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May 20,Friday

한주필 칼럼- 밥

 

오늘은 밥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한국인에게 밥은 어떤 의미 인가요?

우리 인사는 예나 지금이나 밥이 들어갑니다. 밥 먹었어? 언제 밥 한번 먹자.

우리는 매일 삼시세끼 밥을 먹어 대면서 늘 밥 타령입니다. 

요즘 한국의 음식이 외국인의 관심을 끌면서 우리 음식을 영어로 번역하는 과정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봅니다. 기본적으로 우리 음식명은 그대로 우리말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긴 한데 그 이름에 대한 설명이 필요한 경우, 영어를 사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대부분, 한국식 스프 니 한국식 바베큐 등을 사용하는데, 밥은 어떻게 번역이 되나요? 

밥은 한자의 반飯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는 이론도 있는데 그 누구도 확실하게 정의 내리기 힘들게 밥은 우리만의 정의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우리에게 밥은 두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쌀로 지은 쌀밥이 그 첫번째고, 두번째로는 밥 묵었나? 하는 질문에서 알 수 있듯이 식사 그 자체를 의미합니다. 식사의 낮춤말 정도가 됩니다. 영어로 밥을 번역한 문장을 보면 흔히들 RICE를 사용하는데, 쌀이라는 단어를 직역한 RICE는 아무래도 우리의 밥과는 차이가 있는 듯합니다. 차라리 식사라는 의미와 곡식의 가루라는 중의적 의미를 지닌  MEAL이 가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데, 그 역시 쌀밥이라는 것을 대입시켜보면 그 또한 의미 전달이 달라지니 선뜻 영어로 우리가 사용하는 밥의 의미를 정확히 채울 만한 단어는 없는 듯합니다.  

 밥이 영어로 번역하기 어려운 까닭은, 바로 밥에 담긴 한국인의 역사와 한恨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조선시대부터 이어온 대중적 굶주림과 한국전쟁에서 겪은 최악의 빈곤은 우리에게 밥은 세상의 그 무엇보다 앞선 최우선 가치로 각인되었습니다.  

최근 애플 TV에서 방영된 파친코에서는 하얀 쌀밥에 담긴 우리민족의 역사와 아픔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그리고 미국의 유명 잡지 에스콰이어에서는 “드라마 파친코는 밥 한 공기로 한국의 과거를 비친다” 라는 칼럼을 실어, 한국인이 갖는 밥에 대한 의미를 조명했습니다.  

이렇게 한국의 문화는 이제 세계인의 공통의 관심사로 등장했습니다. 미국의 유명 대중 잡지도 팔걷고 나서 한류에 페이지를 할애하고 독자를 부릅니다. 

파친코, 꼭 한번 보라고 권하고 싶은 드라마입니다. 굳이 애플TV를 새롭게 신청을 하지 않아도 인터넷 무료 영상사이트를 조금만 찾아보면, 어렵지 않게 무료 시청이 가능합니다. 스포츠 무료 중계사이트에서 흔히 나오는 듯합니다. 

그런데 너무 슬픕니다. 그 드라마가 보여주는 우리 역사의 일단이 너무 안쓰러워 영상이 자꾸 흐려집니다. 파친코의 주인공 선자의 결혼식날, 선자 엄마가 쌀가게 주인에게 특별히 부탁하여, 일본인에게만 판다는 하얀 쌀 두홉을 구해, 백옥같이 흰 쌀밥을 정성껏 지어 선자를 먹입니다. 목이 메어 차마 그 밥을 넘기지 못하는 선자의 모습에서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가 고스란히 묻어납니다. 그리고 50년이 지난 후, 일본에서 할머니가 된 선자가 손자 솔로몬의 일을 도와주러 들린 한국인 할머니의 집에서 식사를 하며 조국의 쌀밥을 다시 느낍니다. 한 톨의 쌀밥에서 영혼이 담긴 고국의 향기를 느끼는 할머니 선자의 모습과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바라보는 손자 솔로몬의 모습이 교차되며 역사의 흐름을 보여줍니다. 그렇지요, 우리의 밥 한 공기에는 우리민족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한恨이 소복이 담겨있습니다. 

이제는 쌀에 대한 수요가 점차 줄어들며 더 이상 밥에 대한 애착은 사라지나 싶은데, 아직도 북녘 땅에서는 이 밥에 고기국을 노래하고 있으니, 여전히 흰쌀밥에 대한 민족의 한풀이는 끝나지 않은 듯 싶습니다.   

월요일 오늘, 다시 일주일을 힘차게 출발하시는 교민 여러분, 한국인은 밥심으로 삽니다. 

“밥먹고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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