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May 27,Friday

한주필 칼럼-잦은 이직의 이유

며칠 전 야밤에 단체 톡에서 재미있는 토론을 봤습니다. 

어떤 분이 새로 직장을 구하려 인터뷰를 해야 하는 데, “이직을 자주한 터라 인터뷰에서 그에 대한 질문이 나오면 어떻게 답을 하면 잦은 이직이 합리화가 될까요?” 라는 질문을 합니다. 

흥미로운 질문입니다. 이런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 꽤 계실듯합니다. 그런데 단톡방에서는 질문자가 원하는 의도와는 달리, 이직이 좋다 나쁘다라는 토론을 벌리다 다툼까지 나는 것을 봤습니다. 한국인들의 토론은 늘 이런 식으로 끝납니다. 

말 나온 김에 오늘은 직장을 자주 옮기는, 높은 이직률에 대한 얘기를 좀 해볼까요?

베트남의 이직률은 아마도 세계 최고가 아닐까 싶습니다. 예전 통계이긴 한데 섬유봉제 공장 같은 경우, 년간 이직률이 100%가 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전 직원이 다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수개월 만에 몇 번씩 자리가 바뀌는 곳이 있으니 이직률이 높게 나타납니다. 제 나름대로 그 이유를 분석해 봤습니다. 

첫번째 이유는, 베트남의 급료 수준이 근로자의 기초적인 욕구를 채우지 못하는 듯합니다. 급료수준이 높지않기 때문에 어떤 선택을 해도 별 영향이 없기에 조금만 급료가 많은 곳이 생기면 서슴없이 옮깁니다. 또 급료가 주는 영향이 낮으니 직장에 대한 애착도 적다는 것이 이유가 됩니다. 

두번째로는 직업에 대한 가치관이 높지 않습니다. 그들은 직업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는다던가 꿈을 이룬다던가 하는 가치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직업은 단지 돈을 버는 일이라고 한정 짓고 사는 듯합니다. 그래서 직장을 다니면서 삶의 다른 요소에서 변화가 생기면 망설임 없이 직장을 희생시킵니다. 그만큼 직업이 갖는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습니다. 

세번째로 숙련된 기능인이나 전문직 인력이 귀합니다. 전문직인 경우 직장 선택이 한정된 대신 깊이가 깊습니다. 한번 자리하여 인정을 받고 일하면 스카웃되기 전에는 잘 안 움직이죠. 전문직이 많아지면 이직률도 고개를 숙일 꺼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돈이 문제가 되면 움직일 수 있지만 일반적 사례처럼 빈도가 높지 않겠지요. 

선진국민인 한국인이 직장을 자주 옮기는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신입 초기에는 외형적 요소인 급료가 주 요인입니다. 자신이 가진 능력과 소득과의 균형이 맞지 않은 경우, 이 둘 사이의 딜이 원만하게 이루어질 때까지 자발적이든, 타의에 의한 것이든 계속 옮겨다니기 마련입니다. 자신의 능력에 대한 금전적 합의가 이루어질 때까지 이직율이 높게 나옵니다.  나름대로 자신에 대한 공정한 평가를 요구하는 자존심이 있는 분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친 이후 소득이 필요 욕구를 채울 정도가 되면 그때부터는 내형적 요소인 심리 욕구가 이직의 이유로 등장합니다.  미국의 경우 수입이 년간 7만 5천을 초과하면 금전에 의한 행복지수가 달라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즉 기본적인 필요가 충족되면 돈에 대한 유혹이 시들해진다는 얘기입니다. 그 다음에는 심리적 행복 요인이 이유로 나섭니다. 일에 대한 만족도, 일이 주는 삶의 의미, 여가 시간, 장래의 전망 등 말입니다. 

결론적으로 이직율이 높은 사람은 사회 부적응자가 아니라면, 일반인 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자존심과 행복추구욕을 지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지구력이나 인내심이 부족하다고 지적 받을 수도 있지만 일단 장점이 있다고 스스로 합리화가 가능하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런 이유를 면접자가 동의할 것인가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단, 사람을 설득시키는 가장 큰 무기는 진솔한 자세라는 것을 상기하시면 도움이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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