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May 26,Thursday

한주필 칼럼-인생의 선택

살아가면서 우리는 늘 선택을 합니다. 점심을 뭘 먹을 것인가 하는 작은 것부터 대통령 선거의 선택이나 결혼 상대자를 고르는 무거운 선택까지 늘 우리는 선택을 하며 자신의 운명을 만들어갑니다.  

삶은 어찌보면 선택의 연속입니다. 연속된 선택으로 우리의 운명이 만들어지죠. 

학생들에게는 오늘 공부를 할 것인지 친구와 오락실을 갈 것인지의 선택이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상급학교를 어디로 진학할 것인지도 삶의 경로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택이고, 군대를 어디로 갈 것인지도 한국의 남자들에게는 중요한 선택입니다. 그리고 어떤 직업을 택할 것인가 하는 것 역시 인생이 통째로 바뀔 만한 선택입니다. 

나아가 부인을 만나 선택하고 간택 받는 것 역시 자신의 인생을 바꿉니다. 

매 순간 신은 그대에게 선택을 묻습니다. 그 선택 너머의 운명에 대한 청사진을 감춘채 말입니다.  그러니 선택 전에 그 너머에 숨어있는 미래를 그려볼 수 있다면 우리는 항상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매형이 있습니다. 올해 85세로 고등학교 교장 선생님을 하시다 은퇴하신 분입니다. 그 부인인 누님도 교사출신으로 교원가족인데, 예전 이해찬 장관 재임시절 교사 은퇴연령을 줄이는 바람에 기대보다 2년이나 먼저 은퇴하게 되었다고 이름이 비슷한 해찬들 고추장도 안 먹는 집안입니다.  

엊그제 제 모친 101세 생신에 누님과 함께 부부동반으로 장모님을 찾았습니다. 인지 능력이 별로 남아있지 않은 모친이지만 누가 왔는지 간신히 알아봅니다. 감사할 일입니다. 가족 중에 유일하게 모친 101세 생신을 축하하러 외부에서 집으로 방문한 가족입니다. 모친은 7남매를 두었지만 거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생신날 코로나 시국을 이유로 고작 2명의 자식부부에게 대면 축하를 받았습니다. 그래도 아직 7남매 모두 모친보다 먼저 가는 불효는 저지르지 않았으니 다행입니다. 누구는 외국에서, 누구는 타지에서 제 나름대로의 사연으로 모친의 생신을 축하했으리라 믿습니다. 

모친을 옆에서 모시며 느끼는 일, 오래 계시는 것 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자신을 찾는 친구도 없이 늘 홀로 지내셔야 합니다. 하긴 친구가 있어도 대화가 가능한 수준이 아니니 그 역시 기대할 바가 아닙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못지 않게 어떻게 삶을 매듭지을 것인지도 마땅히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건 선택이 안됩니다. 그래서 더욱 답답합니다. 

그래도 육체의 소멸은 영혼의 불멸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위로를 찾습니다.  

모친의 생일 케익을 나눠들면서 매형이 얘기합니다. 

자신에게 3가지 잘한 선택이 있었다고. 

한가지는 기독교를 영접한 것이고, 두번째는 자네 누나를 집사람으로 만난 것이고, 마지막 3번째는 교직을 직업으로 택한 것이라 합니다. 

종교, 가족 그리고 직업, 매형은 우리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3가지 요소를 결정하는데 실수 하지 않은 것이라며 자신의 선택에 자부심을 갖는 듯합니다. 참으로 부러운 회고입니다. 종교는 살아가는데 필요한 가치관과 철학이 되고, 가족은 삶 그 자체가 되고, 직업은 개인이 살아가는 의미를 찾아줍니다. 

마지막 교직이라는 직업의 선택이 잘되었다는 것은 은퇴후 연금이 나오면서 더욱 절실하게 느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교원 연금이 최고의 노후 보장입니다. 

스스로를 돌아봅니다. 내 삶에 잘한 선택은 무엇이었나? 

살아오면서 직업을 바꾼 것만 해도 4가지가 되니, 제 선택은 별로 신중하지 않은 편이었나 봅니다. 그래도 마지막 직업, 글쟁이로 살기는, 후회할 일은 아닌 듯하여 위로가 됩니다. 

조용한 시간,  과거의 선택이 바꿔놓은 자신의 삶에 대한 리뷰를 하고 앞으로 남은 선택이 무엇인지 가만히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삶을 건실하게 만들어주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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