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April 25,Thursday

독서 모임 ‘공간 자작’ – 여행의 이유?

 

 

여행을 생각만 해도 얼굴에 미소가 돕니다. 여행을 다녀온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재미 있고, 내가 다녀온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도 즐겁습니다. 여행에 대한 글을 쓰는 일도 신이 납니다. 이번 달에 독서 모임 회원 한 분이 터키로 1달 동안 여행을 가시는데, 모든 회원들이 하나같이 부러워 합니다. 어떻게 안 부러울 수가 있을까요! 4월부터 출입국과 관련된 코로나 격리 규정이 없어지자 마자, 출장자와 여행자들이 물밀듯이 베트남으로 찾아오고 있습니다. 본사에서 오는 출장자가 없어서 한동안 의전 없는 편안한 생활을 하셨다는 회원도 있습니다만, 베트남에서 지내는 교민들 전체적인 입장에서는 오고 가는 사람이 많아진 이 상황이 너무나 반갑습니다. 코로나 기간 동안 일종의 금기처럼 되었던 단어, 여행! 그 여행이 갑작스레 돌아왔습니다. 사람들은 왜 여행을 다니고 여행에서 무엇을 얻고 있는지 얘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일상에서 벗어나기
살고 있는 집 근처와 생계를 위해 오가는 일터에서 겪는 매일매일을 우리는 ‘일상’이라고 부릅니다. 매일매일이 주체할 수 없이 행복한 사람도 어딘가에 존재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루하루 문자 그대로 무난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우리는 안정감과 편안함을 느끼지만 동시에 주어진 과업을 수행하는 부담과 따분함도 느낍니다. 여행은 이런 일상에서 벗어나는 기쁨을 줍니다.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여행지에서 남들 근무시간에 노천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것 만으로도 커다란 해방감을 느낄수 있습니다. 매일 아침 학교 가는 아이들 밥 차려주느라 한바탕 전쟁을 벌이는 전업주부 입장에서는 남이 차려주는 호텔 조식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여행의 이유가 됩니다. 학교와 학원, 시험과 숙제가 없는 곳이라면 그 어디라도 아이들에게는 낙원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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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행을 가게 되면 평소 나누지 못했던 얘기들을 나눌 수 있게 됩니다. 일상속에서는 부부간에도 서로에 대한 느낌, 요즘 각자가 하고 있는 고민 등 어떻게 보면 중요한 문제들을 바쁘다고, 피곤하다고 뒤로 미루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 서로 컨디션이 안 좋을 때 얘기를 꺼냈다가는 대화가 이상한 방향으로 가는 것을 몇 번 경험해보고 아예 이런 주제를 의도적으로 피하기도 합니다. 연인, 친구, 부모 자식도 여행을 통해 서로를 더 많이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되는 기회를 갖습니다. 여행이 만병통치약이고 일상은 벗어나야 할 지루한 굴레라는 얘기가 결코 아닙니다. 일상의 진정한 가치는 그것을 타의에 의해 잃었을 때 절실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 갑자기 해고 통보를 받은 회사원, 아이들이 모두 독립한 후의 전업주부, 어떤 사건에 휘말려 더이상 학교에 나가지 못하게 된 학생을 생각해 보면 간단합니다.
이렇듯 소중한 일상을 지키고 더욱 충실히 살기 위해 우리가 택하는 자발적인 일탈이 여행인 것 같습니다.

새로운 경험하기
여행은 사람의 경험을 폭을 넓혀 줍니다. 여행을 통해 내가 살고 있는 곳과 다른 자연, 문화, 경제 환경을 경험하며 나의 상식이 깨지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기회를 갖습니다. 그것은 때로는 당황스럽거나 고통스러울 수도 있고, 미운 오리 새끼가 경험했던 ‘진정한 나를 찾는’ 기쁨의 경험이 될 수도 있습니다. 걸리버 여행기의 걸리버가 소인국에서는 ‘거인’이 되고, 거인국에서는 ‘소인’이 됐듯이, 어느 나라를 여행하느냐에 따라 거만을 떨기도, 움츠려 들기도 하는 경험도 합니다. 여행은 사람을 유연하고 풍부하게 하며, 합리적인 자신감을 갖게 해줍니다.

국뽕이라고 말이 있습니다. 국가와 히로뽕이라는 마약의 합성어로, 자기 국가에 대한 지나친 자부심을 말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베트남에 관련하여 대한민국 ‘국뽕’에 취한 유투버들이 만든 콘텐츠들로 가짜 뉴스가 퍼지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갑자기 전화 와서 ‘거기 괜찮니? 베트남 정부 때문에 xx회사가 철수한다는데’ 라고 묻는 지인들도 있습니다. 뉴스를 찾아보면 국뽕 느낌이 물씬 품기는 주관적이고 감정적인 인터넷 뉴스입니다.
외교와 경제는 상호 이익을 바탕으로 한 실리를 바탕으로 진행된다는 상식을 갖고 임하면 가짜 뉴스를 걸르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휴식
휴대폰 배터리가 0%가 되면 우리는 더 이상 휴대폰을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아침에 출근하자 마자 하는 일이 휴대폰 충전이고, 오후에도 배터리가 40% 미만으로 내려가면 충전을 시작합니다. 우리 몸과 마음에도 ‘인체 배터리’ 가 있습니다. 일상속에서 이리 저리 사람들과 부딪히고, 주어진 과업에 매진하다 보면 방전이 계속되어 결국 나중에는 배터리 0% 상태로 가게 됩니다. ‘번아웃’이라고 하는데 이 상태가 되면 심각한 무기력과 탈진 상태에 빠져 업무는 커녕 일상 생활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가 됩니다. 여행은 ‘인체 배터리’를 충전시키는 ‘급속 충전기’ 입니다. 우리를 방전시키는 전화, 이메일, 주변 사람, 업무로부터 벗어나 편안한 공간에서 휴식을 취함으로써 우리의 몸과 마음이
‘완충’ 상태로 가는 경험을 합니다.

집나갔던 여행이 돌아왔습니다.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를 수 있지만, 한국 베트남을 포함하여 세계적으로 각 국가들이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행이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한국도 다녀오고, 미뤄왔던 해외 여행도 가까운 나라부터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상으로부터 자발적인 일탈을 통해, 일상을 더욱 풍요롭게 보낼수 있는 지식과 에너지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자작 공간 추천 서적

여행의 이유 (김영하)
김영하라는 이야기꾼이 들려주는 개인의 여행담.

 

 

 

 

 

저자 – 독서 모임 ‘공간 자작’
이번에 본 칼럼을 시작한 독서 모임 공간 자작은 회원수 xx명 규모의 2018년 말 시작하여, 한달에 한번씩 평균 2권의 책을 읽으면서 토론하고, 주제를 논하는 독서 모임이다. 이들의 칼럼은 ‘공간 자작’ 대표측의 요청에 따라 익명으로 발표할 예정이며, 2주에 한번씩 연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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