” 입니다. 공약의 문제가 아니라, 그런 일을 왜 당신이 하려 하는가 하는 질문이었죠. 그에 대한 답을 준비하라고 미리 알려주었는데, 갑자기 후보자격이 아니라 회장의 모습으로 나서는 바람에 그렇게 예민하고 공격적인 질문은 생략된 채 회장 취임 인터뷰를 마친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모든 단체장들은 그런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자진해서 회장이 되겠다고 나선 분들은 왜 그런 일은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해야 하는 지에 대한 당위성을 말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년초가 되니 각종 단체에서 새로운 회장이 인사를 합니다. 이번 호 씬짜오베트남에도 한인회 신임회장단 출범을 제외하고도 노인회, 여성회 그리고 옥타 등 주요 단체의 신임회장에 관한 뉴스가 실렸습니다. 부디 모든 단체가 임인년 호랑이의 기운을 받아 힘차게 맡은 바 임무를 잘 이행하시길 기원합니다.

한인회장 취임사에 16대 한인회장단이 나아갈 비전이 함께 명기되었습니다. 재정자립을 위한 수익사업, 교민보건의료의 획기적 개선책, 취약계층을 위한 대책, 회원제 운영을 위한 정관개정, 한인회관 재 건축 등입니다. 그런데 죄송하지만 좀 감이 안 잡힙니다. 너무나 포괄적이라 구체적인 이행사항이 무엇인지 알기 힘든 탓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한가지, 분명한 방향을 제시한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정관개정을 통해 회원제 운영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점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쌍수를 들어 환영합니다. 그동안 한인회가 외면받은 이유는 한인회에서 생각하는 회원과 교민이 생각하는 한인회원이 다른 탓에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한인회는 베트남에 사는 교민 모두가 다 우리 회원이다 라고 생각하며 정신승리를 하고 있었지만, 정작 교민들은 자신과 전혀 상관없는 그들만의 리그라고 생각하고 있던 터라 그 깊은 괴리가 한인회의 운영을 힘들게 만든 듯합니다.

먼저 회원의 정체성을 확실히 해야 합니다. 회원이 누구인지 알아야 그 회원을 위한 일을 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실제로 불특정 다수가 아니라 등록된 회원을 위한 회장단이 되는 것이죠. 미등록 된 교민은 공관관리하에 두고 차별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지난 15기 회장단이 팬데믹 사태로 인해 한인회의 필요성을 확인시키는 역할을 잘 수행하였습니다. 그때 많은 교민들이 한인회가 이래서 필요하구나 하는 생각을 가졌지요. 그 생각이 지워지기 전에 그 긍정적 사고를 회원 등록으로 전환시켜야 합니다. 그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이번 한인회가 해야 할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무슨 방법을 동원하더라도, 교민들이 한인회원이 되는 것에 자부심과 동시에 보호 받을 수 있다는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한인회는 모든 이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우리의 한인회로 재 탄생되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