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July 7,Thursday

한주필 칼럼- 세계 영화계의 주류로 등장한 한국영화

 

지난주  프랑스 칸에서는 제75회 칸 영화제가 열렸습니다. 통상적으로 늘 5월에 2주간 열립니다.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칸 영화제는 독일의 베를린, 이탈리아 베니스 영화제와 함께 국제 3대 영화제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합니다. 특히 한국 영화는 칸 영화제와 인연이 많습니다. 많은 배우들과 영화가 수상을 했습니다. 특히 2007년 영화 밀양으로 전도연 씨가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온 국민들에게 큰 기쁨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최근 기록으로는 2019년 기생충이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것입니다. 그 여세를 몰아 기생충은 아카데미를 휩쓸었죠. 이번에도 경쟁 부분에 한국 영화가 2편 초청되었습니다.
하나는 박찬욱 감독, 박해일, 탕웨이 주연의 <헤어질 결심, Decision to Leave)라는 영화고, 또 하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라는 일본인 감독이 연출하고 송강호, 아이유, 강동원, 배두나 등 호화판 배역이 나오는 <브로커>라는 영화입니다.
두 영화 다 뭔가 특별합니다. 박찬옥 감독의 <헤어질 결심>에는 중국의 대표적 여배우 탕웨이가 주연으로 나오고, <브로커>에는 호화판 한국 배우들을 이끌고, 칸 영화제에서 2018년 <어느 가족>이라는 일본 영화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일본인 감독이 연출을 맡았습니다.
두 영화가 모두 수상 가능 작으로 평가받고 있었습니다. 가장 좋은 평점과 가장 긴 기립박수를 받았으니까요. 과연 누가 수상을 거머쥐느냐는 것도 관심을 끄는 일이지만 이 두 영화의 색다른 인적 구성을 보며 한국 영화의 외연 확대를 확인하는 듯합니다. 세계적 인재들이 한국으로 몰려와 자리를 잡습니다. 자연스럽게 한국 영화계는 인재 풀이 넓어지고 그 명성에 무게가 더해집니다.
조금 더 상세한 설명을 하자면, 탕웨이는 2007년 화제의 중국 영화 <색계>에서 엄청난 경쟁을 뚫고 주연을 맡아 하루아침에 세계적 신델레라로 떠오릅니다.  노출 씬이 많아 대중에게 섹스심벌처럼 인식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중국 당국은 그 영화에서 탕웨이가 맡은 역할이 친일파를 사랑하는 역으로 중국의 위상을 손상시켰다 하여 중국에서 모든 연예 활동을 금지 시킵니다.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일이지만 중국에서는 흔히 일어나는 일입니다. 중국 활동이 정지된 탕웨이는 김태영 감독의 만추에 출연하면서 자연스럽게 재기에 성공합니다. 그 후 중국 활동 정지가 풀렸지만, 아직까지 중국에서 활동은 안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4년 김태영 감독과 전격 결혼을 발표합니다. 그녀를 한국에서는 분당댁으로도 불립니다. 그리고 그녀는 다시는 중국에서 색계와 같은 영화를 찍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이번 칸 영화제에 아무런 영화도 초대받지 못한 중국은 자신들이 내친 역사를 잊어버린 듯이, 대륙의 배우 탕웨이가 한국영화를 이끌고 칸에 등장했다고 남의 밥상에 무단히 밥주걱을 올립니다.
요즘 중국 배우들이 한국에 들어와 재기를 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국에서 세금포탈을 이유로 거의 3개월 동안 자취를 감춰 사망설이 뜨기도 했던 여배우 판빙빙도 한국 드라마 출연을 위한 촬영으로 장기간 한국에 거주하며, 각종 SNS로 한국에서 지내는 자신의 근황을 올립니다. 자국에서 수난 받은 유명 여배우들이 한국에서 활동하는 현실을 지켜보는 중국인들은 묘한 감정을 느낄만 합니다.
중국에서는 배우들이 한국으로 오는데 일본에서는 이제 감독마저 한국으로 일터를 옮기고 있습니다. 이번에 브로커를 연출한 히로카즈 감독은 이미 세계적인 명성을 누리는 감독입니다. 그는 2018년 칸 영화제에서 <어느 가족> 이라는 영화로 황금종려상을 받았는데 크게 축하해줘야 할 일본은 그 영화가 일본의 치부를 드러냈다고 하여 그를 비난합니다. 한술 더 떠서 당시 수상이던 아베는 수상 축하 전문도 보내지 않고 있다가 문제가 될 듯하여 나중에 늦게 보내자, 그때는 히로카즈 감독이 거부합니다. 정치적 축하는 받지 않겠다는 이유를 밝힙니다. 덕분에 히로카즈 감독은 완전히 일본에서 분홍글씨가 씌어집니다. 그리고 그는 평소 교류가 있던 한국으로 와서 활동을 재개합니다. 이번에 그의 성향이 그대로 드러나는 또 한편의 영화 <브로커>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5월 19일 새벽, 칸에서 송강호는 남우주연상(브로커), 박찬욱은 감독상(헤어질 결심)을 수상합니다. 영화는 상을 못 받았지만, 한국의 인재들은 그 빛을 발했습니다.
이젠 국제 영화계에서도 한국이 주류로 등장합니다. 고작 5천만의 작은 나라 한국이 전 세계의 문화를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며 ‘도대체 한국이 못 하는 것이 무엇인가’ 묻는 외국인의 댓글이 보입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팬데믹 터널을 빠져나오는 한국국민에게 기념 꽃다발을 안겨주는 듯한 기쁜 소식입니다. 좋은 볼거리가 생긴 것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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