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April 24,Wednesday

한주필 칼럼-베트남 재난 상조위원회의 활약에 감사하며

베트남에 교민사회가 형성된 이후 개인적으로 가장 눈여겨 보는 단체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강성문 위원장이 이끌고 있는 베트남 재난 상조위원회라는 곳인데, 이미 많은 교민들이 그 단체의 활동에 대하여 익히 들었으리라 믿습니다. 그런데 새삼스럽게 다시 언급하는 것은 며칠 전 우리 교민이자 한베가족의 일원이던 정 모씨의 죽음을 처리하는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라 모든 교민들에게 알리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한 자 적습니다.
한국의 고향이 전남인 59년 생 정모씨는 지병으로 1월 18일 모 병원에서 사망했습니다. 그는 당시 냐베 모 아파트에서 베트남 부인과 사실혼관계로 지내며 열 살난 딸을 두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생활고와 병환에 시달리다 돌아가셨는데, 베트남 부인은 수년동안 병치례를 하면서 주변에 많은 빚을 지며 살았다고 합니다. 결국 그렇게 허무하게 돌아가신 후 가깝게 지내시던 한국 분에 의해 재난상조위원회에 연락이 닿고, 강상문 위원장이 병원을 들려 신원을 확인한 후 영사관을 통해 한국의 가족들에게 연락을 했으나, 한국 가족 역시 여의치 못한 관계로 베트남에서 잘 보내달라는 말씀에 결국 재난 상조위원회에서 그 분의 장례를 도맡게 되었습니다.
이런 경우, 시신은 어떻게 처리 할 것인지, 또 장례에 들어가는 비용은 어찌 조달되는지 참 답답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단톡에 올라온 보고 사항을 토대로 한다면 시신은 화장 처리되어 절에 안치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장례비용은 베트남 가족이 지불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한 입장이라 교민들의 모금( 50천만동) 으로 처리하였다고 합니다. 많은 교민들이 그저 같은 동포라는 이유 하나로 성금을 보내주었습니다. 이렇게 한국의 가족이 시신의 인수를 거부할 경우 나라에서는 이런 경우에 대비하여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이렇게 꼭 민간 성금으로만 장례를 치뤄야 하는지 궁금해서 강성문위원장과 통화를 해봤습니다.
무연고자가 외국에서 사망한 경우, 행려자로 처리되어 국가에서 장례비용을 지불하지만 이번 경우, 비록 경제적 이유로 시신 인도를 할 입장은 아니지만, 한국과 베트남에 가족이 있는 관계로 모아진 성금으로 제대로 장례를 치루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교민들의 성금으로 장례비용이 마련되어 정식 빈소가 차려지고 많은 교민들이 애도를 표하며 이국의 땅에서 우리 동포 한 분이 영면하셨습니다. 비록 베트남 가족만으로 장례가 치러지긴 했지만 이런 궂은 일을 도맡아 제 일처럼 처리해 준 상조위원회의 노력은 그들에게 큰 위로가 되었을 것입니다.
참으로 따뜻한 일입니다. 더구나 강 위원장의 말에 의하면 이런 케이스가 이미 수차례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떤 경우도 상조위원회에서 나몰라라 하지 많고 모두 정성을 다해 장례를 치르고 화장한 후 절에 안치되어 나중에라도 한국의 가족들이 찾을 경우 한국으로 유해가 돌아갈 수 있도록 보관했다고 하니 참으로 귀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번 장례식에는 신임 한인회장이 참석하여 우리 교민을 대리하여 애도를 표하였다고 하니 그 또한 감사할 일입니다.
오랜만에 듣는 따뜻한 소식입니다.
앞으로도 베트남 재난 상조위원회의 꾸준한 활동을 기대하고 이런 궂은 일을 마다않고 묵묵히 봉사하는 상조위원회에 교민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 그리고 지원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강성문 상조위원장 및 관계자 여러분, 복 많이 받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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