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필 칼럼 – 세계 속의 한국인

예전에 아마 세계속의 한국인이라는 이름의 방송프로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TV인지 라디오인지 잘은 몰라도 아직 한국의 위치조차 세계인의 뇌리에 새겨지지 않을 때, 먼 이국에서 한국인의 기개를 떨친 몇몇 분들을 모시고 그 무용담을 들으며 한국인 모두 국뽕에 빠지곤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그야말로 아득히 지난 시절의 전설이 되고 말았네요. 

차범근이 독일에서 한창 주가를 올릴 때, 독일에서 한국은 차붐의 나라로 불리었지요. 지금도 독일의 시니어들에게는 한국보다 차붐이 더 유명합니다. 

이제는 세계 속의 한국인이라는 방송은 시대에 맞지 않게 되었습니다. 너무나 많은 한국인이 세계에서 한국인으로 그리고 지구촌의 일원으로 활약하기 때문입니다 일일이 그들의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숨찰 정도로 그 존재가 너무 많고 다양합니다. 오늘은 그 수많은 세계속의 한국인 중에서 가장 잘 생긴 사람들, 배우들의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그 첫번째로 근년들어 각광을 드러내고 있는 영화계, 그것도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10억 이상의 인구가 시청한
<오징어게임> 주인공들의 요즘 활약을 좀 살펴보도록 하지요. 

요즘 애들 말대로 어마무시한 히트였습니다. 넷플릭스의 영상 중 가장 많은 시청수를 기록했다고 하지요. 아직도 그 기록은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기록이 대단한 것은 불과 17일 만에 1억 1천1백만 유료가입가구가 시청한 기록을 갖고 있는데, 이는 전무후무한 기록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 기록에는 세계 최고의 반응을 보이며 온갖 오징어게임 상품을 팔아치운 중국의 기록은 포함되어있지 않습니다. 중국에서는 넷플릭스를 공식적으로 시청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음로의 왕국, 중국답게 불법 다운로드로 전 인구가 거의 다 시청했다고 보는게 타당하다 합니다. 그렇다면 이 기록은 진짜 어마어마합니다. 유료가입가구당 시청이 가능한 사람 수는 4명입니다. 정식 루트를 통해 본 사람수만 얼추 계산해도 3-4억은 될터이고, 중국의 불법 시청자를 넣는다면 아마도 10억은 훌쩍 넘겼을 것이라 짐작이 됩니다. 그것도 단 28일 만에 말입니다. 

그전까지 가장 시청수가 많았던 왕자의 게임의 10년 기록을 단 8주만에 넘어섰다고 하니 비교가 불가능한 기록을 세운 셈입니다. 

그덕에 그 영화에 출현한 배우들은 대박, 대대박이 났습니다. 

그들이 영화제에 나가면 영화인들이 달려들어 사진을 찍고 그들의 사인을 받아 간다고 하니 참 기분좋게 기이한 사실입니다. 

지난 13일 이정재 배우는 미국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CCA)에서 드라마 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한국배우가 이 시상식의 주연상을 받은 건 처음입니다. 그리고 ‘오징어 게임’은 최우수 외국어 시리즈 상을 받아 2관왕에 올랐습니다. CCA는 미국 방송·영화 비평가들이 드라마의 작품성과 출연 배우들의 연기력을 평가해 주는 상이라고 합니다. 

또한 이정재 배우는 이미 미국배우 조합상(SAG) 인디팬던트 스피릿 어워즈에서도 남우주연상을 받음으로 이번 9월에 열리는 에미상 수상 가능성도 높다고 합니다. 

오징어 게임이 지구촌에 불어넣은 바람은 거의 일급 태풍 수준입니다. 미국의 뉴욕에서는 길을 걷다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하는 거리 방송이 나오자 길을 가던 사람들이 모두 멈춰섰다고 하지요. 

세계인이 한국말로 된 명령어에 군소리없이 따르는 모습은 우리에게 은근한 자부심을 심어 줍니다.

이제 정치만 잘하면 됩니다. 경제도 세계시장에서 결코 모자람이 없고, 문화도 부러움을 받고 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정치입니다. 새 정부가 경제인들과 문화인들이 이룩한 명성에 어울리는 행보를 보여주면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최정상의 선진국이 됩니다. 

국민의 선택으로 출범하는 새 정부,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을 믿으며,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마음의 응원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